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신성인의 대교훈
창생과 더불어 낙원건설

<대산 종법사>
 제55회 법인경축의 날을 맞이하여 우리는 다 함께 쉰 네 해 전, 이날 아홉 분 대선진들께서 거룩하게 본보여 주신 살신성인의 대법인정신을 또 다시 우러러 경모하는 동시에 살신성인의 거룩한 의미를 또 한 번 되새겨 체득함으로써 이날을 한층 뜻 있게 기념하여야 하겠습니다.
 살신성인이란 곧 사삿 몸을 죽여서 인을 이룬다는 말인데, 다시 말하면 공을 위해서 사를 놓고 법을 위해서 몸을 잊는다는 말이니 과거 부처님께서 가리왕에게 사지를 찢겼을 때와 이차돈 성자와 최수운 선생께서 몸을 내어 맡겼을 때가 살신성인의 인을 이루신 때이며, 우(禹)임금이 9년 치수하실 때에 세 번이나 집 앞을 지나 가시면서도 들어가지 않으시고 8년을 즐풍목우(櫛風沐雨)하실 때와 증자께서 삼순구식(三旬九食)하시고, 10년 不依하신 때와 부설거사께서 15년우오추간(十午年又五秋間)에 능히 금욕을 하시어 대정력을 이룩하신 때와 이순신 장군이 백의종군(白衣從軍)하시면서 원망하는 마음이 나지 않으신 때가 곧 그 인을 이루신 때이며, 우리 아홉분 대선진들께서 백지에 대혈인서천(大血印誓天) 하실 때와 역대 전무출신들이 일생 동안 사를 놓고 공도에 바치는 무아봉공의 정신과 오탁한 진세에 살되 물들지 않고 호법봉공의 정성을 다하는 거진출신의 정신과 남이 다하기 어려운 특별한 큰 서원 아래 모든 세간 향락을 놓고 어려운 경계를 이겨나가는 정남정녀의 정신이 곧 살신성인의 정신이요, 그 정신을 하나하나 실천하는 때가 곧 성불의 터전이 이룩되는 때인 것입니다. 또한 중용에 말씀하신 「천하 국가도 가히 골라 줄 수 있고 벼슬도 가히 사양할 수 있으며 칼날도 가히 밟을 수 있어도 중용은 능히 못한다.」는 그 중용이 바로 인이며, 금강경에 말씀하신 「모든 경계를 응하되 주착 함이 없이 그 마음을 내라」하신 그 마음이 바로 그 인이며, 부처님의 대자대비와 상없는 마음을 쓰심과 예수의 박애와 공자의 무사무욕의 경지가 다 그 인의 극치를 이르심인 것이니, 이 인은 성자라야 능히 이루시는 것입니다.
 우리 아홉 분 법인 대선진들께서는 기미년(己未年) 이날, 이 모든 인을 한데 뭉치어 발휘하시었으니 곧 스승님에게는 다시 두 마음 없는 큰 신봉정신을, 동지 상호 간에는 다시 두 마음 없는 단결정신을, 천하창생에게는 다시 두 마음 없는 봉공정신을 한데 뭉쳐 이루시어 천지허공법계의 공인을 받으심으로써 우리 회상 창립에 뚜렷한 정신을 세워주시고 영천영지 무궁할 우리 교운에 늘 샘솟는 염원을 지어 주신 것입니다.
 우리는 이날을 맞아 아홉 분 대선진들의 살신성인의 대법인정신을 더욱 선양하고 함께 체득하여 끊임없는 법인정신의 구현으로써 이 회상을 만세 반석 위에 길이 발전시키며 천하창생과 더불어 광대무량한 낙원에서 길이 즐기도록 거듭 다짐하고 함께 나아가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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