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에의 길

내가 이제는 깊은 곳으로 수양을 가려 하노니, 만일 내가 없더라도 퇴굴심이 나지 않겠는가 스스로 반성하여 마음을 추어잡으라.   지금은 정히 심판기라 믿음이 엷은 사람은 시들 것이요, 믿음이 굳은 사람은 좋은 결실을 보리라.   나의 법은 신성 있고 공심 잇는 사람이면 누구나 다 받아가도록 전하였나니, 법을 받지 못하였다고 후일에 한탄하지 말고, 하루 속히 이 정법을 마음대로 가져다가 그대들의 피가되고 살이 되게 하라(대종경 부촉품
4장)
미국의 경제비평가 케네드  E  보울딩은 그의 저서를 통해서 현대를 전환기로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전환기 이전의 사회를 문명전 사회, 전환기 이후의 사회를 문명후 사회라고 부르고 있다.   그는 또 문명후 사회가 인류에게 영광스러움을 안겨줄는지 파멸을 안겨줄는지는 오직 현대를 살고 있는 인간들의 태도 여하에 달려 있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현재대로 역사가 진행된다면 아마 파멸의 길로 접어들 것이라고 경고한다.  
그 원인으로는 주로 인구의 폭발, 자원의 고갈, 환경의 오염, 전쟁의 위험, 엔트로피의 증가를 들고 있다.   인류의 미래에 대하여 우려를 표명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보울딩의 견해에 대하여 긍정적인 것 같다.   그러나 위기의식을 말하면서도 그 원인을 전연 인간의 내부에서 찾는 경우도 있다.
칼  야스퍼스는 현대의 위기를 신뢰의 상실에 있다고 간파했다.   진리에 대한 불신, 인간 자신에 대한 불신이 인류에게 당면한 극복돼야 할 과제라는 의미인 것 같다.   인간에 있어서 믿음의 중요성은 특히 성자들에 의해서 강조되어 왔다.   공자는 부국책을 묻는 제자에게 믿음이 제일의 요건임을 말하고 무신이면 불립이라고 했다.
소태산 대종사께서는 믿음을 만사를 이루려 할 때에 마음을 정하는 원동력이라고 하여 심력으로 파악하기도 했고 선종의 제3조인 승찬은 불이지심을 신이라고 하였다. 
그러므로 믿음은 하나 됨이며 하나가 되게 하는 힘인 것이다.
하나와 대립되는 개념은 둘이다.   둘은 분열이고 따라서 대립, 갈등, 번뇌, 투쟁의 온실이 된다.   하나일 때 이해와 양보 안정 평화가 싹튼다.   부부가 하나 될 때 참다운 애정을 너와 내가 하나일 때 아름다운 우정을, 국가와 국민이 하나일 때 총화에 의한 번영은 기대되는 것이다.
하나가 되어가는 가장 빠른 길은 약속을 지키는데 있다.   약속을 지킨다는 것은 약속의 대상자들 사이에 마음과 행동이 일치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약속관계는 나와 나, 나와 너, 나와 진리 사이에서 성립된다.   나와 나와의 약속이 잘 지켜질 때 신념이, 나와 너와의 약속에서는 신의가 자란다.   그리고 나와 진리와의 약속에서 신앙이 싹튼다.
약속을 잘 지키기 위해서는 약속의 내용에 대한 철저한 확인을 필요로 한다.   그리고 한번 이루어진 약속에 대해서는 조건없이 지켜나갈 때 신으로서의 의의를 지니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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