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챠드 A 가드

◎…미국 불교계를 대표하며 세계 종교 개발연구소 사무장으로 있는 「리챠드 A 가드」박사와 일본 불교 잡지 「부디스트」사장이며 세계연방 일본 불교도 협의회 상임이사로 있는 산중용연씨가 본교 개교반백년 기념대회에 축하객으로 참석하였다.
지난 10월 8일 기념관에서 베풀어진 대사상강연회에서 일본의 산중용연씨는 「세계연방주의와 종교」 미국의 가드박사는 「원불교 출현의 역사적 의의」라는 연제로 강연을 하였다.
여기에 두 외국인의 강연내용을 전제한다. 유교수의 강연은 지면관계로 부득이 다음으로 넘기게 되었다.…◎
본인에게 주어진 제목은 매우 시의에 맞다고 생각됩니다. 우리는 모두 앞으로 종교가 나아가야 할 방향과 또 원불교가 어떻게 보다 행복하고 평화스러운 세계를 건설하는데 기여할 것인가에 관하여 지대한 관심과 흥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것들은 우리들이 관심을 두어야 할 중요한 문제들이지만 이들을 정의하고 서술하기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오늘날 세계에는 여러 형태의 종교와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종교단체와 종교기관이 있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그 많은 종교들의 공통적인 방향을 쉽게 알 수 있겠습니다.
원불교는 한국 아니 세계 불교계에 있어 하나의 박력 있는 새 운동이며 지난 55년 눈부시게 확장 발전해 온 종교입니다. 이처럼 힘 있게 빠른 속도로 성장 발전하고 있는 원불교가 앞으로 세계 종교 사조에 어떻게 참여할 것인가를 간단히 점치기는 어렵습니다.
주어진 주제가 복잡하면서도 중요하기 때문에 이 문제를 분석한다는 것이 어려운 줄 알면서도 이 자리에서 몇 가지 견해를 피력하여 여러분과 같이 생각해 보려 합니다.
종교의 성격을 어떻게 이해하고 정의를 내릴 것인가? 우선 이 문제부터 생각해 보기로 하겠습니다. 오늘날 통용되는 일반적인 개념에 의하면 「종교」란 초인적인 이상이나 힘에 관한 조직화된 신앙 및 수행단체를 말합니다. 이러한 개념은 원래 서양적인 것이며 문예부흥시대로부터 시작되며 특히 19C 초 이래 발전되어 왔습니다. 아세아에서는 약 1백여 년 전에 일본에서 처음으로 「종교」 혹은 「철학」이라는 말들을 쓰기 시작해서 중국, 한국, 월남에서도 뒤이어 쓰게 되었습니다. 종교는 그와 같이 보면 기독교, 힌두교, 이슬람교, 유대교는 물론 불교까지도 단순히 사회의 여러 단체 중의 하나에 불과하다고 보게 되기 쉽습니다. 그러나 전통적으로나 근본적으로 생각하면 불교는 하나의 완전한 문화이며 기독교나 기타 타 종교 등과 마찬가지로 많은 국가 사회에서 완전한 인생의 길이요 사상으로 여겨져 왔습니다.
여기서 지적하고 싶은 것은 옛날 전통사회에서는 불교나 기독교 힌두교 이슬람교 및 유태교 등 모든 종교가 많은 나라의 각이한 민족의 일상생활에서 비슷한 역할을 했었으나 오늘날 사회에서는 그들 종교들이 정치 경제 사회 및 다른 여러 형태의 단체들과 어깨를 겨누는 하나의 단체라는 점에서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른 바 이들 종교들이 국가 사회에서 고립된 단체가 될 것인가. 또는 국가 사회에서 보다 개화된 세력이 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문제는 대단히 중요하고도 근본적인 문제입니다. 종교나 국가 사회에서 고립된 단체로 될 경우 모든 종교는 똑같은 어려움에 봉착하게 될 것입니다.
한편 종교가 국가 사회에서 보다 개화된 세력이 될 수 있는 것이라면 원불교야말로 이 세계에 실속 있는 기여를 할 수 있는 종교라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원불교는 제도적 형식주의에 흐르지 않고 불교의 근본이념과 행동규범에 따라 무엇보다도 인간의 가치와 복지증진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날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문제들은 수 없이 많으나 본인은 세 가지 근본적인 문제와 필요성에 관하여 말씀드릴까 합니다.
첫째, 오늘날 이 세계는 하나의 책임 있는 인간으로서 갖추어야 할 올바른 지식과 올바른 처신이 요구됩니다. 즉 인간은 자기 자신을 인간적으로 개발할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윤리학을 위시한 인문 및 사회과학을 보다 더 배우고 닦아야만 합니다.
