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 이념을 건학정신으로 개교한 교립 원광대학교가 교문을 연 지 32년 만에 원불교학과를 독립 단과대학인 「교학대학」으로 승격, 교단적인 숙원을 성취하게 되었다.
원불교 교역자 양성의 요람인 원불교학과 교학과를 거쳐나간 동문과 재학생이 한 자리에 모여 「예비 교역자 양성과정에 관한 여러 문제」를 놓고 격의 없는 의견을 교환하였다. 이 글은 10월 19일 본사 편집국 회의실에서 나눈 좌담 내용을 간추린 것이다.
주체성이 강화되었다는 점에서
「교학대학」설립의 의의는 크다.
<참석자>
박제현 교육부장(교정원)
송천은 박사(원대 문리대학장)
이혜정 교무(순천교당)
이성택 교무(학림사 부사감)
정현인군(원광대 원불교학과 4년)
<사진설명: 원불교학과가 「교학대학」으로 독립 승격됨을 계기로 『교단의 인재양성에 획기적인 전환점이 되어야 한다.』고 입을 모아 말하고 있다.>
인재의 엄선에 힘써야 할 때에……
원불교학과가 문리대에서 독립 「교학대학」으로 승격 신설된 점은 우선 원불교학의 「주체성」이 강화되었다는 면에서 크게 의의를 발견하게 된다.
그 첫째 이유는 현재까지는 문리대에 소속되어 있었기 때문에 다른 학과와의 발전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원불교학과만의 조속한 성장을 특별 지원할 수 없는, 이른바 형평의 원칙에 구속받아야 한다는 일면을 탈피하게 됐다는 점이며 둘째는 원불교학과의 특수성을 살릴 수 있도록 교과과정과 연구풍토의 독자적인 조성이 어느 정도 교학대학 중심으로 폭 넓게 활동을 강화할 수 있다는 측면을 둘 수 있다.
□ 교학대학 신설의 의의
따라서 「특수성」을 살리기 위한 제도적인 장치는 우선 현행 「실험대학」제도의 범주에서 독립, 원불교학과 중심의 교과과정을 편성하여 수학기간 동안 일선 교역자로서 갖추어야 할 자질을 중점 육성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점이다. 그러나 특수성을 살리는 교육을 위해서 원불교학 이외의 인접 학문 영역과의 접촉을 제도적으로 차단할 수는 없다는 점에서 본다면 결코 현행 실험대학 체제가 비현실적인 제도라고는 볼 수 없으며 다만 교과과정 전반을 수용 이해하는 학생의 능력을 감안할 때 현행 실험대학 제도에 편성된 「원불교학과」위치는 재고의 여지가 많다는 것이다.
□ 학생 선발의 엄선
현행 실험대학 제도에 따르면 능력 있는 학생은 각종 다양한 인접 학문 영역에 접할 수 있는 좋은 계기인 것만은 사실이나 한편으로는 당국의 교과과정을 영상의 불비 때문에 활발한 수강선택의 기회를 본의 아니게 잃고 있다는 점이다. 그 실례는 설강 과목의 시간 중복과 학생 간의 개인차에서 야기되는 학습 내용의 소화능력의 불균형 등이 기숙사 생활에까지 연결되어지는 점을 들 수 있다.
학습능력의 개인차는 예비교역자를 지원할 때부터 있어지는 현실이며, 입학 전에 일정 기간을 교역에 종사하게 하는 현행 제도의 모순이 결과적으로 학습 능률의 저하를 초래하는 요인으로 분석되어지고 있음은 교역자 양성 당국의 커다란 과제로 등장하고 있다. 그러나 「교단의 주인은 혈심 가진 투철한 신심자」라는 명제 때문에 선발과정부터 「질(質)」만을 우선 할 수 없는 실정은 고민스럽기만 한 것이다.
