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행히도 포악한 벼슬아치를 만나 세금 독촉이 열화 같은지라, 삶을 부지할 수 없습니다. …호랑이님께서는 영험하시니, 기도하면 반드시 이루어 주실 것입니다' 비록 조선시대의 일이라고 치부하기에는 현실과 너무도 닮은 점을 부인할 수 없다. 목민관의 역할을 잘 하지 못하면 백성들이 어려움에 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부임한 교구장들도 새해를 맞아 제대로 목민관의 역할을 잘 할수 있는지 스스로에게 살펴야 한다. 교구장의 자리를 주는 것은 호랑이의 역할도 해야 하지만 교구나 교당의 세정의 알아주고 살펴주는 수호의 역할도 아울러 하라는 것이다. 이것은 유임한 교구장들에게도 해당되는 일이다.
<장자> 칙양편에서는 지도자의 자세에 대해 고지군인자(古之君人者), 이득위재민(以得爲在民) 이실위재기(以失僞在己)라고 적고 있다. 즉 옛날 임금된 자는 잘된 일은 그 공을 백성에게 돌리고 잘못된 일이 있으면 그 책임을 자기에게 돌렸다는 것이다. 그러나 교구장들이 세정을 살피기 보다 자신의 안일을 도모하는데 많은 시간을 보낸다면 누가 그를 따를 것인가. 잘못을 아래 사람에게만 돌린다면 누가 그를 존경할 것인가. 현실은 냉혹하다.
한해가 이루어지는 것도 하늘이 한편에만 치우치지 않기 때문이다. 음에만 치우치는 하늘을 보았는가. 양에만 치우치는 하늘을 보았는가. 음양의 조화가 있기에 땅 위에 발을 붙이고 숨을 쉴 수 있다. 그러므로 교구장들도 민심 향배를 잘 살피는 한편 음양의 두 면을 아울러야 한다. 이것은 직감과 많은 경험을 필요로 한다. 이런 가운데 자연스러움이 뒤따라야 한다. 자연스러움이란 강직하면서도 부드러움이다.
올 한해 교구장들의 책임과 의무가 막중하다.
원불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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