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윤판용 교도, 육영장학금 1,000만원 기탁

참 아름다운 마음씨를 가진 사람이 있다.

그는 국민기초수급자이다. 또 얼마 전까지 장애인들의 보금자리인 익산 동그라미에서 생활하던 생활인이었다.

그는 7년 동안 시설에서 거주했다. 하지만 지금은 스스로의 힘을 갖춰 직장인이 됐다. 그리고 성직자 양성을 위해 써 달라며 장학금 1,000만원을 기탁했다.

그 아름다운 마음을 가진 주인공은 윤판용(52·어양교당) 교도 이다.

겨울 햇살이 따스하게 내려쬐는 4일 오후 2시. 환한 얼굴로 흙색 큰 봉투를 들고 윤 교도가 교정원 교육부를 찾았다. 내심 부끄러워하면서도 얼굴엔 미소가 가득하다.

"이렇게 소중한 장학금을 어떻게 모을 생각을 다 했을까." 강명진 교육부장이 윤 교도의 등을 다독이며 물었다.

윤 교도가 긴장한 탓일까. 하얀 이를 드러내며 웃고만 있다. 그때 오랫동안 윤 교도를 돌보며 동그라미 원장으로 재직했던 배현송 기획실장이 그를 대신해 말했다. "윤 교도는 동그라미에서 공동가정 생활할 때도 요리를 해서 아이들을 아빠처럼 돌봐주고, 등산할 때도 자신보다 힘겨운 사람을 끝까지 돕는 자비심이 넘치는 생활을 했던 사람이었다." 옆에 있던 윤 교도는 배 실장의 칭찬이 부끄러운 듯 눈을 찔끔 거렸다.

윤 교도는 "국민의 세금으로 도움 받으며 동그라미에서 생활 해 지금은 어엿한 자유인이 되었다"며 "힘 미치는 데로 도움받은 은혜에 보답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윤 교도는 성직자를 보면 왜 그리 좋은지 모르겠단다.

삼동주유소에 취직하여 일하던 때, 그곳이 예비 교무들 장학금을 주기위해 운영되는 사업체임을 알고 윤 교도도 장학금 마련의 꿈을 키우기 시작했다.

사실 국민기초수급자로 약값도 넉넉지 않을 처지일 텐데-, 얼마나 안 쓰고 모았을까 싶다. 하지만 작게 가졌어도 베풀고 나누기를 좋아하는 윤 교도는 한 푼 두 푼 통장에 저축을 했다.

그리고 장학금의 목표액 일천만원이 채워지자 지체하지 않고 교육부로 달려온 것이다.

이 장학금은 윤 교도의 전 재산이나 다름없는 금액이다. 윤 교도는 "또 일해서 벌면 된다"며 "예비 교무님들이 훌륭한 교무가 되도록 이렇게라도 응원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지금도 건강치 않은 몸으로 자원봉사활동을 쉬지 않는 윤 교도는 주말에는 어양교당에서 주 중에는 동그라미에서 마음공부를 쉬지 않는다.

을씨년스런 추위에 옷깃 여미게 하는 겨울. 윤 교도의 선행에 이 겨울이 참 따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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