둘째, 자연환경의 올바른 이해와 올바른 작용이 절실히 요구됩니다. 즉 인간은 자연 속에서 자신을 교화할 필요가 있으며 그러기 위하여 사회생태학을 위시해서 자연과학을 보다 더 닦고 연구할 필요가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인간과 자연과의 상호의존관계를 올바로 이해하고 적절히 작용시킬 필요성이 요구됩니다. 즉 인간의 모든 형태의 생령과 관련해서 자신의 존재를 깨닫고 완전하게 해야 할 필요가 있으며 그러기 위해서는 철학과 종교를 보다 더 배우고 닦을 필요가 있으며 특히 불교도와 기타 모든 다른 종교인들 간에 진정한 이해와 협조가 요구됩니다.
이런 필요성을 충족시키는 것과 불교사상 및 불교적 행실의 중요성과의 관계는 관심 있는 분이면 누구에게나 분명해질 것입니다.
지금부터 2천 5백 년 전 불타께서는 인류에게 『선을 행하고 악을 피하며 마음을 청정하게 하라』고 가르쳤습니다.
이와 같은 불타의 가르침은 삼학이라는 근본적 불교 교지로 발전했는데 삼학이란
첫째, 보다 높은 도덕성에로 이르게 하는 덕성 있는 품행을 닦는 훈련, 둘째, 보다 높은 사상에로 이르게 하는 정신집중의 훈련, 셋째, 보다 높은 통찰력을 길러 열반에 이르게 하는 자각을 위한 초월적 이해와 훈련 등을 말합니다. 결국 자신과 타인과 자연에 대한 바른 지식과 바른 행동을 확립하는데 있어서 과거 불교의 공헌은 오늘날까지도 많은 아시아 사회에서 증명되고 있으나 시간이 없이 성취된 기록의 요약도 할 수 없음을 유감으로 생각합니다.
그러나 원불교의 활용에 대해서는 간단히 밝힐 필요가 있는데 왜냐하면 원불교는 정신과 물질의 두 방면의 문명을 증진시켜서 인간과 환경을 개선하고 그에 의하여 영원한 세계평화를 달성시키게 하기 때문입니다.
이 점에서 인생의 요도와 공부의 요도를 원불교 교전에서는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습니다.
『사은사요는 인생의 요도요 삼학팔조는 공부이 요도인 바 인생의 요도는 공부의 요도가 아니면 사람이 능히 그 길을 밟지 못할 것이요 공부의 요도는 인생의 요도가 아니면 능히 그 공부한 효력도 다 발휘하지 못할 지라 이에 한 예를 들어 그 관계를 말한다면 공부의 요도는 의사가 환자를 치료하는 의술과 같고 인생의 요도는 환자를 치료하는 약재와 같나니라.』
사대강령은 첫째, 바른 깨침과 바른 행동 둘째, 은혜의 자각과 은혜에 대한 보답 셋째, 불법의 실제적 활용 넷째, 공중에 대한 무사한 헌신입니다.
원불교의 주된 견해는 모든 것은 진리부처님의 화현이요, 일마다 부처님에게 불공하듯이 모든 일을 하라는 것으로 일상생활 중에서 한 순간도 부처를 잊지 말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원불교의 신앙문은 인간의 상호작용의 이론에 근거한 사은(천지은, 부모은, 동포은, 법률은)과 사요(자력양성, 지자본위, 타자녀교육, 공도자숭배)로 조직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원불교의 일상훈련의 표준은 무시선 무처선으로 원불교 교도는 이 표준에 의하여 주의 깊게 수행을 게을리 하지 않으며 어느 때 어느 장소에서나 불법을 실천합니다. 원불교 수행문은 진공과 묘유의 이론에 근거한 삼학(정신수양, 사리연구, 작업취사)과 팔조(신 분 의 성 불신 탐욕 나 우)입니다.
원불교의 기본적인 수행은 교리에 근거하고 있으며 원불교의 삼대 목표는 1. 불법의 연구와 전파 2. 교육기관의 설립과 유지 3. 자선사업의 계획과 수행입니다.
이 목표의 성취에 대한 자세한 보고는 이 기념 프로의 도처에서 볼 수 있으나 본인은 다만 이 점만을 말하려고 합니다. 즉 원불교의 주의주장은 현재와 미래의 사회문제에 대한 적절한 방향제시이며 또한 원불교의 수행은 현재와 미래의 사회문제로 해결하는데 활용될 수 있고 따라서 물질이 개벽되니 정신을 개벽하자는 원불교의 표어는 우리의 일상생활을 밝게 인도해 나가는 것을 도와줄 것입니다. 이와 같은 방법으로 한국과 세계 불교에 있어서 박력 있는 움직임인 원불교는 물질과 정신이 조화적으로 아울러 발전하는 이상세계를 건설하는데 현재의 여러 종교들에게 큰 힘이 되어줄 수 있을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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