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자기의 이익을 위하여 남에게 해를 끼치는 경우(자리타해)와 자기의 이익만을 추구했을 뿐 남에게는 해도 득도 주지 못하는 경우(자리무타)와 자기의 이익을 추구하면서 남에게 이익도 함께 가져다 주는 경우(자리이타)가 있다고 생각한다.
세상 모든 일이 다 앞서 말한 세가지의 경우에 해당되리라 보는데 이것을 사업이라고 하는 일면에서 비교해 본다면 전자를 모리배라 할 수 있겠고 중간을 장사꾼이라 할 수 있으며 후자를 가리켜 사업가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남이 보기에 따라서는 사업이랄 것도 없는 조그마한 사업체를 경영하는 본인으로서 사업 경영에 대한 나대로의 소신을 밝힐 수 있는 것은 나대로의 정도를 걸었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속담에 개 같이 벌어서 정승같이 쓰라는 말이 있다.   이는 벌 때는 무슨 일을 하든지 악착같이 벌어서 쓸 때는 멋있게 쓰라는 말이겠으나 이 얼마나 모순되고 못마땅한 말이란 말인가?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벌 때도 정승같이, 쓸 때도 정승같이라고 말이다.   이는 모든 일은 정도로 시작해서 정도로 끝내야 한다는 것이 나의 변함없는 인생관이요 사업관이다.
나는 비록 조그마한 대농민 사업을 하고 있지만 정승같이 벌어서 정승같이 써 보려는 마음으로 일관하고 있다.   다시 말해서 사업가가 되려면 그 상대가 경제적으로 약자의 입장에 있는 농민일망정, 이들의 사회적 지위향상과 소득증대가 바로 나의 사업을 키워주는 밑거름이라 믿고, 나와 나의 모든 종사자는 회사를 위하고 농민을 위하여 전력투구해야 한다고 본다.   그래서 나는 내가 하는 일이 회사(나)도 위하고 농민도 위하는 일인가를 먼저 생각해 보고 사업에 임하는 것이 생활화 되어 있다.
대농민 사업을 시작한지 어언 20수년이 지났다.
이제는 농민도, 관계기관도, 사회도 이를 신임하는 듯 싶다.   이제는 사업체야 작던 크던 간에 나의 사업분야에서는 기반을 굳혔다고 자부해 본다.   이것은 코 앞의 이익만을 탐하지 아니하고 확실한 소신을 가지고 걸어온 길이 지름길은 아니었다지만 탄탄대로 였고, 정도가 아니었나 싶다.
농민을 상대로 사업을 하려면 우선 먼저 농민의 소득이 높아야 할 것이므로 이들의 소득증대를 위하여는 기술면에서 향상되어야 하며, 농민도 잘 살 수 있다는 자신감이 충만해야만 한다고 생각된다.   따라서 지속적인 하나의 운동으로 승화시키기 위하여는 유능한 농촌의 후계자를 양성하는 일이 절실히 요구되는 것이었다.   이것은 나 개인의 작은 힘으로 이룰 수 있는 일은 아니었지만 나는 우선 나에게 주어진 여건 속에서라도 그들을 도울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를 생각하고, 우선적으로 쉬운 것부터 행동에 옮겨 왔다.
기술보급을 위하여 고랭지 채소 재배요령, 고추 재배요령, 양파 재배요령 등의 책자를 손수 집필 발간하여 6만여부를 필요한 농민들에게 무상으로 공급하였으며, 천연색 스라이드를 제작하여(채소 재배방침 등) 7~8천명씩 여러차레 교육을 시켰고 지금도 이러한 사업은 계속되고 있다.   또한 직접 농민이 스스로 보고 배울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장수군 장수읍 팔덕과 남원군 사매면 월평에 약 5만여평의 야산을 매입 개간하여 이를 승원이란 법명을 따서 승원농장이라 부르고 여기에 채소 축산 과수등 다각적인 영농을 시범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누구든지 와서 보고 느낀 바 있어서 농업의 기계화와 농민도 잘 살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위해서다.
현재는 시설이 미비하고 농장으로서 역사도 짧지만 나의 꿈을 실현시키는 일은 결코 중단되지 않을 것이며, 여기에 농촌후계자들의 육성을 위한 교육시설이 아담하게 들어서고 농민들과 더불어서 함께 할 수 있는 그날이 올 것을 기약하면서 오늘도 내일도 농민사업에 최선의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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