이렇게도 좋은 세상

한창 유행에서 물러선듯 하지만 그래도 어디서나 흔하게 들어볼 수 있는 「이렇게도 좋은 세상」이란 대중가요가 있다. 이것이 어떤 의미에서 어떤 사람을 상대로 한 노래라고 말하기 전에 요즘 세상이 적어도 h나에 대해서만은 「이렇게도 좋은 세상」인듯 싶어 항상 그 구절만을 입에 오르내리다가 옆 사람들의 웃음을 사기가 일쑤다.
고대에 있어 중국인들이 동방의 한반도에 거주한 부족을 일컬어 군자국이라 하였다. 공자가 일찍이 그 제자들과 문답함에 있어서 중국에서 도가 행해지지 않는 것을 개탄하고 바다에 떠서 구이(九夷)에 가서 살고 싶다고 한데 대하여 어느 제자가 말하기를 「누한 땅에 가서 어떻게 살려고 합니까?」하니 「군자가 사는데 무슨 누(陋)함이 있느냐?」고 공자가 말하였다.(논어)<자한>하며 후한서에도 「동부족은 천성이 유순하여 서방이나 북방 남방의 족속과는 특이하다.」하였고, 동서에 「동방은 군자가 죽지 않는 나라(東方有君子不死之國)이다.」라고 했다 하니, 우리나라는 지금부터 2500년 전 공자가 태어나기 이전부터 예의와 윤리 도덕을 중시했던 신사의 나라이었던 것인가 보다. 또한 서양에서 들어온 종교들도 장차 예수님이 재림(再臨)하실 곳은 해 뜨는 동쪽 나라다고 자부하고 있다.
몇 년 전 새마을 운동이 일면서 우리나라의 경제성장은 고도로 발전하여 우리의 일상생활이 윤택하여졌고 또 새 마음 갖기 운동이 전개되면서부터 예의와 윤리도덕, 그리고 충효사상을 바탕으로 한 계몽이 큰 성과를 올리고 있는듯 싶다.
그런데 이보다 60년 전부터 근검절약과 상부상조의 바탕으로 한 은혜와 보은, 감사 생활을 권장한 사은사요와 삼학팔조의 수행과 신앙을 밝혀 새 역사를 창조하고 일원세계를 건설한 것이다. 그러고 보면 우리 교단은 60년 전부터 지금에 하고 있는 새마을 운동과 새 마음 갖기 운동을 펼쳐왔던 것이다.
부처님 말씀 중에 네 가지 얻기 어려운 것이 있으니 그 중에서 불국토에 태어나서 불법 만나기가 어렵다고 하셨다 한다. 그런데 지금의 나는 고대로부터 인륜과 도덕이 중시 되어온 신사의 나라. 동방예의지국에 태어났다.
그리고 예수님이 재림하신다는 동방에서 태어났다. 아무튼 누구래도 좋다. 더 더욱이 만세불변의 진리인 일원의 대도가 펼쳐진 불국토에서 태어났다. 또한 그 불국토에 태어나 불법을 얻어 들을 수 있고 거기에 귀의할 수 있는 영광을 얻었다. 전전 생애로부터 맺어온 인연이라고 하기엔 너무 주제넘을 듯 싶어 감사를 느낄 수밖에 없다. 다만 좀 더 깊은 뜻을 깨닫지 못하고 맴도는 존재가 답답할 뿐이다.
어쨌든 적어도 내게 있어서만은 「이렇게 좋은 세상」이다. 좀 더 알뜰한 정진만이 내게 있어서 최상의 목적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을 가슴에 새기면서 또 한 번 「이렇게도 좋은 세상」을 뇌까려본다. 얼마나 다행스런 인생인가?
<장성교당 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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