□ 이수 학점 배정의 불균형
한편 학년별 학점 배정의 불균형 때문에 대두되는 어려움이 있다. 이를 테면 설강된 원불교학 과목이 학기당 최저 취득 학점 권에 미치지 못할 때는 나머지 학점을 선택과목(이질학과목이 대부분이다.)으로 수강신청 학점을 획득해야 한다. 이 때 발생하는 문제는 인접 이질 학과목에 관한 「개론」정도의 예비학습도 없는 처지에서 타 학과의 전공과목을 수강하는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다.
□ 이질(異質) 학과목 청강에 안간 힘
졸업에 소요되는 총 학점에 학년별 학기별로 균등하게 편성함이 없이 특정 학년의 특정학기에 집중되기 때문에 심한 경우는 전공 이외의 이질 학과목을 선택과목으로 5~ 6학점의 수강해야 하는 학기도 있는 것이다. 이처럼 매학년 매학기간의 전공과목 학점수의 균형 잃은 배정 설강은 결과적으로 『학생들의 학업능력 증진을 위한 교과과정의 편성이기보다』는 학과장의 학과 운영에 편리하도록 담당 교과목을 안배하는 데서 와지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실정 역시 우수한 능력을 소유한 학생의 경우는 크게 문제 삼을 일이 아니겠지만, 평균 수준에 미달하는 학생들에게는 크게 부담스럽고 어려운 문제인 것이다.
그 결과 약삭빠른 학생들은 학점 취득이 용이한 교수 얼굴(?)을 쫓아 단위 학점이 높은(대개 3학점) 선택과목을 신청하게 되며, 자신의 학습 의욕과는 무관하게 선택하게 되는 작태도 보인다는 것이다. 물론 이런 현상은 발전을 위한 재치(?)라고 자성하는 소리도 높기는 하지만.
□ 교수진의 전공 구획과 전문성
한편 학과 교수진의 강의에 대한 열성과 학생들의 『일선 교역에 적격한 일물로 양성 배출되기를 열망하는 일선 교화자들의 여망을 얼마큼 충족시키고 있느냐』는 점을 들 수 있다. 이 부문의 얘기는 어제 오늘 대두되는 얘기가 아니면서도 항상 악순환이 계속되는 화제인 것만은 틀림없다.
교수들의 강의 열성도의 측정은 이른바 『특정 교수에게 「휴산(休山)」이라는 별명을 선물할 만큼 휴강 빈도가 잦은 교수도 있다.』고 한다. 그리고 현행 문교행정이 의무처럼 연구논문작성을 요구하는 상황 하에서도 원불교학 교수들이 여타의 학교 학사운영에 관한 주요직책에 참여(?), 그 직책 수행에 쏟는 시간이 연구시간을 크게 감식하며, 겸하여 교단의 주요 교정입안 과정에도 참여하는 이른바 「1인 다역(多役)」의 교수 신분인 점도 충분히 이해 가능한 노릇이다. 따라서 특정분야의 중점적인 탐구가 보이지 않으며 전공 영역의 구획도 확실하지 않은 점은 어떻게 이해하여야 할 지. 물론 현대 학문에 <5자 불확실> 할 수 없는 추세인 점도 있기는 하지만.
□ 시급한 교수 요원의 양성
한편 연구 영역의 불명료성이 심심치 않게 대두되면서도 기실 전공을 얘기할 경우는 하나같이 「원불교학」임을 내세우고 있다. 그 결과 설강과목에 관한 전문 교수의 강의가 이루어지지 않고 무관한 과목을 강의하는 난센스도 빚게 되는 것이 교수진의 현실이다. 따라서 시급히 요구되는 것은 우수한 교수 요원의 확보 및 양성이다. 그리고 이러한 교수요원의 발굴은 교단 네에서 크게 어려움을 겪지 않을 것 같다. 우선 교단 내에는 원불교학을 위시한 여러 학문 영역의 대학원을 수료한 30세 전후의 엘리트들이 언뜻 언뜻 눈에 띄고 있음을 관찰할 수 있다면, 그리하여 과감히 기용 교수요원으로 양성해 내는 일이 교단 장래의 커다란 자산임을 깊이 기억할 업적임을 알아야 할 것이다.
