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고에 길이 전하여져 많은 창생을 제도할 교강이 초안되고, 반포된 거룩한 성역을 버려두었던 우리 후진들이 이제 겨우 부끄러움을 면하게 되었다.
그 땅이 우리의 소유가 아니라 손을 못 댄 이유로 돌릴 수야 있었지만, 몇 년 전에는 칡넝쿨과 가시덤불에 덮여 방향도 찾을 수 없이 넝쿨을 헤치며 가슴을 쳤다.
다행히도 몇 년 전 하섬 수양원 식구들이 석두암터만이라도 넝쿨을 쳐내고 그 자기에 높이 1m도 못 되는 각목에 하얀 페인트칠을 하여 「제법성지 봉래정사 석두암터」라 써 표시목을 세웠다. 참배 교도들이나 뜻 있는 몇 사람은 이것도 황공하였다.
표시목이 없을 때는 아무 방향이나 인사를 하고 심고를 올리었으며 쳐다볼 데가 없으니 앞산을 바라보며 성가를 불렀으나 이 표시목이 세워져 표시 목에 똑같이 인사하고 표시 목 주위에 빙 둘러 서서 심고도 하고 성가도 불렀었다.
그런데 그 표시목이 성역 1차 장엄사업이 끝남과 함께 한 시대를 거두었다.
이 각목 표시 목은 생각하는 사람에 따라 박물관에 보관이 될지 화덕으로 들어가게 될지…
▽ 제법성지에 기녀비가 세워지던 날, 비는 억수로 퍼부었다. 우산을 받았어도 옷들이 다 적은 채 3시간을 지켜보며 입비식을 조촐히 했는데 작달비를 맞으며 그 어려운 일을 한 석공들이나 잡부들도 「일원대도」비 세운 공덕으로 자손 대대까지 복락을 누리었다.
원불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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