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의 미래관
공동체 윤리 활성화 긴요
밝고 탄탄한 길 미래 세상을 연다
보은 상생은 복지의 터전
바른 법이 정착하는 시대
종합적 가치의 세계가 참 문명

<대종사 탄신 100주년과 2대말을 향한 교단 각 부문의 미래적 방향 모색을 위한 의견을 종합, 새로운 교단 방향 설정 작업이 교정원 기획실 주관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번부터 공청회 시리즈를 간추려 싣는다.>
대종사의 달관적 안목에 의한 원불교적 미래관은 어떠한 내용을 담고 있는가.   전망품에 나타난 내용을 종합하명 대체로 밝은 시대, 소통의 시대, 문명의 시대로 요약할 수 있다.
1. 밝은 시대
먼저 밝은 시대에 대한 내용으로는 인지가 밝아지는 시대, 정법이 바로 서는 시대, 천지대운이 상극을 벗어나 상생으로 화하는 시대라고 전망하였다.
인지가 밝아지는 시대
인지가 밝아진다는 것은 여러 가지 측면으로 고찰할 수 있다.
첫째는 시운이 음시대에서 양시대로 바뀜에 따라 인간의 지혜도 비합리를 버리고 합리를 취하려 하며 감정적인 도취보다는 이성적인 사유를 앞세우는 시대가 된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아무리 천지에 이치가 충만해 있더라도 인간이 그 도를 보아다가 쓰지 못하면 빈 껍질에 불과하지만 미래에는 천조의 이치를 깨달아서 천도를 뜻대로 잡아 쓰는 불보살들이 많이 나옴으로써 천권의 시대에서 인권의 시대로 바뀌어 가고 있음을 말씀하신 것과 같은 의미이다.
둘째는 이에 따른 사회적 보조 기능으로 교육이 널리 시행되며 억압된 지배적 다스림에서 개방된 민주적 통치가 행해짐으로써 인지를 더욱 밝게 하고 또한 개개인 스스로 밝은 인지를 추구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인지가 밝지 못하여 공정한 법에 입각하지 않으면 생활하기가 점점 곤궁하여지고 바르고 참된 사람의 생활은 자연 풍부하여 진다고 한 점이 그것이다.
셋째는 과학의 발달로 우주의 진리와 자연의 질서를 논리적 명증과 사실적 분석으로 밝혀냄으로써 경외와 신비로 감싸였던 진리의 모습을 드러낸 점이다.   이제는 어떠한 자연상태도 신비가 아니며 아직 신비에 감춰진 현상이라 할지라도 결국은 그 진면목을 드러내고 말 것이라는 신념과 함께 자연 과학적 인지의 개명은 계속되어 질 것이다.
정법이 바로 서는 시대
개명된 인지의 소유자인 인간은 악법이나 사술을 용납하지 않으며 용납받지 못한 사도는 저절로 소멸되고 만다.   대종경에 ....정도라 하는 것은 처음에는 해로운 것 같으나 필경에는 이로움이 되고 사도라 하는 것은 처음에는 이로운 것 같으나 필경에는 해독이 돌아옴으로 그 교가 정도이면 아무리 박멸하려 하여도 되지 않을 것이요, 사도라면 박멸하지 아니하여도 자연히 서지 못하게 되리라하였다.
상생의 시대
사도가 횡행하던 시대에는 사도에 의해 피해를 당한 측에서 보복을 하게 되고 보복은 다시 반복되어 끝없는 상극이 계속된다.   그러나 종교나 도덕에 의해 일단 쉬어버린 상극은 서서히 상생으로 화하게 되며 이렇게 시작된 상생은 그 상생으로 말미암아 상호 호혜적으로 계속되어 가는 것이다.   호혜적인 논리체계는 사는 것과 행위하는 것이 곧 기쁨이 되며 삶의 기쁨은 정신적인 밝음을 초래하여 결국 밝은 시대의 또 다른 한 면을 열어주게 된다.
2. 소통의 시대
소통에는 정신적 소통과 물리적 소통의 두면이 있으나 물리적 소통은 정신적 소통의 소산이라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왜냐하면 소통된 정신의 힘이 결합함으로써 물리적 소통을 활성화 하기 때문이다.   인지가 개명됨으로써 은을 발견하게 되고 은의 발견은 자리주의적인 이기심을 버리게 하며 이타심을 발현시켜준다.   따라서 전망품 20장에서 밝히듯이 인간정신의 주의주장이 타해주의, 자리주의, 권력주의, 속한주의 등에서 자리이타 또는 이타주의, 공도주의, 융통주의, 개방주의 등으로 인심이 전환된다는 것이다.   바꿔 말하면 인간개념의 이중화 현상이 생겨난다는 것이다.   즉 우리가 사람으로 태어났다고 해서 전원이 사람인 것이 아니며 우리가 선량하고 경건할 때만 단순한 사람이 아니라 사람들이 산다라고 말할 수 있듯이 외적인 사람(형체의 사람)과 내적인 사람(사람 심리의 소유자)이 합하여 사람이 된다는 내적각지로 대타적 소통의 의지를 넓혀 간다는 것이다.   삼동윤리의 동기연계 사상이나 기독교적인 제인신자사상등은 인간의 공동체 의식, 형제의식을 계발시켜 줌으로써 자비와 박애와 상호사랑을 유도하는 인간성의 소통사상이다.   이러한 정신적 소통은 정치 경제 문화 등 제분야에서 문호를 개방하여 공동체의 연대성을 형성해가는 물리적 소통으로 연결된다.   역사학자의 입장에서도 연대성이 긴밀해진 세계의 모습을 하나의 세계라고 말하며 통일된 하나의 세계란 질서 정연하게 꾸며진 도식 즉 헌장이나 헌법등의 도움으로 성립될 성질의 것이 아니라 그것은 단순한 사실의 논리로 엄숙한 경제적 정치적 필요의 결과로서 현재 형성되어 가고 있다라고 한 것은 소통의 시대로 진행되는 역사의 단면을 술회한 것이라고 본다.
