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23 : 지정학적인 것을 제외하고 원불교가 한국에서 나타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나요?

답 : 그것은 모든 종교를 포용하는 우리 국민성에서 연유하는 측면이 있습니다.

역사적으로 우리나라에는 유교와 불교 그리고 도교가 공존하면서 서로를 포용하는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천주교의 성지인 천진암에 가면 우리 민족의 종교에 대한 포용성을 실감할 수 있는 데 천진암은 불교 사찰에서 이벽, 정약용을 비롯한 유학자들이 기독교 성경을 연구했습니다.

신부로서 불교학을 전공하여 박사학위를 취득한 프랑스인 서명원(徐明原·52·예수회) 교수는 한국이야말로 기독교와 불교가 만날 수 있는 땅이라고 역설하고 있습니다.

"인구의 4분의 1이 각각 기독교인과 불교인인 한국은 두 종교 사이의 만남을 통해 인류 전체에 이바지할 수 있는 유일한 나라입니다. 그러려면 서로를 전문적으로 연구해야지요. 당연히 신학박사 스님도 나와야 합니다. 서로를 깊이 알면 존경하게 되고 배우고 나누면서 풍요롭게 되지요"라고 본인이 불교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이유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일찍이, 인도의 시인 타고르는 '일찍이 아시아의 황금 시기에, 빛나던 등촉의 하나인 코리아, 그 등불 한 번 다시 켜지는 날에, 너는 동방의 밝은 빛이 되리라. 마음엔 두려움이 없고 머리는 높이 쳐들린 곳 지식은 자유스럽고 좁다란 담벼락으로 세계가 조각조각 갈라지지 않은 곳, …중략… 그러한 자유의 천당으로 나의 마음의 조국 코리아여 깨어나소서' 하며, 원불교가 한국에서 태어 날것을 예언한 시를 발표한 적이 있습니다.

원불교가 기독교와 불교 그리고 전 세계의 종교를 섭동할 수 있는 종교라는 것은 대종사의 가르침에서 연유합니다.

대종경 불지품 21장에 보면 목사 한 사람이 와서 뵈옵거늘 대종사 말씀하시기를 '귀하가 여기에 찾아오심은 무슨 뜻인가.' 목사 말하기를 '좋은 법훈을 얻어 들을까 함입니다.' '그러면 귀하가 능히 예수교의 국한을 벗어나서 광활한 천지를 구경하였는가.' '그 광활한 천지가 어느 곳이오니까.' '한 번 마음을 옮기어 널리 살피는 데에 있나니, 널리 살피지 못하는 사람은 항상 저의 하는 일에만 고집하며 저의 집 풍속에만 성습되어 다른 일은 비방하고 다른 집 풍속은 배척하므로 각각 그 규모와 구습을 벗어나지 못하고 드디어 한 편에 떨어져서 그 간격이 은산철벽(銀山鐵壁)같이 되나니, 나라와 나라 사이나 교회와 교회 사이나 개인과 개인 사이에 서로 반목하고 투쟁하는 것이 다 이에 원인함이라, 어찌 본래의 원만한 큰살림을 편벽되이 가르며, 무량한 큰 법을 조각조각으로 나누리오.'

이러한 원불교의 포용성은 종교간 화합을 위해 여성종교인이 앞장서자는 취지로 1988년에 탄생한 삼소회(현재 불교의 비구니, 원불교의 정녀, 가톨릭의 수녀)를 실질적으로 이끄는 종교가 원불교라는 데서도 찾아 볼 수 있습니다.

한양대·중곡교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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