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적 훈련 의지의 지속적 성취

8월 말로 교단의 각종 여름훈련이 끝나게 된다. 7월 중순부터 8월 하순까지 그동안 교단 간부 및 기관장 훈련과 총부 산하 각 기관 교무훈련, 청년 학생훈련이 각각 일주일 내외로 소정의 과정을 이수하게 되었다. 이제 이번 여름훈련을 마무리하는 마당에서 그 소감의 일단이나마 피력하는 것도 무익하지는 않을 것으로 안다.
지난 7일이 입추, 23일이 처서여서 한 여름의 열기는 서서히 물러서고 있는 요즘이지만, 훈련이 한창일 때는 연일 섭씨 삼십 몇 도를 기록하는 혹심한 더위를 겪는 처지여서 올 여름 훈련은 문자 그래도 고행이었다. 어느 훈련치고 안일하게 치러내라는 법이 잇는 것은 아니겠으나 고행을 통하여 이루어지는 것이야말로 보다 보람을 갖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더위 때문에 미뤄지고 심지어는 해이해지고 포기하는 일도 없지 않은데, 자연을 순리적으로 극복하면서 안으로는 그 정신력을 단련하는 그 일부터가 훈련의 첫 걸음이어서 더위가 핑계일수는 없는 노릇이고, 아무튼 전 훈련인원이 정진의 태세를 조금도 늦추지 않고 더욱 건강한 모습으로 훈련의 모든 과정을 차질 없이 낙오됨이 없이 일관할 수가 있었다는 것 다행하고 기쁘기 그지 않는 일이기도 하다.
훈련에 임하는 태도부터 매우 능동적이고 진지하였다는 대체적 정평이고 보면 이것이 어떠한 경우에도 자화자찬일 수 없는 당연한 자체 의식이며 의무라는 긍지를 스스로 끊임없이 높이고 빛내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교단에서 시행하는 여러 훈련이 이와 같이 점진적으로 눈에 보이게 혹은 내면적으로 조용한 가운데 확충되고 향상되어가고 있다는 사실, 물론 이것은 밝은 면을 바라보는 긍정의 표현이기는 하지만, 무엇보다도 훈련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자율적으로 이에 참여하며 나아가서는 자기가 자기를 훈련한다는 보다 차원 높은 이 절실한 자각의 의지가 이 교단으로부터 솔선수범이 되어줌으로써 마침내는 인류 공동의 한 궤범으로까지 다져지도록 서로서로가 노력해야 하겠다.
특히 이번 교단 간부와 기관장 훈련에는 70을 바라보고 80을 넘어선 원로 대선배들의 처음부터 끝까지 현장을 지켜보았고 훈련의 각 과정에도 시종여일하게 동참하여 오로지 묵묵하고 겸허한 자세로써 교단사적 발전 과제, 교단의 현안 문제에 이르기까지 진진하게 경청하고 수용하면서 교단의 통체적인 방향에 대하여 그 바른 법과 큰 원칙을 실시하여준 사실은 참으로 흐뭇하고 고무적인 가운데 뜻있는 감동을 안겨주기도 하였다.
이번 훈련 과정의 전반을 통하여 한 가지 소견을 여기에 말한다면 훈련 정책 당국이나 중앙훈련원 측이 훈련 내용을 좀 더 알차고 진취적인 것으로 그 구심력을 제고하고 이를 이끌어가기 위하여 전체적인 훈련방향을 설정 제시하여 주는 대 주제와 이 주제의식 또는 그 동기를 성취하는 구체적 사항이 심층적으로 개발되어 있지 않은 아쉬움을 느끼지 않을 수가 없었다. 단적으로 지적하자면 문제의식을 유발시키기에는 너무나도 대범스러웠다고나 할까, 가령 일례를 들면 「교리나 교단사의 문제 중에서」, 「교단의 현안 문제 중에서」, 「지도력의 행사」 등으로 내어 건 주제인데, 물론 단별 분임토론에서는 제각기 문제 범위가 좁혀지고 주제와 부체가 정립되어서 난상토의가 가능하였고 따라서 그 핵심이 정책반영의 실천과제에까지 집약적으로 부각된 사례는 바람직하다 하겠으나 반면 훈련 정책상의 일종의 미비에 대하여 일단은 집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대범스런 방향이나 방법이 반드시 옳지 않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훈련의 동기와 결과가 가장 효율적으로 그 한결같은 보람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훈련 목적과 방향을 분명히 가늠할 수 있는 구심적 내용의 주체적 작용이 생생약동하게 돌아가도록 이끌어가야 하겠다는 단적인 소망일뿐이다.
그리고 이번 뿐 아니라 앞으로도 각종 훈련의 전반적인 과정은 한 가지도 돌려보내져서는 안 되겠다. 구체적인 보고 형식의 기록으로 훈련인으로 하여금 훈련원에 그 소상한 자료가 제출되어야 하고 훈련원 당국은 또한 교정원에 보내야 하며, 이를 접수한 교정원은 합리적 합법 절차를 통하여 교정에 지체 없이 반영하도록까지 행정적으로 계획을 수립해야 될 줄 믿는다. 여기에서부터 원불교 훈련의 바른 전통이 실질적으로 다져지는 것은 물론이고, 이 훈련을 통하여 개재 독존적 단절을 넘어서서 무한한 공동체 의식으로 확산 연결되어 나가는 근거를 이루는 새로운 계기를 또한 끊임없이 마련하게도 되는 것이다.
이제 훈련의 문제는 끊임없이 연구되고 그 기능은 늘 새로워져야 하겠다. 변하고 달라지는 것이 없이 제자리걸음에서 한 걸음도 내어딛지 못한다면 그것은 곧 생명의 진화에 있어서 퇴화를 면하지 못한다. 동정을 넘어선 생명의 진화적 주체 속에서 훈련의 기능은 활성화를 기하여야 하고 그것은 또한 새로운 세계 공동체적 이상을 성취해나가는 창조적 자유의지로써 성장돼가야 하겠다. 훈련의 궁극적 방향이 여기 있다고 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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