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여름방학이 닥치면 대학생을 중심으로한 각종 봉사단이 조직 동원된다. 우리나라 근대사에서 이들 봉사단이 맡아 온 역할은 참으로 귀중한 것이었다. 일제식민지하의 대학생 봉사단은 무지와 빈곤에서 허덕이는 이 나라 농민들을 계몽하고 민족자립의식을 일깨우는 합법적 민족운동의 선구가 되었으며, 해방이후 지금까지는 조국근대화의 자생적 선도 집단이 되어 온 것이다. 어떤 나라는 후진성에서 탈피하는 데에는 무엇보다도 민중을 각성시키는 민중운동이 요청되고 그 민중운동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그 운동을 선도하는 집단이 조성되어야 한다. 또한 그 선도 집단의 바람직한 형태는 민중운동의 필요성을 절감한 선도자들이 자생적으로 결합한 형태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에 있어 이 민중운동의 선도적 자생 집단의 역할을 맡아 온 것이 바로 대학생 봉사단이다. 물론 권력을 쥔 권력집단에서 민중운동을 향도할 수 있는 선각자가 나타날 때 가장 성공적인 민중운동이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대개의 경우 권력에 연결된 선각자란 민중을 향한 그의 순수한 정열을 지속시키기 어려운 유혹을 받기 마련이다. 그러므로 언제나 민중운동을 안에서 이끌어 가는 자생 집단의 역할이 소중한 것이며 따라서 우리 대학생 봉사단의 사명이 중차대한 것이다. 지금 전국적으로 새마을운동이 전개되고 있다. 이 새마을운동이 바람직한 민중운동으로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이 운동을 민중의 마음속에 깊이 끌어들이는 중간 역할자가 있어야 할 것이며 그 역할을 맡을 가장 적절한 자가 대학생 봉사단인 것이다. 이에 우리는 이들 봉사단의 역할을 재인식하고 이들이 그 소임을 다 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데 인색함이 없어야 할 것이다. 종교란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 것인가? 사회와 인류에 봉사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우리 원불교는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 것인가? 고해에서 허덕이는 민생을 건지고 병든 세상을 바루기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다. 그런데 가끔 사회와 인류가 종교를 위해서 존재하는 양, 민생이 우리 원불교를 위해서 존재하는 양 착각하는 일은 없는지? 우리 원불교는 반백주년기념대회에서 반백년 동안 가꾸어 온 힘을 사회와 인류를 위해 좀 더 투철하게 바치는 교단으로 전진할 것을 다짐했으며, 새 생활운동 추진에서 그 첫걸음을 내딛은 것이다. 그리하여 금년에는 전국적으로 동원된 청년봉사단들이 영산성지보은활동에 참여하여 새 생활 정신을 연마, 이 시점에서 절실히 요청되는 이 나라 민중운동의 봉사요원으로서 갖추어야할 자질을 수련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봉사요원으로서 갖추어야할 자질이 무엇인가를 되새겨 우리 각자가 그 일원이 될 수 있도록 까지 노력할 것을 촉구한다. 첫째, 우리는 창립정신을 옳게 체 받아야할 것이니 ①금연단주하며 엿장사, 숯장사로 한 푼 한 푼을 모아가던 근검저축의 정신 ②흙 한 짐, 한 짐을 부려 마침내 바다를 막아 교단의 최초의 경제기반을 이룩한 이소성대의 정신 ③공명이라면 추호의 사심이 없이 전심전력으로 한마음을 모으던 일심합력의 정신 ④내 한 몸을 바쳐 온 중생을 건지기로 서원하던 사무여한(무아봉공)의 정신 등을 더욱 깊이깊이 통찰하여 이러한 정신으로 철저하게 무장하는 나를 길러야할 것이다. 둘째, 우리는 월불교도로서 사회에 실천해야 할 요목인 사요의 정신을 체 받아야 할 것이니 ①정신, 육신, 물질 3방면의 자력을 길러내는 자력양성을 비롯하여 ②지자본위 ③타 자녀교육 ④공도자 숭배에 담겨있는 뜻을 더욱 깊이깊이 아로새겨 이를 실천할 수 있는 역량을 길러야할 것이다. 그리하여 우리 각자가 봉사요원으로서 아무리 어려운 지역에 던져지더라도 민중의 벗이 되어 그들이 마음으로부터 따라오는 성실한 민중운동의 일꾼이 되도록 까지 서원하고 전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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