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유치원 및 어린이집 현황과
교단의 어린이 교육의 실태와 문제
-대연교당 「원광 어린이집」개설을 계기로-

○… 세상에 어느 나라 어느 부모치고 어린이 보살피는 일을 하룬들 생각지 않는 날이 있을까마는 우선 발등에 떨어진 일에 쫓기거나 형편이 여의치 않을 경우에는 자칫 소홀해지기 쉬운 것이 어린이 문제이기도 하다. 또한 잘 사는 나라에서는 그 풍요한 환경 때문에 일어나는 어린이 문제가 있게 마련이고, 못 사는 나라에서는 그 불우한 처지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꺼리가 있게 마련이다. 그래서 우리 모두는 자신이 처해있는 환경에서 어떻게 하면 어린이들을 올바르게 길러낼 수 있을 것인가. 그리고 어떻게 하면 어린이 복지 향상을 위해 일할 수 있을 것인가? 생각해야 한다. …○
유치원 교육의 의무화가 시급하다.
「어린이집」운영은 일종의 사회사업
아동 복리는 단순한 자선사업 아니다.
<사진설명: 어린이집 운영은 따뜻한 애정과 보살핌이 필요하다.>
한국의 유치원 및 어린이집 현황
「유치원」교육은 최근 들어 어린이의 지능개발과 사회적 적응을 위한 취학 전 교육의 중요성이 강조됨에 따라 점차 일반화하는 경향이 나타내고 있다. 다시 말해서 생활수준의 향상, 각종 매스 미디어와의 접촉기회 증가로 어린이들의 지능은 가속도로 발달하는데 비해 산업사회화, 핵가족화로 부모는 자녀를 돌볼 기회가 적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아직도 적령의 유아 중 유치원 교육을 받는 어린이는 전국적으로 4만 7천 5백 71명뿐으로, 그 취학률은 3.3%에 불과하다. 그나마 그 혜택을 받고 있는 것은 서울을 비롯한 대도시의 일부 상류층 자녀들로 한정되어있다. 그래서 일부 몰지각한 부모들의 허영심에만 부채질하고 있고, 그 대부분의 유치원이 영리화 되고 있고 교육비가 엄청나게 비싸다. 게다가 그 문마저 좁아서 사치와 고급화되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그 실지의 예로 금년 서울 시내 43개 유치원 입학 추첨 평균 경쟁률이 3대 1이었고, 최고 경쟁률은 8.7대 1이었다고 한다.
유치원 교육이 의무교육으로 되어있는 영국이나 이스라엘 등이 있는가 하면 프랑스가 99%, 미국 71%, 일본 60%와 비교할 때 우리나라의 유아교육 실태는 너무도 낙후되었음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 유치원 교육이 이처럼 침체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는 이유 중 하나는 무엇보다 유아교육을 일부 사립기관에만 방치해 두고 있는 소극적인 정책 탓도 있다. 다시 말해서 전국 7백 21개 유치원 가운데 공립 유치원은 8개뿐이며, 지금까지 행정적으로 독립된 장학기구도 없어서 실질적인 지원이나 대책에는 무관심해왔다는 것이다. 때문에 국내 유치원의 실태를 살펴보면 풀장까지 마련된 호화판이 있는가 하면, 운동장도 없이 빌딩이 한 층을 빌려 쓰고 있거나 옥상을 대신 사용하는 등 천태만상이다.
문교부 당국에선 금년부터 81년까지 69개 공립학교에 시범적으로 유치원을 병설키로 했다지만, 그것만으론 그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본다. 또한 공립 유치원의 설립은 무엇보다 먼저 도시의 빈민지역과 여성의 취업률이 높은 공업단지, 그리고 서민 아파트 지역을 비롯한 문화적 혜택이 낮은 곳에서부터 우선적으로 설립해야 할 것이다.
「어린이집」은 본래 경제적 문화적으로 뒤떨어진 아동들의 보호 및 교육을 위해 교사 또는 영양사가 취학 전의 아동(1~ 5세)들을 8시간동안 지도하는 일종의 사회사업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 그래서 관할 부처도 문교부가 아닌 보건사회부가 담당하고 있다.