하나의 세계 세계주의 등에 대한 소통시대의 전망은 교서의 여러곳에 나타나 있다.   전망품 13장에 개명되면 하나의 진리를 인식하게 되고 대동화합하게 된다는 내용, 14장에 어떤 종교는 심통제자가 되고 보면 이 교 저 교의 간격을 트고 한 집안임을 알게 된다는 내용, 특히 정산종사 법어 도운편 16장의 개벽되는 시기에는 순수의 일꾼들과 역수의 일꾼들이 서로 대립하는 가운데 서로 발전하여 좋은 세상 건설을 촉진한다는 말씀은 문호를 대립, 즉 공동체 의식이 있는 대립은 대립 자체가 하나의 세계를 발전적으로 지향하는 모습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또한 도운편 32,33장 등에 세계주의의 징조를 인지개벽과 국한 확장으로 설파하신 점이나 유촉편 38장에 과거에는 천하의 도가 나뉘어 있었으나 이제부터는 천하의 도가 합하는 때이니 이것이 대세계주의라고 하신 점등은 모두 소통의 미래시대를 설파하신 내용이다.
이들 법문들을 종합하면서 발견할 수 있는 공통점이라면 자의 타의에 관계없이 오늘날의 사회는 개별적으로든 집단적으로든 상호 접촉이 불가피한 상황에 처해 있으며 그러한 상호 접촉과 상호 영향의 과정은 필연적으로 어느 정도의 융합을 가져오고야 만다는 것이다.   그리고 융합의 결과는 이해와 수용이라는 낙관성을 내포하리라는 것이다.
3. 문명의 시대
문명이란 앞서도 언급했듯이 역사 진행의 소산인 것이며 일반적으로는 물질문명과 정신문명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원불교의 입장은 양자를 다 수용하면서도 특히 정신문명  도덕문명을 강조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앞서의 밝은 시대 소통의 시대도 모두 문명한 모습이긴 하나 이들의 종합적인 가치의 세계를 <참 문명의 세계>라고 규정한 점이 특이하다.   이 말씀은 인류의 역사가 시작된 이래 어느 지역,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문명이 있었으나 모든 명명들이 바른 위치에서 통일성을 이룸으로서 문명과 문명의 갈등이 해소된 종합 문명을 <참 문명>이라 하신 것이다.   문명들이 정위에 서지 못하면 선문명과 후문명, 동양문명과 서양문명이 대립적 갈등을 면치 못하지마는 정신과 도덕의 문명이 주축을 이루어 정위를 찾게 되면 대립이 지양되고 조화를 지향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모든 문명의 정위를 바로 세우고 다스리는 정신면명의 개화에 앞선 나라가 세계 여러 나라 가운데 제일가는 지도국이 될 것이라고 하였다.
정신문명의 주축 되에 참 문명의 또 다른 측면은 자연문명의 도래를 강조한 점이라 할 수 있다.   인위적으로 다듬고 조작한 아름다움보다는 자연적인 미를 추구하는 사람이 날로 늘어가고 있는 추세에 비추어 볼 때 자연환경을 있는 그대로 살리면서 물리적 생활을 영위함으로써 자연과 동화할 수 있는 생활을 동경하리라는 말씀은 자연과의 동화를 통해서 진리와의 동화를 추구하게 되리라는 뜻으로 받아들일 수 잇을 것이다.   생활 환경에서조차도 인위성이 크면 큰 만큼 자연과의 괴리, 나아가서는 진리의 바른 인식과 멀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인위성보다는 자연성이 참 문명이라 할 때의 <참>에 더 접근한다.
셋째로는 이들 참 문명의 실상을 종합한 것으로서 복지문명을 들 수 있다.   오늘날 시행되고 있는 제도적 물량적 복지에다가 정신을 위주로 하면서 시은과 피은의 격차를 느끼지 않는 자연스러운 복지, 진리에 입각한 당위적 복지가 시행되리라는 전망이다.
이러한 복지문명은 통상 공화주의라는 말로 통용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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