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은국<청주교당 교무>

 「사람이 주는 상벌은 유심으로 주는 지라 아무리 밝다 하여도 틀림이 있으나 천지에서 주는 상벌은 무심으로 주는지라 진리를 따라 호리도 틀림이 없어서 선악간 지은 대로 역력히 보응을 하되 그 진리가 능소능대하고 시방에 두루 있나니 어찌 그를 속일 수 있으며 그 보응을 두려워하지 아니하리요.
 그러므로 지각 있는 살은 사람이 주는 상벌보다 진리가 주는 상벌을 더 크고 중하게 여기자니라」하신 대종경 인과품 4장에 있는 말씀을 받들면서 갑인 년을 회고해 봅니다.
 지난해는 크고 작은 일을 해치우면서 기쁜 일도 많았고 어려운 일도 많았으며 밖으로는 세인을 경과시킨 일들의 연속인 다단한 한 해였습니다.
 세파 속에 휘둘렸던 자신을 돌이켜 죄와 복을 결산해 보면서 진정 진리 계에 무엇을 저장하였나 깊이 생각해 보지 아니할 수 없습니다.
 우리 다 함께 다음 「세 가지 속이지 않는 생활」이 법문에 비추어 대조하여 지난날의 잘못은 깊이 참회하고 새 해의 결심을 더욱 굳게 해봅시다.
 첫째 내 마음을 속이지 않는 생활입니다.
 칠흑처럼 어두운 밤에도, 날름거리는 탐욕의 혓바닥에도 녹아나지 않고 샛별처럼 빛나는 것이 우리의 양식입니다. 또한 어떠한 유혹의 경계 속에서도 속일 수 없는 것이 바로 나의 양심입니다.
 거짓되이 위장하고 거짓되이 꾸미고 거짓되이 과장하려는 거짓된  마음속에도 양심이 깨우쳐 주는 경종 소리는 울려 줍니다.
 나 자신 겉마음과 속마음이 똑 같은 속이지 않는 생활을 하였는가 대조해 봅니다.
 내 마음의 빛을 지킬 때 태양의 빛을 볼 수 있고 내 마음의 진실을 지킬 때 우정을 얻을 수 있고 내 마음의 평화를 지킬 때 세상의 평화를 이룰 수 있습니다.
 둘째 남을 속이지 않는 생활입니다. 스승과 동지와 그리고 나 이외의 모든 사람을 속이지 않고, 있는데서나 없는데서나 공경하는 마음이 한결같은 생활이었나 대조해 봅니다.
 서로 속이지 않고 믿음이 넘칠 때 기운이 맺히지 않아 서로 화하고, 밖으로 소리가 나지 않고 인류가 서로 가정 사회 국가에서 웃음꽃을 피워 화락 하게 사는 낙원생활을 전개하게 될 것입니다.
 내 이웃을 속이고 동지를 속이는 것은 내 눈을 스스로 감고 어둠을 찾는 결과가 되고, 스승을 속이는 것은 그 만큼 허송세월을 하는 것이 되는 것입니다. 길은 가까운데 잇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먼데서 구합니다.
 진실한 벗을 얻는 것도, 성공의 길을 얻는 것도 모두 나의 속이지 않는 진실한 생활 속에 있습니다. 한 예로 미국 16대 대통령 「에이브라함 링컨」이 청년 시절에 장사를 하는데 하루는 셈이 많이 남아서 곰곰이 생각해 보니 어느 부인의 거스름돈을 잘못 내어준 일이 기억 나더랍니다. 그래서 다음날이 채 밝기도 전에 찾아가 셈은 바로 하고 거스름돈을 내어 주었더니 그 아주머니는 『청년이여 장차 훌륭한 지도자가 되겠습니다.』하였다고 합니다. 과연 그는 미합중국의 대통령이 되었던 것입니다.
 아무리 인심이 물욕에 가리워 어두워졌다 하더라도 내한마음 진실하게 서로 속이지 않을 때 서로 믿고 도우며 평화 한 낙원을 이루어 영원한 복전이 열릴 것입니다.
 셋째 진리를 속이지 않는 생활입니다. 호호 망망하시나 조그마한 사람의 지은 바도 소소 영령 하게 호리도 틀림이 없이 감응하시니 죄복 간에 지어 놓고 안 받는 진리가 없고 안 지어 놓고 받는 이치가 없으며 한번 지어 놓은 업은 그 어느 곳에 숨는다 할지라도 피할 수 없는 것이 바로 진리입니다.
 그러나 어리석은 우리 중생은 고기가 그물 속으로 피하듯 진리를 속이고 숨으려 합니다. 우리는 어떠한 어려운 일이 있어도 어떠한 유혹이 있어도 끝까지 굴하지 않고 불생불멸의 진리와 인과보응의 이치를 믿는 마음이 꿈속에서도 확신하여 답할 수 있는 믿음을 가져야 되겠습니다.
 진리를 의지하게 될 때 고독한 노인이나 고아도 외롭지 않으며 아무리 부유하고 인연이 많다 하여도 진리를 외면할 때는 고독하고 외로운 것입니다.
 이상 세 가지 속이지 않는 생활로 지난 1년이 되었으면 진실로 부처님 성지에 가까워져서  진리로부터 많은 상을 받을 수 있을 것이요, 이와 반대로 나 자신을 속이고 남을 속이고 진리를 속이는 일이 만에 하나라도 있었다면 깊이 참회 반성하고 새해의 계획을 더욱 굳게 하여 불 보살의 대열에 참예 하여 새 세상의 주인이 되도록 하여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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