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원 교정원장이 15∼16일 동안 한국 종교계 수장들과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만나 종교간 소통과 협력에 대해 논의했다. 이처럼 김 교정원장이 종교의 사회적 역할을 비롯 종교간 대화와 협력 등에 초점을 맞추어 서로간의 공감대 형성을 위해 의견을 청취한 것은 퍽 의미가 있다. 소통은 종교간의 미미한 균열을 예방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김 교정원장은 조계종 총무원장인 자승 스님을 예방한 자리에서 불교가 용산참사 문제 등에 나선 것은 퍽 인상 깊었다고 거론하며 불교가 사회 중심을 세워주고 있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언급한 것이나 모든 이들을 감싸 안아 주는 대승적 모습이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것 같다고 말한 것도 소통과 화합의 좋은 내용임을 언급했다.

김 교정원장은 정진석 추기경 접견때에도 천주교의 사형제 폐지 운동과 사회적 역할에 대해 언급했다. 이 자리에서 성직자 정년을 비롯 고령화 사회에 대비한 필요성에 대한 의견이 제시됐다. 이처럼 불교, 천주교의 수장을 만나 사회적인 문제와 고령화 사회에 대비한 문제등을 언급한 것은 어느 종교나 당면한 숙제인 점을 서로간에 인지하고 있다고 보여진다. 또한 종교간의 실질적인 활동을 되돌아 보는 자리가 됐다.

김 교정원장은 종교계에서 앞장서서 사랑, 자비, 감사 등 그 시대 사람들의 정신을 끌어 갈 수 있는 것들이 필요하다는 유인촌 장관의 말에 수긍하기도 했다.

김 교정원장의 이번 행보는 교단 외적으로는 대사회적인 측면을 보강하고 내적으로는 변화와 혁신의 바람을 일으키겠다는 의지 표명이다. 이러한 내용들은 행보를 앞두고 열린 중앙총부 간부연수에서도 잘 드러났다. 김 교정원장은 교정운영방향으로 자율과 책임, 공의와 합력, 변화와 실천을 교정지침으로 삼았다.

김 교정원장은 이번 행보를 통해 불교와 천주교의 경우처럼 용산참사 등 사회약자를 보호하는 데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함을 인지했을 것이다. 교단의 경우 그동안 사회적 역할을 강조하기는 하였으나 진정한 소통이라는 이름아래 대화에만 치중한 점은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종교간 소통은 대화도 물론 중요하지만 행동과 실천으로 보여주어야 한다.

아무리 종교간 모임이라 할지라도 말이 난무하는 잔치는 말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이번 행보가 중요한 이유는 일단 먼저 다가섰다는데 있다. 따라서 김 교정원장은 내가 먼저 다가서고 먼저 행동하는 곳에 자비, 감사, 은혜가 나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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