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법의 이념을 구현하자.

원불교의 사업목표를 묻는다면 한결같이 교화· 교육· 자선· 사업의 사대 사업이라고 한다.
이는 바로 대종사님의 구세이념인 사은사요의 교법을 우리 국가 사회와 세계 인류에게 실현하시려는 사업목표이기 때문일 것이다. 교화사업을 하거나, 교육사업을 하거나, 거기에는 사업을 하기 위한 사업이기 전에 사은사요라는 교법의 이념이 깃들여 그 사업에 면면히 구현이 될 때 비로소 대종사님의 유업이요 원불교의 사업이지 그러한 정신적 의미가 없는 일반적인 사업이라면 아무런 의미도 없을 뿐 아니라 원불교의 사업은 아니라고 하여 좋을 것이다. 이제 12월은 본교의 월간행사로써 특히 자선의 달로 설정했고 이 월간에 여러 가지 행사를 개최함으로써 정신적으로 자선의 사상을 앙양하고 또 행동으로 자선을 돕고 있으니 우리 다 같이 이 월간 행사가 제발 구두선에 그치지 않기를 바라면서 몇 마디 고언을 하고자 한다.
본교는 일찍이 자선사업을 시범하기 위하여 교단적인 시설을 갖추어 자선사업을 하고 있다. 1개소의 고아원과 3개소의 양로원과 병원과 약국을 각각 1개소씩 자선기관을 설치하여 우리 교단에 알맞은 규모의 사업을 하고 있다. 이는 일찍이 대종사님 재세 시부터 계획하시고 실현하시려다가 일제의 탄압으로 이루시지 못했던 것을 해방 후에 비로소 그 유지를 이룩하시었다. 다못 그 시설규모나 수용인원이 아직 초라할 뿐 들어낼 만큼 되어있지 못함을 유감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본교에서 시도한 자선사업, 그 가운데에도 고아 양로 병원 약국 등 사업은 앞에서도 언급한 바와 같이 사은사요라는 교법의 이념을 이 자선사업을 통해 구현함으로써 모든 국가사회와 세계인류에게 지표가 되고 시범이 되도록 하는데 그 의의가 있다 할 것이다.
그러므로 대종사님의 이상하심은 결코 몇 십 개 몇 백 개의 자선기관의 설치를 꾀하심이 아니요, 사은사요의 이념이 깃든 자선사업이 온 세계 인류에 생활화 되도록 하는데 있다고 할 것이다. 다시 말하면 자력 없는 사람에게 은혜와 감사로써 보호하고 부조하여 자력 없는 사람으로 하여금 자력을 얻도록 하여 주어서 상하종횡이 다 같이 두루 평등하게 문명생활을 하도록 하신 그 구세이념이 우리들의 일상생활에 젖게 하신 정신운동이라고 생각된다. 이 운동의 표본으로써 본교의 자선기관이란 위치를 생각할 때 당무자는 물론 전체 교우가 다 같이 이번 자선의 달을 맞이하여 거교적인 정신적 자선 운동이 있기를 충심으로 빌어 마지않는다.
나아가서 자선사업이란 행동으로써 봉사하는 일이다. 조그마한 자선이라도 바로 행동화하지 못하는 것은 자선일 수 없다. 교단적인 시설인 고아 양로 병원 약국 등이 당무자들만이 애써 끌고 가는 그러한 기관일 수는 없다. 적어도 제생의세의 교단적 이념구현의 실질적인 시범체라고 생각할 때 먼저 교단내의 자선기관에 응분의 자선의 선행이 행동화되어져야 할 것이다. 내 집안을 헐벗게 하면서 남의 집을 넘어다본다면 한 가지의 넌센스가 아닐 수 없다. 우리는 이번만은 빠짐없이 자선의 선행을 베풀어보자.
그러기 위해서는 전체 교도가 이 행사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일이 있어야 할 것이다. 사람이란 선행이 번연히 좋은 줄 알면서도 기회를 얻지 못하여 하지 못하는 수가 얼마든지 있다. 그러므로 이번 월간 행사에는 빠짐없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행사를 구상하여 보자. 성금모금 운동이 있다. 돈을 모으는 운동이란 자칫하면 치사해지기 쉽다. 그러지 않기 위해서는 모금의 방법으로서 자선음악회, 자선바자회, 자선의 밤 등을 개최하여 응분의 모금이 되어질 수 있다. 또 의류나 식품 모으기 운동이 있다. 의복을 절약하고 식품을 절약하여 모아보는 일이다. 이리하여 정신적으로 자선사상을 양양하고 밖으로 자선을 위하여 함께 활동하여 자선사업을 돕도록 하여 명실 공히 자선의 달에 정녕 교법의 이념을 부각시켜 보자고 제의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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