작년 말 현재 우리나라의 어린이집은 6백여 개에 이르고 있는데, 4백 70여 개가 임시이고 1백 20여 개가 법인체이며 나머지는 시립이나 도립 등 공립이다. 어린이집의 운동장은 1인당 7.5m라고 지정되고 있으나 약 30%가 미달되고 있는 형편이다. 그 실증으로 어린이 놀이터를 보면 전국에 9천 5백여 개소가 있지만 1개의 놀이터 당 약 1천 4백 명이나 되고 있어 대단히 과밀한 현상이다.
이상에서와 같이 아동복지를 위한 시설의 수가 문제되고는 있지만 더 큰 문제는 어머니들이 줄 수 있는 애정이나 보호를 탁아소에서도 할 수 있느냐는 점이다. 잘 훈련된 보모가 없다거나, 아동의 연령이나 욕구에 맞는 프로그램이 없어 아동들의 인격형성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아동의 특색인 창의성 호기심의 충족 등이 이루어지지 못하여 그들의 잠재가능성마저도 발달에 지장을 가져오도록 말살되는 경우도 있다. 어린이가 한두 번 실수를 하였을지라도 미소와 인내심과 이해로써 어머니와 같이 지도해주기를 어린이들은 바라고 있다. 그러나 한 사람의 보모가(보모 1명에 20~ 30명이 따름) 여러 어린이를 보호하다 보면 자애로움보다는 억압과 강제가 앞서고 있다. 또한 모든 물질적 환경조성과 아동들의 성장과 발달을 도울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왜냐하면 어린이들의 생활이란 대부분이 놀이를 통해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한편 어린이들이 모든 교육이 각 연령에 맞게 분류되어 연령에 맞는 오락시설을 설치하여 주어야 하는데, 큰 시설에 모두 모아놓고 보호의 기능만을 할 뿐,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시설이 많이 부족되고 있다.
우리는 여기에서 무엇보다 먼저 아동 복리에 대한 인식이 새로워져야 한다. 단순한 자선적 인도적인 목적에서 벗어나 좀 더 새로운 차원에서 아동 복리를 생각하자는 것이다. 즉 정규적인 훈련과 경험을 쌓은 아동 복지 전문가에 의해, 아동 복지 사업이 이루어지고 발전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아동 복지 전문요원의 선정과 훈련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는 동시에, 그들의 보수에 인색하지 말아서 영구적으로 아동 복지 분야에 종사케 하는 것이다.
원불교 유치원 어린이 교화
교단 최초의 유치원은 정읍교당의 「원광유치원」으로, 원기 38년 6월에 정식 인가를 받아 재생의세의 본교 이념 아래 세워졌다.
원광유치원은 지금까지 1천여 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는데 대부분이 원불교 신자로서 정읍지역 사회발전에 공헌한 바 크다. 그리고 지금까지 유치원 재학생 중 40%가 어린이회에 참석하여 왔다. 한편 그들의 자모 대부분이 원불교 교도는 아니지만 신자가 되었으면 그 중 20%가 입교하여 일반 법회에 참석했다.
원광유치원의 수용인원은 40명인데, 금년에 60여 명이 지원하여 시설 확충이 요구되고 있다. 유치원 임원으로는 원장에 나철중 교도회장, 실무담당에 장인선 정백련 교무, 보모에 나도성 김인수이다.
「창원교당 유치부」는 원기 55년 7월에 김향신(보모)씨를 중심으로 군인 가족과 공단 주변의 교화를 목적으로 발족했다. 그러나 경제적 빈곤과 담당교사의 부족, 교단의 무관심, 시설의 미비 등으로 지금까지 유치원 인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창원 유치부는 건평 12평(교당 법당)에 운동장 50평으로 그 시설이 매우 불충분하며, 40명의 원생들을 강주환 교무와 2명의 보모가 교육시키고 있다. 특히 창원 유치부는 미술 분야에 뛰어나 국제대회 및 전국대회에 많은 입상작품을 냈다.
그의 「장산교당」에서도 원기 58년 7월에 어린이 학교를 개설하여 섬주민들에게 원불교를 인식시킴과 아울러 어린이 교화에 역점을 두었다. 장산 어린이 학교는 탁아소를 겸한 어린이 교육으로써 일종의 자선사업이었다. 지금까지 어린이 학교를 거쳐 간 학생이 1백 50여 명으로, 그 중 70%가 교당에 나온다.
