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석자
김이현씨<동산선원 교감>
유병덕씨<원대 문리대학장>
조정근씨<원불교신보주필>
 때 : 1974년 12월 11일
 곳 : 원불교신보 회의실
 기록 : 이성은 기자

세계 시민으로서의 의식을 갖고
교단 발전의 초고기회
외적도전에 응전 할 힘을 길러야
 [조정근] 숨 가빴던 개 50년대를 보내고 이제 60년대를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맞게 될 10년 간의 국내적으로나 세계적으로나 중요한 의미를 갖게 될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지난 50년대를 반성하면서 더욱 지향돼야 할 것은 무엇인가를 찾아보기로 하지요.

■…물량적 가치관
[유병덕] 전체를 말하기는 어렵고요. 풍토 전환이라는 면에서 볼 때 항상 축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종교단체이기대문에 축은 「교화」가 돼야겠고 다라서 교화를 중심으로 한 풍토 조성이 중요합니다. 그런데 그동안의 방향을 돌아볼 때 「초창기의 정신이 흐려지는 가능성이 있지 않느냐」는 점, 그리고 확충, 발전을 모색하다 보니 물량적인 방향으로 평가기준을 세워 온 것이 아닌가 느껴집니다. 지금까지의 2가지 큰 대회(제1대 성업봉찬회 개교 반백년기념 대회)는 교세의 확충과 교도의 단합에 기여했지만 물량적인 데로 관심이 기울어졌던 것도 부인할 수는 없을 겁니다. 한편에서는 원불교가 그만한 힘을 가지고 있어서 당연히 할 수 있는 일을 한 거이라고 말하기도 하지만 정신적 집단이기대문에 반성하는 뜻에서 물량적이었다고 할 것입니다.
[김이현] 해외교화의 진척 인재양성 등 교단의 터전을 더욱 굳히기 위해서 꼭 해야할 일을 해왔다고 봅니다. 수천 명의 동지가 결속, 평탄했습니다. 다만 교화 면에서 출석교도수가 교당 수에 비해 적고 교당에 찾아오는 사람을 교화대상으로 한 소극적 자세가 아쉬웠습니다. 인재 양성에 있어서도 수급계획이 결여 됐고요, 정신면에서는 소위 「수화불피의 정신」이 흐려진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전무출신의 기본정신인 「수화불피의 정신」이 초지일관돼야겠고 교단 적으로는 「수화불피」않는 사람은 설 땅이 없도록 했으면 합니다. 개인의 정신자체와 제도의 확립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유병덕] 제도상의 문제가 정비되고 강화돼야 한다는데 동감입니다. 교역자 본연의 자세를 자극시킬 수 있는 풍토 조성 등 교단의 역기능적인 면을 잘 지적해 주셨습니다. 그런데 제도가 우리 교단처럼 빨리 제정되어지는 곳도 없는 것 같습니다. 제도는 제정보다는 운영의 묘가 중요한데 우리에겐 기능 경영 등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 사실 제도가 걸어가는 게 아니고 오히려 제도가 복잡하면 제도 자체에 묶일 염려도 있지요. 교역자 자질에 있어서도 어른들의 후진 다스리는 문제가 곤란하죠. 포용한다는 뜻에서 도인다운 대답을 하는데 그것이 문제를 갖습니다.

