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과 희망이 살아있는 문화 교당

나포리에 오면 문화가 그들의 삶에 기본적 상식
모든 분야에 전문가 양성, 문화 알리는 거점 교당
문화는 교화를 하기 위한 징검다리
사무여한과 무아봉공정신으로 일관해

▲ 중앙총부 대각전에서 경산종법사를 모시고 교당 비전을 발표한 나포리교당 교도들과 이진수 교무.

초겨울 아침 안개에 둘러 싸인 작은 시골 마을 산언덕에 자리한 교당이 한 폭의 산수화를 연상케 한다. 들판엔 간간히 철새들이 바쁘게 날개짓을 하고 있는 철새 도래지인 군산시 나포리. '이태리를 가지 않아도 나포리의 문화를 즐길수 있다(?).' 이곳 군산시 나포면 나포리에서 우리문화를 시대에 맞게 대중이 즐길 수 있도록 만들어가고 있는 중앙교구 나포리교당 이진수 교무와 교도들.

이곳엔 어린 아이부터 어른들까지 마치 가족 같은 화기로운 교당 분위기가 절로 난다. 또 젊고 활기찬 교당의 모습, 교화도 그렇게 이뤄지고 있었다.

11월29일 일요예회 날에 찾은 나포리교당은 재가 교역자(원무)들이 흰 법복을 입고 예회 의례를 주관하고 있었다. 조금 낯설긴 했지만 나포리교당 만의 문화였다.

오늘은 김혜인 교도 부회장이 신행 감상담을 하는 날이다. 그는 "남편 이남영 교도의 안내로 입교해 신앙생활을 해왔지만 공부심이 부족해 일이 잘 못되면 원망생활과 남의 탓으로 생활을 해왔으나 익산시내에서 나포리로 이사와 이진수 교무를 만나고 속 깊은 공부인으로 거듭나 창립주로서의 주인 된 삶을 살고 있다"고 말했다.

이 교무는 김 교도의 신행생활에 대해 높이 평가하면서 "그 마음이 변치 않고 나포리교당의 모범이 되어 달라"고 격려했다. 이렇게 나포리교당은 지난 10월에 교당 교화 비전을 발표하고 교도들의 신행감상담을 예회에 발표하게 했다. 이는 교도들로 하여금 나태했던 마음을 교법에 바탕 한 삶이 되도록 다짐의 시간이 되고 있다. 군산시 나포면 용호초리의 허름한 오두막에서 시작한 나포리교당이 올해로 11년이 되었다.

최근에는 교당 비전 발표와 더불어 중앙총부를 찾아 그 의지를 다지는 것으로 경산종법사를 모시고 기념법회에 비전을 보고했다.

나포리교당은 비전에 관련한 조감도를 준비해 놓고 이와 관련 5대 비전을 세웠다. 그 비전은 타 교당과 달랐다. '교화대불공을 선도하는 교당, 교법에 맥을 댄 후진 양성하는 교당, 혁신 문화사업을 실행하는 교당, 선후진이 나눔과 섬김을 함께하는 교당, 지역과 인류사회에 은혜를 나누는 교당이다. 사업목표로 대각전 건립, 장학재단 설립, 차문화 박물관 건립, 영모전 건립, 국제 선명상센터 건립, 문화예술고등학교 건립, 다문화가정 문화센터 건립을 계획하고 있다.

▲ 원불교100년을 향해가는 나포리교당의 조감도. 문화를 주제로 한 거대한 테마 파크 교당 비전을 계획, 추진 해 가고 있다.

이에 따른 재정확보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과 재가교역자 100명, 청소년 교화지도자 100명, 10만평의 부지확보와 3천명의 입교 교도를 만들겠다'는 비전이다.

교당 상황을 모르는 이는 이런 발표가 '허황된 꿈'이라고, '발표에만 그치지 않겠냐'는 사람도 있지만 그들의 생활과 공부하는 모습을 보면 해내겠구나 하고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젊은 청년교도들은 구간도실(교당)과 기숙사에서 공동생활을 하면서 아침저녁으로 기도와 염불로서 마음을 챙긴다. 또 교전공부 후에 공사시간을 두어 모든 회의가 이뤄진다. 나포리교당 만의 공동체 생활을 통한 가족형성을 이뤄간다. 그런 신행의 모습 속에서 전무출신을 세우고 근무하는 이가 5명이다. 또한 원무로 활동하면서 근무하는 이가 5명, 이들은 일반교화담당, 청년담당, 교당교화담당 등 각 분야별 담당업무를 맡고 있다.

