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농업은 생명을 살리는 농사법
도시 소비자들 나눔 정신으로 애용해야

저보고 주위에서 미쳤다고 합니다. 유기농업 한다며 사서 고생한다. 지난해도 논에서 김을 일곱 번이나 맸어요.
 3년전부터 유기농법으로 무공해 쌀과 고추를 생산하고 있는 최명학 금평교당 봉공회장의 말이다.
 금평마을은 예전엔 80세대가 살았지만 농사일이 고되고 소득이 없어 하나 둘씩도시로 바져나가 현재는 40가구가 살고 있는 원불교 교도촌이다.
 이곳엔 최 회장 말고도 김학배 최봉식 최윤식 최기훈 최영식 이영진(열반) 최규옥 교도 등 7가구가 유기농법으로 농사를 짓고 있는데, 모두 2만여평이 된다.
 농사를 짓는 사람이 오히려 유기농업을 안 믿어요. 농약을 치지 않고 어떻게 농사를 지을 수 있느냐고요
 최 회장도 직접 시작하기 전에는 농약을 치지 않고 농사를 짓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 그러나 당시 정도중 교무(현 만덕산 농원장)가 유기농업 현장을 다녀와 전해주고 본인도 찾아가 견학한 후 확신, 실행에 옮겼다.
유기농업은 잡초와의 전쟁입니다. 농약을 치지 않는 대신 퇴비를 많이 넣어야 하고 효소를 만들어 뿌려야 하므로 종전 보다 일이 몇 곱절이나 많아졌다고 말했다.
 유기농업을 시작한 첫해는 전국적으로 냉해가 들어 소득이 감소했다고는 볼 수 없다는 최 회장은 작년에는 가뭄이 들어 고생은 했지만 수확은 괜찮았다고 설명했다.
 금평에서 생산하는 유기농 무공해 쌀과 인근 교도들이 생산한 저공해 쌀은 서울 한울안 생협을 비롯해 전주 춘천 마산 부산 등지로 나가고 있다.
 최 회장은 유기농업은 단순히 무공해 농산물만을 생산하는 것이 아닙니다. 농약으로 인한 환경오염, 즉 땅을 살리기 위한 것으로 이는 우리 생명을 보호하는 일입니다고 말했다.
 또 유기농업은 단순히 UR협상을 이기기 위한 대책 차원만이 아니라 우리 생명을 보호하는 차원에서 전국적으로 확산돼야 한면서 정부의 지속적인 후원과 도시소비자들의 희생과 나눔의 정신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금평에서 유기농업을 하고 있는 교도들은 쌀의 질을 좋게 하기 위해 재래식 방법을 사용, 낫으로 벼를 베어 햇볕에 말리고 지난해 매입한 방앗간에서 도정까지 직접하고 있다. 또한 상품 겉면에 생산자의이름과 주소를 넣어 철저하게 품질과 신용을 지키고 있다. 최 회장 등은 유기농업은 퇴비생산이 중요하다고 판다, 이를 생산할 퇴비공장(정부보조 포함 2억)을 건설, 유기농업을 확산시킬 계획을 갖고 있다. 작년에는 고추도 생산, 전주 등지에 판매, 호평을 받았다.
 그러나 유기농법을 하고 있는 농민들의 애로 사항은 고된 농사일이 아니다. 지속적인 판로가 확보되지 못해 유기농법으로 애써 생산한 농산물이 제값을 받지 못하는 것이 가장 큰 고충이다.
 따라서 도시소비자들의 희생과 나눔의 정신으로 도농간 직거래가 활성화되어 농민들을 격려해 줄 때 우리 농민들이 마음 놓고 무공해 농산물을 생산 할 수 있다. 이것은 우리 농촌을 살리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고 최 회장은 힘주어 말했다.
오정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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