■…세계의 흐름
 [조정근] 초창기에는 교단발전을 위한 사관이 있었고 일관된 계획이 있었다고 보겠습니다. 즉 창립년 한을 1회 12년씩 3회 36년을1대로 정하고 매회마다 특징적으로 발전을 모색했습니다. 1회 12년에는 교단의 정신적 경제적 기초를 확립하고 2회 12년에는 교법을 제정하며 3회 12년에는 인제 훈련에 힘썼습니다. 그런데 대종사님 열반 후에는 이러한 뚜렷한 방향이 잇는가가 의문입니다. 유 교수님 말씀대로 초창기의 정신이 강조됩니다. 이제 지도자들은 사관에 입각해서 교화도 경제 활동도해야 할 것입니다. 「키신저」는 외교를 하는 것도 그의 스승인 「토인비」의 사관에 의한 외교를 한다고 합니다. 1920년의 교강 발표로 원불교의 교리가 대외적으로 선포된 셈인데 이때 세계적으로 중요하게 의미 지워질 2가지 사건이 있었습니다. 하나는 제1차 세계 대전을 끝맺고 서구문명 중심으로 세계질서를 되찾자는 선진국의 뜻에 의해 파리에서 국제연맹이 창설된 것입니다. 이것은 약소국가를 무시하고 세계 강대국 중심으로 질서를 갖자는 것이었지요.  한편 동양에서는 「간디」가 영국에 비폭력 선언을 했는데 이것은 「약소민족의 혼을 찾자」는 것이었습니다. 이 양자에 대해 한국의 소태산 대종사는「최초 법어」와 「교강」의 발표가 있었는데 여기에는 「강자약자 진화상 요법」이 있었습니다. 장과 약의 일변도로 치닫는 세계의 소용돌이 속에서 양자의 진화상 요법이 발표되었다는 것은 우연만은 아닐 것입니다. 이것은 세계의 흐름 속에서 역사의 계승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제시해 주는 과제라고 생각됩니다. 사실 과거에는 저력에 의해서 세계평화를 이루려고 노력했습니다만 이것은 현대에 와서는 낡은 방식이 되고 말았습니다. 「라이샤워」교수에 의하면 평화를 위협하는 요소는 인구 폭발 자원고갈 환경오염 등으로 이것을 무력으로 해결할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특히 식량문제는 민족의 대이동까지 예견케 하는 데 이러한 상황에서는 가지 국가 자기 나라의 문화만을 표준잡고는 세계평화 유지가 어렵고 오직 세계시민으로서의 의식 개발이 필요하다고 보는 것입니다. 이 역량이 교역자에게는 어떻게 발현될 것이며 아울러 세계사의 흐름을 느끼는 교단 정책의 수립이 필요하다고 보는 것입니다.

■…구질서의 검토
 [유병덕] 원불교가 새롭게 창조해 나아갈 수 있는 힘은 사관의 정립에 있다고 보는데 교단의 풍토가 통제식 보다는 트인 방향으로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아울러 인재양성이 시급하게 되는데 문제가 크지요. 대학과 선원교육의 균형 또는 컬리큐럼, 고시과목과 운영방식 등 이러한 것들이 10년 넘게 그대로 진행되었는데 과감히 고쳐져야 됩니다.
 [김이현] 교단은 인재가 재산이지요. 인재는 또 법력이 재산입니다. 학력은 기술인데, 기술만 있고 법력이 없을 때에는 발전하기가 어렵습니다. 교리를 외우고 이해하는 것은 학력이고 전망품의 말씀이 피와 살이 되게 하는 것이 법력입니다. 법력의 기반 위에 학력을 갖도록 하는 풍토조성이 있어야겠습니다.
 [ 조정근] 대 법력은 수양력과 기능을 포함해야 합니다. 삼락 정신에서 볼 대안으로 법력이 있다하여 일을 맡기면 무능한 경우는 법력이 아니지요, 또한 일은 잘 하는데 진리를 모르면 또한 기능이랄 수 없을 것입니다. 법력과 기능은 잘 도는 팽이에 있어서 원심력과 구심력의 관계로 보고 싶습니다. 이야기를 교화문제로 돌려볼까요.