□ 교단 전문인재의 활용
항간에서는 원불교학과 교수들의 전공 영역의 미분화를 지적하는 의견도 이해할 수 있는 것이겠지만 학과 내에 설강되는 각종 다양한 과목들에 대한 전문적인 연구가 소망스러운 현실이고, 특히 교화실제에 요구되는 기능적인 영역의 과목에 대한 강의는 학과 교수 외에 교단이나 사계의 전문 실력자를 강사로 초빙 강의케 하는 방법도 소망스러운 제도로 채택할 만한 일이다. 물론 이러한 요구들을 충족시켜주지 못하는 운영 책임자들의 고충을 이해 못할 바는 아니지만 교육이 인재양성을 위한 투자여야 한다는 점에 긍정한다면 출발부터 특수성을 안고 개설된 「원불교학과」인 만큼 현재의 대학 운영의 애로점이이다 하더라도 특수학과의 특수성 있는 발전을 위한 중점 지원 정책은 여러 모로 명분이 서는 운영 솜씨(?)로 이해될 것이다. 특히 원불교학과가 이제 「교학대학」으로 독립된 이 시점을 계기로 말이다.
한편 원불교학과생들의 육성교육을 대학 측에서만 전적으로 일임하는 교단 정책의 빈곤, 이를 테면 장학금의 불비라든지 시설확장을 위한 교단의 재정적인 특별 지원도 크게 문제되는 일이다.
□ 시급히 요구되는 교재 개발
특히 교수들의 강의 능력 문제에 관련해서 생각해야 하는 문제는 교재 없는 강의로 일관한 것이 원불교학과 30년 역사의 현실인 점을 교단적인 차원에서 주시해야 할 일인 것이다. 담당 교수들의 강의 능력이란 하루아침에 향상되어지는 것은 아니며 계속적인 연구 분위기를 조성하고 연구비 지원 및 개인 생활과 안정을 도모해주는 분위기에서만이 좋은 연구 결과도, 강의 능력도 기대할 수 있는 것이며 더욱이 한 분야에 20여 년씩 연구 강의한 결과들은 시의 적절하게 수준급의 교재 편찬도 가능한 실정이다. 그러나 어려운 재정적인 현실 여건들은 새로운 교재를 만든다는 일에 엄두도 내지 못하게 하는 실정이며, 이 점도 교단적인 차원에서 심사숙고하여야 할 일이다.
교수들의 활발한 저술 활동이 연구 능력에 관한 객관적인 평가 기회가 된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다만 학생들의 수준 높은 강의 내용에 대한 수용능력도 뒤따라야 할 조건이지만.
□ 초급 교역자의 자질 향상 전략
누구나 말하기 쉽게 『일선 교역에 배출된 초급 교역자들의 재질이 한심할 정도로 뒤진다.』는 선배 교역자들의 우려를 심심치 않게 얘기한다. 그러나 그런 얘기의 원인은 개인들의 교양정도로 익혀두었어야 할 예능 방면의 결여 때문인 것으로 지적되고 있으며, 교화자로서의 능력 발휘의 기회란 기껏 『정교무의 개인 성향 및 자기류의 교화양상과 조화』정도로 측정되는 풍토는 불식되어야겠다. 요컨대 『대학 4년 과정에서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하지 말고 원불교 교리를 솜씨 좋게 다룰 수 있는 능력을 양성해주는 것이 학교 교육에서 담당해야 할 분야인 듯 하고, 개인 수행이나 결여된 교양면의 보충과 기능적인 솜씨, 이를테면 악보를 읽고 성가를 지휘해야 하는 등의 교화 실제에 응용되는 분야들은 개인들이 여가를 이용하여 습득하는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리하여 기숙사 생활이 『바쁜 중에도 노는 현실』이며 『시험기간이 오히려 더욱 놀기에 탐닉』하는  풍조의 일소를 위해서도 교수들의 생동감 있는 강의 내용을 기대하는 마음은 큰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 현실을 외면 말아야 할 것이다.
<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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