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에 그친 문화 중심론

 우선 금년의 문화업적으로는 각종 출판물을 들 수 있다.
 사직교당의 맹인학생들은 자기들 손으로 교전성가를 점자로 번역했으며 이제 모든 맹인들도 새 법음을 읽으며 기뻐할 날이 머지 않았다고 본다. 또한 서경전 교수(원대)의 설교집 「일원의 광장」과 「한국신흥종교」(유병덕 교수) 그리고 교무 부에서의 교화자료문헌 색인부 발행은 공부하는데 좋은 자료가 될 것이고 「교도기초 훈련 3단계」가 책자로 나와 교화 방법이 조금은 새롭게 된 듯 하다.
 「한국불교사상」(한정원 교수)은 초판이 품절이었고 故(고)신도형 백지명 교수 유고 집이  여느 것보다 충실하고 깔끔하게 선보였으며 정산종사 법어나 성가는 7판 출판됐다.
 그리고 완전한 교사 정립을 위해 교사 자문판(정화사)이 나왔고 「원부디즘」(해외포교 연구소)은 매년 착실한 전진이었다.
 5월에는 원광가족문학회가 탄생하여 원불교 문인들의 한결 활기 있는 작품 활동을 볼 수 있으며 6월에는 지난해 (원대) 주최에 이어 일본 경도대학에서 제2회 한ㆍ일 불교학술 회의를 가져 6명의 원대 교수들이 참가하기도 했다. 또한 원불교사상을 바르고 넓게 연구함으로써 교단과 인류사회 발전에 기여하고 원불교 문화 창달의 효시가 될 「사상연구원」이 발족했다.  더불어 원불교 사상 처음으로 새 박사(송천은 : 철학)가 탄생했으니 더 없이 든든한 일이지만 앞으로 더욱이 많은 박사가 배출되어 공부하는 교단으로 그 위신이 널리 드러났으면 싶다.
 10월에는 역사적인 「원불교 사전이 출간됨으로써 공부하는 교단임을 새롭게 인식시켜 주게 되었으며 교고총간이 권 6으로 완간을 서두르고 있어 새해의 서장을 장식하게 됐다. 민족 문화의 보호와 향토문화의 계통적인 확립을 위해 「마한ㆍ백제문화 연구소」를 발족하니 1년도 채 못되어 그 업적이 두드러지고 있음은 주목할 만 하다. 더구나 미륵사지와 동탑지(백제시대) 발굴 등이 이 나라의 사가들에게 지대한 관심을 주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또한 대종사 성화 대종사 생애를 그린 만화 등 (교무부)은 구체화 돼 가고 있는 것이고 특히 대종사 일대기는 그 탈고가 가까워지고 있는 것으로 안다. 이렇듯 각종 문화사업은 여기저기서 계속되고 있으나 하나의 계통에서 체계적으로 이뤄지는 일들은 드문 것 같다.
 반 백년 결실기가 지나고 도약의 60년대를 맞는 오늘 이 교단의 새롭고 알찬 문화 방법보다 중대하고 시급한 과제라고 본다. 문화 예술은 대중에게 그 만큼 쉽고 예민하게 잘 스며 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까지 젊은이를 위한 문화센터하나 마련 되어있지 않으니 앞으로를 기대해 보며 한동안 구상하고있는 듯한 대종사 십상 「오페라」도 그 실행에 박차를 가했으며 한다. 특히 예술을 통한교화는 감수성이 빠름으로 그 어느 방법보다 널리 보급되어져야 한다고 믿으므로 원불교인만으로는도 구성 될 수 있는 서예 미술 컬렉션 등 각종 전시회를 수시로 갖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그러나 뭣보다 문화의 산실이어야 할 교단 유일의 원광사가 25년이 다 되도록 사실하나 마련되지 않아서 남의 전셋집으로 전전하는 걸 보면 더 없이 마음 아픈 일이다.
 이 어려운 모든 일을 꾸려나감에 있어 새해부터는 힘차게 출범한 교화사업회에 기대를 건다.
<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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