■…전통문화 참여
 [유병덕] 문화교화의 방향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우리는 새롭게 창조된 종교운동이기 때문에 원불교의 역사의식 원불교의 철학 등을 전통문화에 참여시켜 평가받아야 합니다. 이것은 교단에서 정책적으로 이루어져야지요. 다음엔 농촌교화에 대한 집념이 있어야겠습니다. 도시로만 향하는 모습은 위험합니다. 도시화 현상이 굳어질수록 농촌의 도시화도 불가피한데, 교단이 해
야 할 일은 바로 농촌의 도시화입니다. 봉사도 물량적인 것보다는 이념적인 것이 중요하지요, 남자교역자의 과감한 확충과 도심교당은 교수들이 겸직하는 방향도 생각할 수 있겠습니다.
 [조정근] 사업계와 교화 계를 반드시 나눌 것은 아니지요.
[김이현] 기성교당에선 교무 1인이 의식, 법회, 개인상담, 방문 그리고 교도가 많으면 많을수록 더 좋아하는 실정인데 알찬 교화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 같아요, 정기훈련을 통해 법을 심는 것과 개인상담을 통해 법을 심는 것은 판이하니까요, 또 1주일에 한번 1시간30분 정도 법회로 법을 심어 줄 수 있을 것이지, 일요일의 경우 파트별로 여러 번 법회를 갖게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것은 의식만을 맡은 교역자가 따로 있을 때에 가능합니다.
[유병덕] 교화의 새로운 방향 모색은 교화연구소의 발족에 기대해 볼 만 합니다.  사람을 보강해서라도 일을 하도록 해야지요, 특히 연구소는 요인 급 특수 인물을 선정 문화교화의 차원을 장악해야 합니다. 경제문제가 생겼을 때에는 전국 교당의 경제이론가를 초청 세미나를 갖는 것이 재가 교도에게 운영권을 주기보다 중요한 것이지요, 종법실 비서 진 강화의 일환으로 정보실을 말할 수 있습니다. 최고지도자는 정보파악이 잘돼야 하며 정확한 통계와 자료가 갖춰져야지요.
 [조정근] 교화 권의 확충을 지배권의 확충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은 교화와는 동떨어진 것입니다. 정신적인 혜택을 베푸는 지역 확창이라고 보아야지요. 의식문제에 있어서도 법회부터 의식에 묶여 잇는 감을 줍니다. 서구사회에서 현재의 의식절차가 쉽사리 수용될 것인지 연구도 필요한 것입니다. 아울러 도시와 농촌간의 격차 해소를 위한 교당 고르기 운동 - 이것은 물적인 면에서 보다 인사배치 등에서 고려돼야겠지요. 아무튼 다른 재단에 앞서 교하재단이 크게 문제돼야 합니다. 그런데 교단의 사회 참여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자선은 펼쳐 놓지도 못한 상태인데요.

■…사회봉사 강화
 [김이현] 경제가 앞세워지는데…행사를 한다해도 산발적이고 전통적이 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교당에는 봉공회가 조직되어 있으니까 「사대 봉공회」가 제도적으로 완성되었으면 합니다. 개척지에서 떳떳하게 권장할 수 있는 것은 봉공 사업이지요.
[조정근] 인도의 「비노비 바베」라는 사람은 80세가 넘은 노인인데도 부자 집을 찾아다니며 없어도 살 수 있는 물건들을 얻어다가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준다고 합니다. 부자들은 가난한 사람들에게 직접 주지 않고 「바베」노인에게 주는 전통이 이루어졌다고 하는데, 교역자가 가난하고 불쌍한 사람들을 외면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흔히 종교의 사회 참여 문제가 나오면 교단이 어떤 세력(Power)을 형성해서경제활동, 정치활동 등에 앞장서야 한다고 하는데 종교인의 사회 참여는 달라야 할 것 같아요.  앞의 「바베」처럼 경제, 정치성장의 윤리성을 뒷받침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교단은 이것이 불충분합니다. 특히 사회 봉사는 사회 정의의 실현이라고 보겠는데 이것을 하고 있다고 할 수 있는지.
 [유병덕] 말하자면 「구조적 악」에서의 탈피가 문제입니다. 사회 참여는 2가지 면에서 생각할 수 있지요. 하나는 버려진 불우한 사람들을 찾아 사랑을 베푸는 것은 기본적인 것이고 둘째는 교역자이기 이전에 자유주의자가 인도주의자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를 실현하기 이해 종교는 이용되어져야지요. 즉 생명이 죽어가고 인간이 일그러져 가는 것을 계속 찾아 사람을 살려야 합니다. 이러한 뜻을 가진 교역자, 교도끼리 뭉쳐 정의실현을 위한 세력화도 바람직하지요. 사회의 부조리를 공동적으로 발언할 수 있는 발언권을 갖자는 것입니다.
 [김이현] 예비교역자들에게 조그마한 일에서부터 사회적 관심을 일으키는 것도 필요합니다. 또한 재가 교도들은 봉사활동을 아주 좋아합니다.

