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의 평화관
광대무량한 낙원세계 건설
양극초월 공동체 윤리 실현

. 평화의 개념
평화의 개념은 흔히 소극적 개념과 적극적 개념의 두 가지로 분류된다.
전자는 국가와 같은 인간 집단간의 조직적 폭력 즉 전쟁이 없는 상태를 말하고, 후자는 인간집단간의 협동과 협력이 있는 상태를 말한다.   인류의 오랜 염원은 모든 종교, 인종, 사상 등의 차별을 초월해서 서로 협력하며 서로 도와가면서 살 수 있는 적극적인 의미의 평화세계를 실현하는 것이다.
우리는 어떻게 하여 소극적 평화의 단계를 거쳐서 보다 적극적인 평화세계를 건설할 것인가?
. 평화관의 일반사조 개념
록크에 의하면 인간의 자연상태는 자연  평등  박애의 상태요 따라서 이 자연상태를 잘 보존하는 사회 장치가 마련되면 우호  협력하는 평화사회가 건설된다는 것이요, 홉브스에 의하면 인간의 자연상태는 만인 대 만인의 투쟁상태이니 이 투쟁상태를 종식시킬 수 있는 사회장치가 요청된다는 것이다.   위 양자는 상반되는 입장에서 출발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회계약에 의한 국가 권력의 설립과 그 권력에 의한 평화 상태의 보장을주장하는 점에 있어서는 동일한 결론에 귀착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인류의 역사는 소집단간의 대립투쟁으로부터 보다 큰 대집단간의 대립투쟁에도 전진하는 가운데 대집단이 소집단을 흡수하면서 집단내의 평화를 유지해 왔으며 현재로서는 평화와 질서를 유지할 수 있는 집단단위가 국가이다.   따라서 국가간의 대맂투쟁을 지양하여 평화 세계를 이룩하는 것이 현대인류의 지상과제이다.  
모든 고등종교를 펴낸 성자들은 한결같이 평화주의를 그 기본이념으로 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각 종교사의 진전과정에서는 성자들의 본의가 왜곡된 사실이 많았으며 성토마스 아퀴나스까지도 정전론을 주장한 바 있으며 절대이성의 실현을 강조한 헤겔까지도 그 실현단위를 국가에 둠으로써 국가의 이익을 위한 전쟁을 정당화 하였다.
20세기의 석학인 야스퍼스, 럿셀, 토인비 등은 세계의 영구평화를 위해서 세계정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세계정부의 수립에는 세계사회가 선행해야 되는데 원불교는 세계사회 실현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을까?
. 평화관을 제시하는 기본교리
1. 평화세계를 목표하는 개교동기.
원불교는 이 지상에 광대무량한 낙원을 건설할 것을 그 구경의 목적으로 삼고 있다.   원불교의 특징은 우리가 사는 현실세계를 낙원세계로 바꾸어 가는데에 매우 큰 역점을 두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육을 떠난 영의 생활이 없고 영을 떠난 육의 생활이 따로 있을 수 없으며(영육쌍전) 생활이 곧 불법이 되고 불법이 곧 생활이 되도록 하자는 것이다.(불법시생활 생활시불법).
2. 기본원리로서의 일원상 진리
일원은 제불제성의 심인이라 하였으니 석가, 예수, 공자와 같은 모든 성인들의 마음자리는 하나의 진리에 바탕하고 있음을 교시한 것이다.
그러므로 모든 종교는 성자들의 본의에 돌아가 평화로운 인류세계 건설이란 공동목표를 위하며 서로의 뜻과 힘을 모아야 된다는 것이다.   이에 소태산 대종사는 진리도 하나, 세계도 하나, 인류도 하나라는 일원주의를 제창하였으며 정산종사는 이를 보다 구체화하여 한 근원 한 이치에 한 집안 한 권속 한 일터 한 일꾼으로 일원세계 건설하자는 삼동윤리를 교시하였고 대산종법사는 이를 더 현실화하여 세계적 종교연합기구인 U.R 설립운동을 추진하게 되었다.
