敬禮에 관하여
법사가 聽法者에 먼저 경례하는 非禮
성가 부르고 경례하면서 법당 나가면서는 경례 없어
재식 중 「齋主獻拜」에 수상자가 하며 四拜는 위배

1.나철중
 우리의 현행 「禮典」이 완정 간행된 지도 벌써 7년이 되었습니다. 그동안 저희들은 일상행동거례에서부터 가례, 교례에 이르기까지의 제반 범절을 그 때, 그 때 처지, 처지에서 예전에 이르신 대로 애써 준수 봉행코자 하나 구습이 일조에 고쳐지지 아니하고 주위의 여건이 한결같지 아니하여 예전의 실행에 적지 아니 고심하고 또한 알게 모르게 예를 어기고 식을 그르치는 사례가 불소하였음을 다 같이 느끼고 계실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에 저 한낱 재가교도로서 신행이 태부족함을 무릅쓰고 당돌하게 붓을 들어 지금까지 예전을 지켜 오면서 보고 듣는 가운데 어색하고 모호하거나 시정하고 통일하였으면 하고 느끼는 대목들을 감히 지적하고 법동지 여러분 앞에 제 의견을 아울러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질정이 계시옵기를 바라마지 않습니다.
1. 경례의 방법에 있어 다소 어색하거나 잘못된 점이 간혹 눈에 띱니다. 엎드려서하는 大禮(예전에서는 앉아서하는 대례라고 되어있습니다)는 五禮投地라고 하여 이마까지 바닥에 닿아야 하는데도 개중에는 이마가 바닥에 닿지 않은 채 일어서는 분이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결국 小禮가 되고 마는 셈인데 대례를 올려야 할 자리에 소례를 올리는 결과가 되어 실례를 면치 못할 것은 물론 그 定한 취지에도 어긋날 것입니다. 또한 엎드려서 하는 예에 있어서는 등, 허리를 펴고 엉덩이를 발뒤꿈치에 불이도록까지 돼야 단정한 절이 되는데도 개중에는 특히 남자들 가운데는 등을 새우등처럼 굽히고 엉덩이를 하늘로 쳐든 채 고개만 숙이는 분이 더러 있으니 이 같은 자세는 보기에도-특히 뒤에서 보기에-단정치 못할 뿐만 아니라 절도 할 줄 모르는 사람이라는 말을 듣기 쉬우며 예에 소홀하다고 보여 질 것입니다. 그리고 엎드린 채 너무 오래 머무르는 분이 있는데 이것은 고개를 오래 수그리고 있어야 더욱 정중한 예가 되는 줄로 알고 그러는지는 몰라도 도가 지나치면 그 사이 잡념이 일기 쉽고 호흡이 맞지 않아 자연 어색하고 해이한 절이 되고 말 것입니다. 절은 오래 엎드려 있어야 좋은 게 아니고 절도 있고 은근한 예모에 품위가 저절로 풍기는 것이 아닐까요?
2. 대중 가운데는 경례를 안 해도 될 자리에 경례를 하고 또한 죽비만 치면 덮어놓고 경례를 하는 분이 많습니다. 원래 죽비는 법회나 의식 등 행사에 있어서 시종을 알리기 위하여 치는 것이므로 죽비를 쳐서 경례를 해야 할 때도 있지만 그렇다고 죽비만 치면 절을 하는 경향은 좀 지나친 것 같습니다. 물론 절하는 데 수고스러울 것 별로 없고 절을 받아 싫어할 부처님 안 계시고 또한 절을 많이 해서 안 좋을 것도 없다 하겠지만 경례란 할 자리에 하고 안 할 자리엔  안해야지 무턱대고 절만하면 오히려 過恭이 비례라고 절이 천해질 우려마저 있으며 예의 정중함을 덜 염려도 있습니다. 경례를 안해야 할 자리에 하는 경우를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교가, 산회가, 의식 중 성가가 끝났을 때(이 경우에는 죽비를 치지 않는데도 경례를 하는 분이 많습니다.)
◇심고를 시작할 때(심고를 마칠 때 속으로 「일심으로 비옵나이다」하면서 경례를 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겠지만 심고를 시작할 때 절부터 먼저 하는 것은 좀 생각해볼 문제 같습니다. 절을 할 바에야 차라리 대례를 해야 마땅하고 소례나 고개만 약간 수그리는 예는 부당합니다. 그리고 이런 例는 「晨昏敬禮」때나 「선서문낭독」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의식 중 성축독송, 염불, 독경이 끝났을 때
◇「일상수행의 요법」 齊誦이 끝났을 때
이상과 같은 경우에는 경례를 할 필요가 없다고 보며 도리어 한 順이 끝날 때마다 몸을 바루고 흐트러짐이 없어야겠습니다.