「대연교당 원광어린이집」이 작년 12월 23일 정식인가를 받고 3월 8일에 1백여 명의어린이가 입학식을 가졌다.
「원광어린이집」은 아동 복리법 및 원불교 정관체 4조 3항(양로원 및 유아구료기관 유지경영)에 의거 미취학 정상아동의 보육 및 교육을 담당하여 아동들의 복리증진은 물론 생활향상에 이바지할 것을 다짐하고 있다.
1천만 원의 1년 예산으로 출범하는 대연 원광어린이집의 임원은 원장에 양혜경 교무(부산진), 총무에 정연석 교무(대연)이며, 보모에는 진명순, 김행덕양이다. 그 외 양호 보모 1, 조모 1, 요리사, 요리조수 1명으로 총 8명인데 운영위원과 이사가 각 4명이다.
그 시설은 1층에 20평의 교실(2개)과 원장실, 양호실, 취사실, 화장실, 사무실이 있으며, 2층에 60평의 대강당(법당)이 있고 3층 옥상은 놀이터로 사용되고 있다. 그 외 통학버스를 운행하는 등 그 규모가 매우 커서 적자운행이 예상된다. 그러나 어린이집 운영의 대부분이 아동들의 자모로부터 조달되며, 그 부족액은 운영위원회에서 보충한다.
정연석 교무는 「앞으로 어린이집 운영이 정상궤도에 오르게 되며 순수한 교화의 방향으로 전향하며 원불교를 새롭게 인식시키겠다.」고 한다. 그래서 매월 초에 자모회 모임 및 교육시간을 가져서 서로의 친목을 도모하고 지역 주민들과의 유대도 돈독히 할 계획이다.
이상에서와 같이 원불교의 유치원은 2개(정식 1, 임시 1)뿐이며 어린이집 역시 2개(정식 1, 임시 1)로 매우 저조하다.
한편 교화부에서는 원불교 어린이 교화를 목적으로 원기 60년 5월에 「원불교 어린이 헌장」과 「원불교 어린이 약속」을 제정 발표했다.
그 후 원기 61년 6월에는 「원불교 어린이 교전공부」가 발행되었다. 그리고 지금까지 유년회가 결성된 교당은 3백 29개 교당 중 1백 63개로 1회 법회에 평균 3천 2백 55명이 참석하고 있다. 다시 말해서 1개 교당에 평균 20명이 참석한 결과이다.
유치원 교육이 일반화되고, 어린이집 운영이 시급한 현 시점에서 원불교 어린이 교화정책의 수립은 너무도 시급하다. 다시 말해서 오늘의 원불교가 아닌 미래의 원불교상을 정립하기 위해서는 어린이 교화에 큰 비중을 두어야 된다는 것이다.
어린이 교육의 중요성
오늘날 어린이 교육은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가장 심각하고 의미 있는 도전을 받고 있다. 이 도전은 어떤 의미에서 놀이나 가르치고 노래와 무용이나 가르치는 안이한 정서 교육의 방법에서 벗어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야 한다는 호소일 것이다. 또한 어린이에 대한 단순한 보호나 가정의 양육에 대한 책임의 일부를 대행하고 있다는 착각에서 깨어나 참된 어린이 교육의 의미를 자각하자는 도전이라고 본다.
오늘날 심리학적 연구결과를 볼 때, 다른 어느 시기보다도 초기 경험 또는 어릴 때 경험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다시 말해서 인간의 성격형성과 지능의 발달이 2세에서 3세 사이에 20%, 5세에서 7세 사이가 60%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성격적인 특성, 지적인 특성, 가치관 태도 등 여러 가지 심리적인 특성이 환경에 의해서 결정된다는 것이다. 즉 어릴 때 경험에 있어서의 적절한 자극 여하에 따라서 무한히 개발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상과 같은 이론적 근거를 토대로 어린이 교육의 중요성을 철저히 자각해야 할 것이다. 그리하여 어린이 교육의 당면과제가 무엇인가를 긍정적인 입장에 서서 재검토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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