■…경제구조 개선
 [조정근] 경제유통 관계는 어떻습니까?
 [유병덕] 전체의 재정을 조절 통괄할 수 있는 시스템 즉 중앙에 금융특위 같은 것이 있었으면 해요. 이것은 경제장악 보다는 융통성을 위한 것이지요.
 [조정근] 경제는 사회와 연 맥을 이루는 것인데 세계적인 경제상황의 흐름을 보아야 할 것입니다. 자원의 무기화가 시작된 마당에서 교단 경제구조의 개편도 생각됩니다. 종법사님께서 구상하시는 언 답이랄지 약초재배 과수원 등….
 [유병덕] 일부 재단금융이라도 이식에  의존하는 것은 벗어나야 합니다. 이소성대의 정신을 체 받아 개척경제의 길을 가야 합니다. 세계경제가 호황이던 불황이던 간에 휩쓸리지 않고 저력 있게 봉사할 수 있어야지요.
 [김이현] 예비교역자의 훈련기간 연장과 동시에 산업기관과 동시에 산업기관에서 노동력을 활용한다면 생산에 대한 머리도 트여질 수 있겠지요.
 [조정근] 경제기관의 팽창은 교화를 위해서, 교화는 문화를 앞세우는 질서수립이 되야 할 것입니다. 교화와 관계없이 기관만 비대해지는 것은 지양돼야겠습니다. 그러면 이제 60년대를 전망하면서 예견되는 상황을 이야기하지요.

■…교단 격차 해소
 [유병덕] 세계로의 지향성을 모색하면서 저력에 미치는 대로 법다운 법위 향상의 인격구조와 외국어를 교육적인 과정에 도입시켜야 합니다. 이것은 설사 농촌에서 일하는 한이 있더라도 외국과 연락할 수 있는 자질을 갖추어야 될 것입니다. 또 하나는 세상 고르기에 앞서 교단 자체내의 의식구조, 경제문제의 「갭」을 해소하는 교단 고르기에 중점을 두었으면 합니다. 그리고 금년도 감사 기능을 효율적으로 제도화하는 일도 있고 조심스러운 것은 남자 교역자의 강화에 따른 결혼문제라고 느껴지는 데 -.
 [김이현] 교도들에겐 계행, 법력, 활용여하가 문제지 교무의 결혼여하는 상관없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60년대에는 외국과의 내왕이 빈번할 것 같습니다. 실력 배양이 급합니다. 원기 72년은 창립 제2대 말인데 이때까지 국내교화는 튼튼해 질 것이고 교단에 대한 관심도도 많이 달라질 것입니다. 경제면에서는 지방경제가 보다 독립되겠고 법당 건축은 생산성 있는 방향으로 전환될 것입니다.

■…여자종법사 기대
 [조정근] 향후 10년은 교단 발전에 있어서 최고 최선의 찬스라고 봅니다. 그것은 외적인 극한상황(핵무기ㆍ대기오염ㆍ식량과 자원의 고갈ㆍ물질위주의 향락ㆍ청소년의 무목적 적인 반항 등)이 뭐인가 새롭게 변화를 요구하고 있고, 내적으로는 창립정신의 계승 전무출신 정신의 제고 재가 교도들의 교단 참여에 대한 열망이 높아 간다는 상황 때문입니다. 여기에 우리의 지성과 창의성이 있으면 발전의 최고의 찬스가 될 것이요. 그것이 흐려질 때 최악의 찬스가 될 것입니다. 또 하나는 세계적인 추세에 따라 여자의 힘이 교단에서 더욱 강화될 것이라는 점입니다. 이것은 시간이 흐를수록 성의 가치문제에 있어서 남성과 여성이 구별되지 않고 동질의 것이 도어 대립성이나 상대성이 없게 될 것이요, 따라서 여자 대통령, 수상, 사장들이 많이 나올 전망인데 그런 다면 우리 교단에서도 70년대에는 여자 종법사 론도 나올 법합니다.
 [김이현] 재가교도들의 참여도 뚜렷해지겠지요.
 [조정근] 지금까지 좋은 이야기 많았습니다. 여기서 끝맺기로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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