3. 경례를 加外로 한 번 더하는 것 같이 보이는 예가 있습니다. 불전 또는 영모전 배례에 있어서 대례를 올린 뒤에 다시 한 번 허리를 굽혀 소례를 올리는 분을 볼 수 있습니다. 이는 물론 대례 뒤에 곧 허리를 펴고 고개를 들어 맞바로 쳐다 뵈옵는 것이 황공하여 악간 고개를 숙였다가 손을 내림으로써 한 층 정중함을 표하는 예(일본인이 「에샤꾸」(會釋)라 하여 고개만 약간 수그려서 하는 가벼운 인사법에 가깝지 않을 까 생각됩니다)일지니 이 경우 고개를 너무 숙이거나 허리를 굽히거나 하면 또 한 번의 경례(소례)를 하는 것 같이 보여 어색하므로 여기서도 절도 있는 진퇴가 바람직스럽습니다.
4. 경례를 먼저 올려야할 자리에 나중에 올리는 실레를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예전에 이르시기를 「법사(法階가 정사 이상 된 분)가 법상에 오르면 대중은 일제히 합장 경례하고 청법하며 법사가 설법을 마치면 또한 일제히 합장 경례할 것이니라」(경레편 3장5절<설법의례>3항)고 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종법사 설법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잘 지켜지는 것 같지 않습니다. 설법 순에 대부분의 경우 대중이 먼저 경례를 하는 것이 아니라 의례 법사의 예를 기다려 동시에 혹은 나중에 경례를 하고 있으니 실로 이만저만한 실례가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부모가 자식에게, 형이 동생에게 먼저 절을 하는 광경을 상상만 하여도 송구스럽기 짝이 없습니다. 선후가 바뀐 때문입니다. 대중은 마땅히 청법자세에 있어서 이점 추호의 실례도 있어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되며 이 「설법의례」 3항만은 그 근본정신에 비추어 법사 아닌 분의 설교 시에도 그대로 적용함이 타당하다고 믿는 바입니다.
5. 경례를 해야 할  자리에 않는 예가 있는 것 같습니다. 이는 결례로서 평소에 부주의로 인하여 생기는 것이므로 항시 명심하여 몸에 배어야 될 줄로 압니다. 법당에 출입할 때를 예로 들면, 들어 올 때는 누구나 잊지 않고 정면 불단을 향하여 경례를 하는데 물러갈 때는 경례를 잊고 그냥 나가는 분이 많습니다. 하직인사를 결하는 분입니다. 여기서 한 가지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대재의식 중 고축찬송에 있어서 대중은 찬송만 하고(성가대가 따로 없는 경우) 경례는 안하고 있는 사례입니다. 이 경우 대중은 예전에 이르신 대로 고축인의 경례에 맞춰 앉은 대로 합장 경례하여야 옳을 것으로 생각됩니다.(교례편<대재의식> 4항)
6. 경례의 상대(對象)를 분간 못하는 것 같이 보이는 例가 있습니다. 가례 재식 중 「齋主獻拜」에 있어서 경례의  대상은 靈駕임이 분명한바 영가의 수하 사람은 말할 것도 없이 분향 사배하는 데 영가의 수상되는 사람은 분향 사배하는 사례를 간혹 보게 됩니다. 또 그렇게 시키고 있는 것 같습니다. 손윗사람의 경례는 불전에 영가의 冥祝을 빌기 위하여 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영가의 천도발원을 당하여서는 축원문독배의 차례에서 경례의 대상인 법신불께 다같이-手上手下할 것 없이-사배를 올리게 되어있으므로 그 또한 이치에 맞지 않으며 영가에 대한 헌배 차례에 불전배례라니 앞뒤가 맞지 않습니다. 이런 경우 우견으로는 영가의 손윗벌 되는 사람은 영전에 분향만 하고 약간 고개 숙여 묵념한 뒤 물러서면 될 줄로 생각합니다. 경례의 대상을 혼돈하면서까지 구태여 경례할 것은 없다고 보는 것입니다.
<정읍지부장>
<사진> 사진은 기사안의 특정사항과 관계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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