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6일, 우리 전 교도는 제65회 대각개교절을 맞는다. 다 잘 알고 있는 바와 같이 이 날은 우리 소태산 대종사께서 탄생하신 날이요, 또한 26세의 청년 구도자 소태산 대종사께서 대각을 성취하신 날이며, 이 뜻 있는 날을 기연하여 이 세상에 처음으로 우리 새 회상이 열리었고 동시에 우리 법의 형제들이 진리의 생명으로 거듭 나게 된 공동생일까지를 겸한 날이다. 이와 같이 대각개교절은 우리 교단 최대의 경축일로서 중앙총부를 위시한 전국 각 교당에서는 3월 26일부터 4월 26일까지의 약 한 달 동안을 대각개교를 기념하는 경축기간으로 정하고 전야제와 기념식을 비롯하여 각종 행사를 전 교단적으로 갖게 된다. 이미 계획하고 있는 각종 행사의 내용을 잠간 간추려보자면 수행정진, 사회봉공, 문화 활동 등으로 대별할 수 있다. 이러한 일련의 행사들은 작금에 창안해 낸 특수한 종목이라 할 수는 없고 가위 연례행사가 돼 온 터이지만 항상 연례행사가 되풀이하기 쉬운 타성화를 스스로 경계하면서 대각개교의 참 뜻과 그 새로운 역사적 의미가 바야흐로 이 땅에 올바로 정착하여 모든 사람의 마음에 제대로 스며들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행사의 성격이나 교무에 있어서는 저마다 교구 교당별로 그 지역사회 중심일 수도 있고, 또 전국적 규모일 수도 있겠으나, 그 일이 적으면 적은대로 크면 큰 대로 또 한 가지도 소홀함이 없도록 주도면밀한 계획과 세심한 주의가 필요함은 물론이다.
수행정진이나 사회봉공이나 문화 활동 등의 행사가 우리 교역자나 교도들에게 있어서는 너무나도 당연한 상식이요, 일상생활과 같은 것들이면서도 새 성자, 새 진리, 새 종교의 새 역사 탄생의 뜻을 기리는 이 마당에서는 더욱 대각개교의 본질적 내용이 정말 근원적으로 재창조 되어가는 계기인 것을 자각할 때 정작 이 일을 맡게 된 당무자들의 긴장은 한결 새로워지게 된다. 한 일 한 일의 측면에 서서 좀 더 궤적으로 이야기를 해 보면, 수행정진은 물론 우리들의 끊임없는 영생의 과제이면서, 특히 이 기간에 있어서는 소태산 대종사 구도의 영정을 각자 삶의 체험을 통하여 재현할 계기를 삼으며, 저마다 새로운 인격의 재구성을 기하여 나가는 진정 의롭고 청신한 구도적 기풍을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말하자면 공부하는 원불교인의 그 진지한 내면적인 자세를 더욱 새롭게 가다듬어 가자함이다.
다음 사회봉공의 면에 있어서도 그렇다. 양로원이나 보육원, 모자원 등 사회의 그늘진 곳을 몸소 차장서 잠시나마 보살펴주고 위로하는 것이 당연한 노릇이고 또 주변의 불우한 사람들, 근로소년 저층 근로자들을 위해서도 나름대로 도와주어야 하는 일들이 결코 누구에게 미룰 일이 아님은 물론이지만, 궁극적으로 우리들의 모든 삶이 생명의 공동체를 통한 중생 화익의 큰 보람으로 연결되는 그 기쁨, 그 은혜로서 서로가 마지 못하는 동연공생의 혈륜임을 스스로 저윽히 깨달게 하는 계기를 보여주어야 마땅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보다 깊은 신뢰와 이해, 따뜻한 인간 가족의 애정으로 그 감사와 정의를 서로가 길이 간직하도록 언제나 그렇게 다가서주고 보살펴주어야 하겠다. 이 가운데 주고받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반드시 한정된 값으로 따지는 물건의 거래가 아니요, 그것은 마땅히 끊임없이 이어주는 감사의 손길이어야 하고 정의(情誼)의 말씀이어야 한다.
다음 문화행사에 있어서 한 가지 이야기 하고 싶은 게 있다면 그것은 성실과 품위이다. 사상 강연회, 성가 음악회, 체육회 등 다양한 문화적 활동에 있어서 그 일거수일투족이 「원불교적 표현」이라는 데 유의하여 그 하자 없는 실상의 얼굴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졸속을 지양하고 오직 성실과 품위로써 대중에게 감동과 공명을 안겨주는 모범이 되어야 하겠다.
도대체 말하기는 쉬우나 행하기는 어려운 것이 우리네의 상황이다. 요즈음 더욱 긴박한 내외 정세 속에서 우리 교단의 어려움이 또한 가중돼 가는 실정이다. 그러나 이 난국일수록 우리들이 해야 할 일을 스스로 찾아서 묵묵히 헤쳐 나가야 한다.
하나의 행사를 치러내는 데에는 내용과 방법, 제정적 뒷받침과 실천적 여건이 모두모두 조화를 이뤄내야 한다.
제65회 대객개교의 경절을 맞아 교단과 세계가 한결 거듭나는 새로움으로 평화와 안정을 누리기를 심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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