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자연보호 자연은 사람보호」란 구호 아래 자연보호 운동이 전국적으로 번지고 있다. 거기에다가 정부에서는 지난 5일 자연보호 헌장까지 선포하고 자연보호 운동을 적극 뒷받침하고 있다.
사실 자연보호 운동은 때늦은 느낌이 없지 않다. 한일합장 이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는 자연의 원시림이 그대로 있었다. 일본인들이 들어와서는 수백 년 묵은 원시림을 많이 벌목했고, 해방 이후의 혼란기에는 삼천리금수강산이 거의 벌거숭이산이 되고 말았다. 또한 근래에 와서는 급격한 공업화 정책에 따라 공장과 주택 및 각종 유흥시설의 건축으로 자연은 자유 침식되어갔다. 뿐만 아니라 국민생활 수준 향상에 따라 공휴일이면 산이나 들을 찾는 사람이 증가하고 등산객들의 무분별한 행동으로 자연은 더욱 더 훼손 파괸 되어갔던 것이다.
자연보호 운동을 더욱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하여 몇 가지 명심할 점이 있다.
먼저 전 국민의 각성이 필요하다. 특히 자연을 찾는 사람들은 유흥이나 향락을 추구하는 자세가 아니라, 자연을 사랑하고 가꾸는 정신이 필요하다. 이 땅은 우리 조상 대대로 살아왔고 또 후손 대대로 물려줄 민족의 유산임을 잠시도 잊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자연은 진실하고 정직하다. 인간은 위선이 있고 부정부패 사기가 있으나 자연은 오직 진실하고 정직할 뿐이다. 그러한 자연의 정신을 배우고 후손에게 물려주어야 한다.
다음 기업들의 양심이 필요하다. 수출 제일주의 정책에 편승하여 각종 공장들이 공해 방지 시설 없이 유해한 연기나 폐수를 사정없이 내보내는 데서 오는 자연 훼손 또한 매우 큰 것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기업주들은 수출도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삼천리금수강산을 잘 보존하나든 것도 중요하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정부의 정책 또한 자연보호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자연보호 헌장까지 선포한 정부이고 보면 앞으로는 정부의 모든 정책 특히 공업화 정책도 자연을 보호하는 방향으로 지향할 것으로 믿는다. 자연보호 헌장은 행사 때에나 읽는 조문이 되어서도 안 되고, 정부가 국민에게 강요하는 조항이 되어서도 안 될 것이다.
이상의 세 가지 점을 우리 모든 국민이 명심해야 할 것은 물론이거니와, 더욱 강조하고 싶은 것은 모든 국민의 마음이 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자연은 인간을 위한 수단이 아니라 삼라만상 그대로가 부처님의 응화신이라는 처처불상의 마음을 가져야 사사불공의 생활이 되어 자연 하나하나를 부처님 모시듯 하게 될 것이다.
교당 건물의 활용도
종교가 부패하고 멸망의 길을 걷기 시작하는 것은 큰 건물을 짓기 시작할 때부터라는 말은 깊이 음미해 볼 만한 것이다.
사실 종교는 가난한 자를 위해서 필요한 것이고 약한 사람들의 편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종교가 가난하고 약한 사람들을 모른 체 하면서 큰 건물만 짓고 있다면 이것은 발전이 아니라 타락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 9월에 모 교당이 신축 봉불식을 가졌다. 그런데 이 교당 건물은 사회봉사를 위해 매우 활용도가 높게 건축되었다. 그간 전국 각처에서 큼직한 교당이 건축될 때마다 실용성 활용성 생산성 등이 논란되었던 것이다. 커다란 건물 규모에 비해 실용성과 활용성이 부족해서 아쉬움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던 것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기에 이번 B교구 D교당 건축은 매우 높이 평가할 만하다. 따라서 앞으로 큰 교당을 신축할 때 반드시 고려되어야 할 몇 가지를 말하고 싶다.
먼저 사회봉사를 위한 활용도가 높아야 한다는 것이다. 교당 건물은 교단만의 재산이거나 교무의 소유일 수는 없는 것이요 나아가 주민들의 것이다. 그러므로 교도나 주민들이 아무 때라도 와서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다음에 한 평의 땅 하나의 시설이라도 놀려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즉 교화를 위해서 실용성이 최대한 높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교당 건물은 원불교의 정인을 상징할 수 있어야 하며 영구성을 최대한 살려야 한다. 교당 건물 양식 그 하나만으로도 훌륭한 교화가 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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