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교당 송무궁화

<사진설명: 송무궁화 할머니>
독경집 모두 암송
노안으로 원불교 용어사전 두 번 정독
법회, 기도회에 개근하는 모범교도
지난 겨울은 유난히도 추웠다. 그래서 그런지 눈도 겨울 내내 볼 수 있었다.
금년 정월 초하룻날 새벽 4시 반 흰 눈이 무릎까지 빠지는 눈궁 속을 헤치고 가는 백발 노파가 있었다.
신정기도를 올리기 위해 부안교당을 가고 있는 올해 83세의 송무궁화 할머니다.
부안교당에서 법회를 본 사람이면 법회시작 시간보다 30여 분이나 일찍 나와 맨 앞에 앉아 교전을 읽고 있는 송할머니의 모습을 볼 수가 있다.
또한 길거리를 걷다가 송할머니의 얼굴을 본 사람이면 곧 송할머니가 종교 신앙인이란 것을 금방 알아볼 수가 있다.
『송할머니의 얼굴을 보면 그 분의 법명대로 얼굴에 항상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항상 법열에 넘쳐 있는 낙도 생활하는 신앙인의 얼굴이죠.』 장정현 교무의 말이다.
링컨은 40을 지낸 사람은 자기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다.
얼굴은 그의 성품과 인품의 표현이기 때문일 것이다.
송무궁화 할머니는 금년 83세로 원불교와 인연을 맺고 교도가 된 것은 70세 때이다.
한 동네에 살고 있는 신삼정화씨의 연원으로 입교.
『늦게 입교했기 때문에 남들보다 몇 배나 더 열심히 공부해요. 하지만 나이가 나이라서 자꾸 정신이 흐려지고 잊어버려요.』
송할머니의 공부심은 놀랍다. 우리 한글을 제대로 못 읽어 글을 배우는 국민 학교 1학년 어린이와 같았는데, 법문을 듣고 독경집을 암송함으로써 한글에 대한 문리라 터졌다.
노안이라서 작은 글씨가 잘 보이지 않아, 손수 독경집을 큰 글씨로 필사하여 벽에 붙여 놓고 앉아서나 누워서나 암송했다.
그래서 독경집을 처음부터 끝까지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전부 외운다.
그 뿐 아니라 작년 8월에 발행된 원불교 용어사전을 두 번 정독 중인데, 그 중 잘 이해가 가지 않은 문구는 써가지고 교당에 와서 교무님께 묻는다. 교당 내왕 시 주의사항을 실천하고 있는 노인이다. 노구의 몸으로도 어느 자리든 끼어 비 교도들에게 원불교를 이해시키고 입교시키려는 노력가 신입교도들에게는 하나라도 더 가르쳐 주려는 정성된 모습을 보면 젊은이들에게 안타까움과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게 한다.
『입교 후 신심이 여일하며, 법회· 기도 등 교당행사에 결석하는 일이 없으며, 80노구인데도 젊은이들이 부끄러울 정도로 열심히 공부하시죠. 칠팔월의 장마나 겨울 한서의 빙판길도 아랑곳없이 여일한 신심으로 일관하여 법회 기도회 등 교당행사에 개근하는 모범교도이십니다.』 장정현 교무는 송할머니의 신성을 높이 칭찬한다.
귀가 잘 들리지 않아 보청기를 사용하지만 청법(聽法) 하기를 좋아해 본인보다 연상연하를 막론하고 머리를 숙여 배우기를 좋아한다.
슬하에는 자녀가 5남매. 큰 아들은 10여 년 전에 여의는 참척을 당하였으나 깊은 인과의 신앙심으로 경계에 흔들림 없이 지냈다.
현재 셋째 아들과 함께 생활한다.
부안교당에서 약 1.2km 떨어진 생기골은 송학머니의 생각하길 송할머니의 집에서 흘러나오는 낭랑한 독경소리로 은은하게 동네를 감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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