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화의 원리 찾아 종교적 획일화를 완화(緩和)

<사진설명: 일본의 신도에서 파생된 강산시의 금광교 본부>
3. 아시아 종교의 제 문제
탈종교 시대의 종교를 모색함에 있어서 아시아 지역의 종교에 대하여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아시아 지역의 종교를 외면하는 오늘의 종교는 아무리 고등종교라 할지라도 힘없는 종교라고 본다. 그들과 대화하며 그들이 지녀온 전통종교를 이해하는 일은 금후의 인류 앞에 놓여진 크나큰 문제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과연 「막스 웨버」가 지적한 바와 같이 아시아의 종교는 영원히 잠들어 깨어나지 못하는 「마법의 정원」으로 괄호 안에 넣어도 좋은 것인가?
힘 있는 종교들은 어처구니없이 자기 종교의 확충에만 몰두하고 있을 때 역사의 좌표는 점점 달라지기만 한다. 여기에서 먼저 아시아의 종교 상황은 어떠한가 논해 보기로 한다.
세계 제2차 대전 후의 아시아의 상황은 가장 복잡한 가운데 미묘하게 전개되고 있다. 그간의 동서대결이라는 국제적 긴장에서 오늘의 정세는 남북문제로 바꾸어지고 있는 것이며, 특히 아시아 지역에서 일어나는 남북문제는 민족단위로 이루어진 종교들의 갈등을 야기함으로써 매우 처참한 전쟁을 허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오늘의 국제 정세가 남북문제로 전환되었다고 보았거니와 이 남북문제는 그 심층에 종교가 깔려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종교가 담당해야 될 궁극의 목표인 평화문제는 국제적 정치가들의 구호에 그치고 있을 뿐 인류 공동의 적이 되고 있는 전쟁의 먹구름은 아시아 지역에서 저기압 상태를 이루고 있다.
동서대립의 긴장을 야기했던 이른바 선진국들은 자국 내의 부조리한 현상을 몰아내기 위하여 또는 전쟁의 불씨가 자국 내에서 번지지 않게 하려고 온갖 노력을 다 기울이는 모습니다.
이에 반하여 아시아 지역에서는 그들이 오랫동안 지켜온 전통적 종교의 갈들이라든가 또는 식민지 시대의 크리스트교의 유입 등으로 복잡하게 얽혀 대립되어 있기 때문에 현금에도 전쟁을 도발시키고 있는 것이 아닐까?
결국 탈(脫)아시아의 관건은 아시아 지역의 종교를 어떻게 이해하며 발전시켜 나아갈 것인가에 달려있다고 본다.
남부 아시아 지역에 있어서의 종교 상황은 특수 문화권을 이루고 있는 인도의 경우 가장 복잡하다. 「힌두」교, 회교, 불교 등 전통 종교의 수용과 사회 계급적 차별의 관습 때문에 격차 현상은 매우 심하다.
남부 아시아권에서의 종교상황은 불교에 의해 유일하게 독립을 유지해 왔던 태국을 제외하고는 거의가 식민지 시대를 겪은 나라들이어서 중국문화· 인도문화· 「말레이」문화 등으로 혼합 문화권을 형성하고 있다. 화교를 통한 불교의 흐름, 중앙아시아와 연결된 회교, 스페인이나 영국 미국 등을 통해서 받아들여진 「가톨릭」이나 「프로테스탄트」 등이 그들의 종교적 감정을 달래주고 있으며 그 중에서도 불교의 세력이 가장 강하다.
동남아시아 제국들은 전후의 국가 독립 정신이 고조됨으로써 국민감정을 응집시키는데 어떤 종교가 지배적으로 역할 되어 지느냐 하는 문제로 자극되어지고 있으며, 이에 따라서 동남아시아권의 혼합문화를 형성해가고 있다.
동부 아시아라 함은 한· 중· 일을 지칭하는 것이며 이를 한(漢)문화권이라 불러오기도 한다. 다시 말하면 동서 문제가 긴장되었던 현대 전사(前史)(1950년대)의 국제정세 속에서 서양문화에 대응하고 지칭되어진 동양문화권이라고도 말할 수 있다. 이 동부아시아권의 동양문화에 주축을 이루고 있는 종교는 역시 불교인 것이며 가장 오랜 전통과 넓은 국토를 지니고 있던 중국의 특수 문화권을 이루게 했던 유교나 도교가 한국이나 일본에 영향되어져 있음으로써 이른바 유· 불· 선의 삼교가 한(漢)문화권 속에서 상호 조화를 이루면서 고도 정신 문화 현상을 이루어왔다.
오늘의 시점에서 아직도 긴장되어진 동서 문화를 완화시키는 역할로써 유· 불· 선 삼교의 조화적 원리를 찾아야 한다. 그리하여 서양의 절대 유일신을 강조하며 타종교를 이단이라고만 규정지으려는 종교적 획일화의 위험성을 완화시키는 작업을 해야 한다.
이와 같은 동양문화의 주체성이 아시아 전역에서 인증받아질 때 서구 문화명의 몰락을 보강(補强) 횡축(橫築)해주는 역할까지도 하게 될 것이다.
서양의 기독교는 물질문명을 안고 서(西)에서 동(東)으로 돌고 있다. 이에 대하여 동양의 인도주의적 정신문화는 유· 불· 선 삼합의 원리를 특징으로 하고 오늘의 서양문명에 대응하고 있다.
여기에서 우리는 먼저 한국의 전통문화 속에 흐르고 있는 유· 불· 선 삼교를 통하여 종화원리를 찾을 수 있을 때 그 「화(和)」의 이념으로써 우리는 전(全) 아시아에 깔려있는 어두운 종교를 밝혀주고 나아가서 「싸워 이기려고만 하는 모든 대립관념」을 넘어서도록 가르쳐주어야 한다.
<원광대 교학대학장·본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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