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입원의 확보가 시급하다.
원기 67년도 중앙총부 예산이 지난 11월 7일과 8일, 교정위원회와 중앙교의회에서 심의 통과되었고 8일 오후에는 본 예산안이 수위단 회의에 회부 상정되어 부분적 수정 보완 끝에 합법적 인준 절차를 거침으로써 최종 확정을 보았다.
이번 중앙교의회가 예산위원회에서 수립 책정한 원안대로 최종심의 의결한 원기 67년도 중앙총부의 예산 총액은 4억 8천 백 7만 원이라는 계수를 보여주고 있다. 67년도 예산은 66년도 예산 3억 5천 3백 9십 5만 원에 비하여 35.8%가 증액된 셈이지만 예산상 진폭에 있어서는 예년이나 다름없는 추세일 수밖에는 없다. 예산 당국이 본안 제안 설명에서도 밝힌 것과 같이 종래에 이루어져 온 중앙총부의 예산은 정책적 계획적으로 의욕을 반영시킨 예산이라기보다는 사무비나 관리비 범위의 기존 항목에 준한 항목별 예산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같이 별다른 변수도 없이 평범한 예산을 겨우 지탱하며 살아가면서도 중앙총부는 교세의 확장에 따른 특별사업과 기관보조 등 그 때 그 때의 불가피한 사업을 추가하면서 실질 예산상 매년 30~ 40%를 증가시켜온 것이 사실이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우리 중앙총부는 원불교 전체를 통할하는 큰 집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크고 작은 일들이 헤아릴 수 없이 많고 오늘을 살아가며 내일을 향해 헤쳐 나야 할 어려운 관문이 수없이 가로놓여 있으면서도 중앙총부라는 그 막중한 사명을 뒷받침해 주어야 하는 힘은 정작 상상 밖으로 미약하다는 것이다. 사실 어디로 보나 미약하기 짝이 없는 힘으로도 중앙총부로서 마땅히 할 일은 해왔고, 또 해야 하는 것이 그가 걸어온 길이요, 앞으로 그가 가야할 길이기도 하다. 이 세상에서 제일 약한 것만 같이 보이는 어머니가 사실은 이 세상에서 제일 강한 것처럼 지금 중앙총부라는 존재는 마치 저 어머니와도 같은 것이다.
원불교의 모체라는 데에서 중앙총부가 영위하는 예산은 다만 그 나타난 액면에서가 아니라 그 배후에 서려있는 이상과 보다는 보이지 않는 정신의 흐름에서 그 참된 뜻과 가치를 읽을 수 있어야 한다.
중앙총부의 예산이 의례적으로 정책 예산 계획 예산이 못 되는 요인은 어쩌면 부득이한 것일는지 모르겠지만 아직까지도 튼튼한 그 세입원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관심과 논의는 작금(昨今)의 일이 아니라 하면서도 그 구체적 추진의 방향이 제시되지 않고 있다. 그런 저런 까닭으로 항상 산업기관이나 여러 기관에 대하여 무리한 부담을 주고 있는 실정이고 이에 반하여 각 예산의 소요 처에서는 의욕적인 계획을 제시하지만 늘 긴축 재정을 이유로 해서 반려하기가 일수이므로 일에 대한 의욕을 상실하는 결과를 낳는 수도 없지 않다. 이러한 문제가 야기될 때만을 대비해서가 아니라 그것은 실로 발전하는 교단의 미래를 바라보면서 생산기관의 확장과 유지기반의 확립은 중앙총부의 당면 과제일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전 교단적으로 한결 같은 소망이기도 하다.
예산 당국이 밝힌 세입의 주종은 지방 교당의 의식 수입이라 하였다. 이 의식 수입은 본 예산 안에 있어서 세입원의 37.5%를 차지하는 매우 중요한 비중으로 나타나 있다. 이 의식수입의 교금화는 말할 것도 없이 허례 폐지와 근검절약으로써 일찍이 인류 복지의 문화생활을 약속한 소태산 대종사님의 앞서가는 시대정신의 구현을 위한 과정으로서 이것을 준행하는 데에는 그동안 많은 어려움이 뒤따랐다. 때로는 교당 자체의 기본적 생활마저 위축을 당하는 심한 고충도 없지 않았으나 이러한 애로 속에서도 이 제도가 착오 없이 정착될 수 있었던 것은 이에 대한 교역자와 교도의 한결 같은 자각적 동참과 공심의 발효인 것이다. 그 밖의 특별수입이나 영농수입에 있어서도 최근 불황과 위축으로 어려운 이때에 산업육성의 견지에서 또는 그 운영의 애로를 감안할 때 과중한 부담이 아닐 수 없었으나 위험 부담을 안고서 까지 총부 유지에 이바지하도록 한 것은 총부의 형편으로만 부득이한 일이었음을 이해해야 하며 매년 제자리걸음만 하고 있는 산업기관들을 근원적으로 가까운 장래에 이에 대한 획기적인 제도로써 확충하고 개선하는 일이 과제로 남아있음을 깨달아야 하겠다.
이제 66년도의 살림살이는 대충 마무리 단계에 있고 새해를 향한 발걸음이 서서히 진행되고 있다고 봐야 한다. 이 해를 마무리하면서 절실히 느껴지는 것은 역시 되풀이되는 생각이지만 생산기반 확충과 중앙총부 유지대책의 확립이다. 이 문제는 작금에 새삼스럽게 흘러나온 화재가 아니라, 수십 년래에 이어져 온 과제이면서도 아직 미해결의 장으로 남게 되었다. 기존 산업기관의 제도적 또는 운영상의 합리적 개선 확충과 아울러 새로운 세입원의 개발과 그 확보는 매우 시급한 전 교단적 과업임을 명심하고 나아가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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