일원은 일체중생의 본성이라 하였으니 인간은 그 본성에 있어서 흑  백  황의 인종적 차별이 잇을 수 없고 한족, 중국족, 게르만족, 앵글로색슨족 등의 차별이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인류는 모든 인종적 차별을 초월하여 한 뿌리에 바탕한 형제로 돌아가 서로 돕고, 서로 사랑하며 살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일원은 대소유무에 분별이 없는 자리며 생멸거래에 변함이 없는 자리며 선악 업보가 끊어진 자리며 언어 명상이 돈공한 자리...라 하였으니 큰 진리의 안목으로 바라본다면 사상간의 국한도 이념간의 국한도 다 부질없는 일이라는 것이다.
현대 인류를 위협하는 가장 무서운 투쟁이 이념투쟁이요 사상투쟁이다.
자유주의 이념과 공산주의 이념은 인류를 양분 대립시킴으로써 무서운 냉전과 열전을 거듭하게 만들고 있다.   위와같은 사상과 이념을 초월해서 인류가 만날 수 있는 공동의 정신적 기반으로 제시된 것이 일원상 진리이다.
일원은 공적영지의 광명을 따라 대소 유무에 분별이 나타나서 선악 업보에 차별이 생겨나며 언어 명상이 완연하다하였으니 일체의 차별과 국한을 넘어선 공의 경지에서 솟아 오르는 지혜의 광명에 의하여 각시대 사회의 특수 상황을 따라 전개되는 각양 각색의 구체적인 현실에 알맞은 묘용을 나타내게 된다는 것이다.
모든 차별과 국한을 넘어선다고 하여 현실적인 일체의 차별을 무시하자는 것이 아니라 일체만유의 평등일미란 체성에 바탕하되 개인 사물이 지닌 특수성을 잘 살려 쓰자는 것이다.
3. 기본 윤리로서의 사은
세계적 종교의 문을 연 성자들이 사랑 자비 인을 인간윤리의 기본으로 제시한데 대하여 소태산 대종사는 은의 윤리를 제시하였다.   사랑 자비 인에 담긴 뜻을 모아 은의 윤리를 교시하였으니 그것이 곧 천지은 부모은 동포은 법률은으로 구체화 된 사은윤리이며 이를 일상생활에서 누구나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원망생활을 감사생활로 돌리자는 표어로 요약하였다.
깨친 안목으로 바라 볼 때 우주만유의 기본관계가 은혜의 관계이니 현실적으로 해독의 관계가 일어날 때마다 이를 초탈하여 원망하는 마음을 돌리고 또 돌려서 감사하는 마음을 되찾자는 것이다.
4. 강약상보 원리로서의 강자 약자 진화상 요법
모든 전쟁의 원인은 인간의 인간다운 원리를 따르지 못하고 약육강식의 동물적 원리를 따른데 있었다.   인간의 인간다운 원리란 무엇인가?   강약상보의 원리이며 이러한 원리로서 소태산 대종사는 강자 약자의 진화상 요법으로 교시하였다.
강자가 강을 베풀 때에 자리이타의 도로써 약자가 강자의 자리에 올라올 수 있도록 도와주자는 것이며 약자는 강자에게
무작정 대항하려 하지 말고 강자를 선도자로 하여 천신만고를 극복하면서 강자가 될 수 있는 실력을 하나 하나 길러가자는 것이다.
. 결어
원불교의 개교동기는 바로 광대무량한 낙원 건설 즉 진정한 평화세계 건설에 있고 그 평화세계 건설의 기본원리가 일원상 진리이며 일원상 진리를 구현하는 실천윤리가 사은윤리이며 일원상진리와 사은윤리에 바탕한 평화세계 실현의 요법이 강자 약자 진화상의 요법임을 극히 간략하게 밝힌 셈이다.
이러한 평화의 원리 윤리 요법을 각국 지도자로 하여금 깨닫게 하기 위하여 우리는 어떠한 노력을 해야 할 것인가?
그것은 곧 정신의 세력을 형성해 가는 것이요, 그리기 위해서는 종교연합회 운동(U.R운동)을 전개하는 일이다.   평화세계 건설을 위한 원불교인의 제일 사명은 모든 종교간의 울을 터서 종교지도자들이 하나의 세계를 향해 뜻과 힘을 합하도록 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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