나포리교당 교도들의 특별한 삶은 서약서에 고스란히 묻어난다. 한정연 교도외 하성수, 김수정, 송지운, 양미송, 오지영 교도 등 5명이 진리 전에 서약을 했다.

서약서는'본인은 나포리 생활표준과 대종경 신성품 7장, 10장, 13장의 주인공이 되기로 서원하며 사무여한, 무아봉공 정신으로 실천할 것을 아래와 같이 서약합니다'로 시작된다. 몇 가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새벽기도와 좌선을 목숨과 같이 실천 ▷나포리 일과를 철저히 지키기 ▷미래의 주인 어린이와 학생 교화, 인재양성에 앞장 ▷지역사회 아동복지센터 유치 ▷나포리 법문집 완성이다.

이들은 신앙하고 수행하는 삶이 남달랐다. 얼마 전 총부 직원조회에서 '교역자들이 교법을 준수해야 한다'는 도량상규 규정을 보는 듯했다.

이러한 삶속에서 그들의 꿈도 영글어가고 있었다. "나포리의 비전인 전통문화체험센터를 잘 가꾸고 싶다"는 송지운 원무. "처음 교당에 왔을 때 이 교무님이 부엌에서 3년 동안 근무하면서 성공하라고 하셔서 당황스러웠지만 앞으로 맛의 달인이 되고 싶다"는 정여송 교도. "처음 마음과 현재의 마음이 한결같기를 기도한다"는 김수정 교도. "출가하기 위한 공부를 하고 있다"는 하성수 간사. "교무님의 보좌역을 잘 하겠다"는 전종민 교도는 법인의 사무국장과 청년교화담당을 맡고 있고 올해 원무 사령을 받았다. 이들은 이렇게 마음공부하면서 각자의 꿈을 향해 정성을 쏟고 있다.

박명보 교도회장은 "교무님이 우리들에게 '안한다. 안된다. 하지말자. 힘들다. 어렵다' 등의 부정적인 말을 하지 말자고 약속을 했다"며 "앞으로 나포리교당이 마음공부의 성지가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나포리교당은 전 교당들 중에 석·박사학위와 강사로 활동하는 교도들이 제일 많을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교당에는 사단법인이 3개가 운영되고 있다. 사)국제차문화교류협력재단, 사)한국복식과학재단, 사)국제선요가협회 등을 설립하고 문화교화에 전력하고 있다.

이 교무는 "나포리교당 교도가 되면 이와 관련한 학과의 교육을 의무적으로 공부할 수 있게 하고 있다"면서 "그들은 우리 문화를 이끌어가는 선도자요, 문화 교화자들이며, 나포리에 오면 문화가 그들의 삶에 기본적인 상식이 된다"고 말했다. 모든 분야에 전문가를 양성한다는 이 교무의 취지다. 그러므로 우리문화를 알리는 첨병역할을 하고 있는 동시에 우리문화를 알리는 거점 교당이 되고 있다.

이 교무는 "문화는 교화를 하기 위한 징검다리"라며 "우리가 신앙하고 수행하는 것은 결국 문화로 승화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그는 "이제는 문화교화를 함께 해야 할 때"라며 "당시 이 문화를 하는 사람들을 속칭 '딴따라'라고 비난하고 할 때는 어린 마음에 참 힘들었다. 누가 비난을 하더라도 돌팔매질을 당하더라도 사무여한과 무아봉공정신으로 가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제가 있는 동안 3백년까지는 갈 수 있게 그 밑바탕을 해 놓겠다"면서 지난 시간의 소회와 각오를 밝혔다.

나포리교당에서는 내년에 처음으로 웰빙약선음식대회를 열 계획이다. 또한 최근에는 나포리교당 주무인 김혜순 교도의 '왕의복식' 출판기념과 전주한옥마을에서 홍보대사 국악인 오정해 씨의 사회로 명상차회, 전통문화전시체험마당, 한복콘테스트와 해설이 있는 한복 패션쇼 등 다채로운 행사들이 이루어졌다. 또 서울 코엑스 C홀에서 열린 '카페쇼 애프터눈 티파티'가 열려 큰 호응을 얻었다.

해와 달이 뜨면서 질 때까지 비춘다는 나포리교당. 당시 교회 집사 집이었지만 3년간을 쫓아 다니면서 이뤄낸 끈기처럼 "한 번 해서 안되면 두 번 하고 열 번 해서 안 되면 이 삼 십 번이라도 해서 이루는 것이다"고 한 이 교무의 그런 끈기와 정성이 있었기에 문화교화 교당으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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