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택 교무
<교정원 재무부>
젊었을 때 일해야지요.……

동녘의 찬란한 해살을 머금고 희망찬 하루를 찬미하는 뭇 새들의 환희에 찬 지저귐과 철 따라 도량을 장엄하는 온갖 꽃과 나무들의 아름답고 싱그러움을 상주 설법 삼으면서 대종사님의 원대하신 포부와 경륜이 어려 있고 숱한 고난과 역경을 딛고 일어선 선진님들의 얼이 깃든 마음의 고향 총부 도량에서 스승님을 모시고 동지님들과 함께 수도생활과 바쁜 일과를 보내고 있노라면 가끔 스며드는 즐거움과 감사만 마음으로 은혜로 충만하신 법신불게 두 손을 모은다.
졸업 후 교화 일선에서 정법사도로서 힘껏 뛰어보겠다는 부푼 의욕을 접어두게 하여 내키지 않는 마음으로 교정원 재무부에서 재단 사무를 본 지 벌써 6년이 되었다. 사회 직장에서 다년간 보아왔던 부동산에 관한 사무가 지겨워서 모든 것 청산하고 전무출신 하였더니 맡은 업무 중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교산에 관한 일이니 아마 부동산과는 무슨 인연인가 보다.
처음 한 해를 지내는 동안 본인이 하고 싶은 일보다 교단에서 필요한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신념이 자리 잡기까지 조그마한 갈등을 치룬 덕분인지 이제는 전무출신의 도 「각자 맡은 바 직장에서 그 일 그 일에 마음을 다하면 천지 행을 함이 된다.」는 대산 종법사님 법문 말씀이 현대 산업사회에서 합목적적인 교단 발전을 위해 꼭 필요한 절실한 말씀으로 새겨지게 되었다.
교단이 지향하는 목적 수행을 위해 교화, 교육, 자선의 삼대 사업을 실시코자 교당과 기관을 설치 운영하고 있다. 건축을 하려면 여러 가지 재료와 분야별 기술자가 필요하듯 원만한 교단을 운영하려면 다양한 인내가 요청되고 있다고 본다. 과거 단순한 생활 구조로 된 농경사회에서는 팔방미인이 요청되었지만 복잡다난하고 분업화 전문화되어 가고 있는 현대 사회 속에서 교단의 지속적인 발전과 시대를 향도하기 위해 뭔가 보여주는 교단이 되려면 두리 뭉실한 팔방미인보다 하나라도 똑 소리 나는 일방미인이 요청되고 있다고 본다.
물론 교역자는 교화자로서 근본자세를 가지고 업문에 관련된 사람이나 함께 생활하는 주위 인연들에게 감화력을 주어야 함은 말할 나위도 없겠지만 그 업무에 있어서는 일선 교화직 행정직 교육직 기능직 산업직 등이 있고 일선 교화직에도 어린이교화 청년교화 일반교화 산업교화 음지교화 등이 있으므로 어느 방향에서 자신의 생을 바쳐 오롯하게 봉사하겠다는 혈심 가진 능력인들이 배출되어 여러 분야에서 일할 수 있게 하고 훈련 및 인사 정책도 동일 또는 유사 분야 교역자별로 실시되어야 한다고 생각된다.
그리고 각각 다른 기관에서 자기의 업무에 충실하고 의욕적으로 일하다 보면 다른 동지들이 하는 일이 별로 탐탁치않게 여기는 독선에 빠지기 쉽다.
이것은 자기의 주위만 살피는 우물 안 개구리와 같고 나무는 보았지만 교단이라는 큰 숲을 보지 못한 것과 같으므로 다른 동지가 근무하는 기관과 일들도 또한 중요하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일하여야겠다.
요즘 지방에서 근무하는 동지들로부터 총부에는 언제까지 근무할 것이며 재무부에 말뚝 박았느냐는 말을 가끔 듣는다. 정남으로 살면서 무슨 미련이 있어 한 곳에 오래 머무느냐? 이곳저곳 두루 거치면서 구름처럼 왔다가 바람처럼 가버리는 멋있는 생활을 왜 못하느냐고요? 혈심 가진 능력인을 기다리면서 미력하나마 젊었을 때 일해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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