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언법훈장(要言法訓章) ②

『… 무식하면서도 배우기를 싫어하는 자는 어두운 데서 어두운 데로 들어가는 격이며… 머리를 숙이고 배우는 것은 한 때의 부끄러움이다.』
(21) 대종사 말씀하시었다. 「유식하면서도 배우기를 좋아하는 자는 밝은 데서 밝은 데로 들어가는 것이요, 무식하면서도 배우기를 싫어하는 자는 어둔 데서 어둔 데로 들어가는 자이다.」
(22) 또 말씀하시었다. 「머리를 숙이고 배우는 것은 한 때의 부끄러움이나 묻지 아니하고 모르는 것은 일생의 부끄러움이다.」
(23) 또 말씀하시었다. 「참으로 아는 자는 가벼이 아는 체를 아니 하고 가벼이 아는 체 하는 자는 참으로 아는 자는 매사에 조심이 많아서 비록 중인의 뒷자리에 있어서도 해를 끼치는 법이 없는 것이다.」
(24) 대종사 말씀하시었다. 「살기를 좋아하는 사람이 죽어지는 이치는 알지 못하고 자살을 도모하는 사람이 다시 살아지는 이치는 알지 못하나니 참으로 농판이다.」
(25) 대종사 말씀하시었다. 「일하는 데 노력하는 사람은 밥을 구하지 아니하여도 밥이 많으며 장구할 것이요, 먹는 데에만 노력하는 사람은 밥이 부족하려니와 또한 장구하지 못할 것이다.」
(26) 대종사 말씀하시었다. 「우치한 사람은 명예를 구하는 것이 도리어 명예를 손상하게하며 부처와 성인은 따로이 구하지 아니하고 당연한 책임만 행하건마는 위대한 명예가 스스로 돌아오는 것이다.」
(27) 또 말씀하시었다. 「남이 알아주지 않음을 근심하지 말고 먼저 지행을 갖추라. 이름은 실(實)의 그림자이다. 실이 있는 곳에는 반드시 이름이 있으나, 이름이 있는 곳에 반드시 실이 있지는 못한 것이다.」
(28) 대종사 말씀하시었다. 「세상의 진리가 숨어있는 것은 반드시 나타나고 마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런 진리를 알고 사는 사람은 죄를 짓고 드러내지 아니하려 애쓰는 것보다 애초에 죄를 짓지 아니하는 데에 노력하는 것이다.」
(29) 대종사 말씀하시었다. 「마음이 참된 자는 진리가 복으로써 성사하고, 마음이 거짓된 자는 진리가 재앙으로써 선사하는 것이다.」
(30) 대종사 말씀하시었다. 「참된 말은 거짓 사람의 마음을 불안하게 하고 거짓된 말은 참 사람의 마음을 불안하게 하는 것이다.」
(31) 대종사 말씀하시었다. 「은혜를 발견하면 원수도 다시 은인으로 화하고 원만을 일어내면 은인도 오히려 원수가 되는 것이다.」
(32) 또 말씀하시었다. 「남의 은혜만 많이 바라는 사람으로서 다른 사람의 세정 알아주기가 어렵고 제 욕망만 채우려는 사람으로서 남에게 혜시하기가 어려운 것이다.」
(33) 기묘년 여름에 오래 가물어 농민들의 원성이 자못 높았다. 대종사 요언으로써 훈시하시었다. 「네가 오래 오지 않는 데에 사는 농민 대중은 천지를 원망하는 것보다 과거의 은덕을 더욱 느낄지어다.」
(34) 대종사 말씀하시었다. 「나의 잘못을 용서하는 마음으로 남의 잘못을 용서하면 낙원을 얻을 것이다.」
(35) 대종사 말씀하시었다. 「공부심이 없이 사는 사람들은 보통 하는 말이라도 촉이 달려 나오므로 길과를 나쁘게 맺어서 뒷날의 화를 불러오고, 공부심이 있이 사는 사람은 보통 하는 말이라도 덕이 따라 나오므로 길과를 좋게 맺어서 뒷날의 복을 불러오는 것이다.」
(36) 대종사 말씀하시었다. 「재앙은 대개 매사를 삼가지 않는 데로부터 오고 병은 대개 음식을 조절하지 않는 데로부터 오는 것이다.」
(37) 대종사 말씀하시었다. 「그대들은 삼가 남의 덕만 바라지 말고 나의 덕을 남에게 베풀기를 좋아할, 짓지 아니하고 바라기만 하면 덕이 오지 아니하고 해가 오는 것이다. 또는 내가 남을, 사랑하기만 할 따름이요, 남이 나를 사랑하여 주기만 바라지 말자. 나의 사람이 없이 공연히 바라기만 하면 사랑이 오지 아니하고 미움이 오는 것이다.」
(38) 대종사 말씀하시었다. 「중생과 불보살들이 다 같이 바쁘나 중생은 천당을 부셔서 지옥 만들기에 바쁘고 불보살들은 지옥을 부셔서 천당 만들기에 바쁘나니 그대들은 지금 무슨 일에 바쁜가. 반성하여 보라.」
<하섬수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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