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37주년의 의미

8.15광복 37주년을 맞는다.   광복의 연륜이 벌써 37년이라니 세월이 빠르다 고나 할 것인가.   광복의 나이가 이제 서른일곱이라면 광복은 어느덧 그의 장년으로 접어드는 나이답게 이미 뿌리를 내려 정착돼야 하는 것이고, 또 몰라보게 성숙할 줄도 알아야 하는데도 어찌된 셈인가, 우리들의 역사는 아직도 제자리걸음을 스스로 못면하고 있는 형편이라 하니 무엇으로써 가히 성장의 의미와 그 보람을 일러준다 하겠는가.
우리들은 지금까지도 이른바 일제 36년을 되풀이 말을 한다.   말이 36년이지 사실 지나간 36년이라는 그 질곡의 상황은 말할 것도 없이 생명의 단절이나 다름이 없는 것이었다.   우리 5천년 역사에서 비록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외침을 겪었다고는 하나 그 언제 그렇듯 나라의 맥이 끊기l고 인간혼을 말살 당한 참극이 있었던가.   일제 36년의 침략사는 그대로가 전고미증유의 암흑 단절의 시대상이었다는 것을 온 세계 역사의 눈은 생생히 기억하며 증거하고 있다.   아직도 지나간 일을 가지고 이렇게 되새기지 않으면 안 되는 자기 자신의 처지를 돌이켜 볼 때 참으로 어처구니없고 부끄러운 노릇이다.
무엇이 광복인가, 무엇이 행방의 의미인가.   너무나도 새삼스럽고 평범한 자문일는지 모르지만 이것은 우리들에게 있어서 절실한 하나의 명제일 수밖에 없다.   광복이나 해방의 뜻이 곧 역사의 뜻이라면 이 광복 해방의 역사는 살아있는 생명체로서 끊임없이 성숙하고 새로워가야 하는 것이다.   광복해방은 말하자면 진리와 정의의 광복이요, 민중의 해방이다.   진리와 정의가 다시 살아나고 민중이 소생한 것이다.
그러면 이 진리와 정의의 맥을 끊고 민중의 혼을 말살한자는 과연 누구였던가.   우리들은 지금 이 마당에서 구태여 그것을 밝혀내자는게 목적이 아니다.   그러나 누가 과연 이 진리와 정의 민중을 도륙했다는 것인가, 여기에는 물론 일본이 그 작죄의 책임을 마땅히 전적으로 져야한다고 할 것인데 사실은 그런 것도 아니다.   누가 감히 진리와 정의를 없애고 민중을 죽일 수 있는가.   일본을 포함한 무명의 어리석은 폭력이 한때는 세계의 풍운을 석권한 적이 없지도 않았다는 것이 사실이나 그것은 장구한 안목으로 바라볼 때 지극히 부질없는 불장난이었다는 것이 증명되었다.   도리어 진리와 정의 그리고 이 민중은 승리를 거두고 그 자체의 빛나는 본래 모습을 회복하였다.   그래서 광복이요 해방이라 하는 것이다.
일본을 비롯한 집단이기주의적 군국침략 세력들이 이젠 멸망했는지 물러갔는지는 짐짓 물을 바가 아니다.   다만 이 천하에 태양과 함께 명명백백한 진리와 정의의 사랑과 이 생명공동체인 민중은 절대 무한한 뜻으로 연속되어 살아가는 것이기에 일찍이 죽고 남이 없는 그 자체라 하는 것이다.  
이 뜻을 더욱 증거하고 현창하자는데 광복절을 기념하는 의의가 있다.   그러면서도 오늘날의 광복절은 다만 일제에게서 풀려났다는 일차적인 의미 이상의 것을 주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들은 누구를 탓하기 전에 먼저 자신에 대한 깊은 반조가 있어야 한다.   지금 우리는 여기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가.
늘 스스로 살피고 묻고 깨닫고 그리고 스스로 할 줄을 알아야 한다.   스스로 하는 것이 민중의 본바탕 그것이 아니겠는가.   식민지 시대의 망상 작태 등 잔재를 한시가 바쁘게 청산해내야 하고 정말 이 민중은 한 시대의 노예가 아니라 오히려 이 진리와 역사의 주체라는 그러한 우주적 자성 자리를 회복하는 여기에서 한민족의 긍지를 일으키고 우리가 우리 일을 하며 세계를 위하여 이바지한다는 보람도 낳게 되는 것이다.
36년이 지내고 또다시 37년이라는 세월이 흐른 이제 우리는 얼마만큼 달라지고 새로워졌는가, 우리들의 제 얼굴이 지금 어떻게 돼있는지 살펴봐야 한다.   37년이라는 그 일대의 시간은 오직 하나 민중의 소망인 올바른 평화공동체의 이념과 그 공동유대의 정신력이 구체적으로 주어졌는데도 그 동안 어떻게 살아왔는가, 사실상 문제는 여기 있다.  오늘날 경제동물로서 비대해질 대로 비대해진 그 체구와 포화상태로 틀 잡힌 그 오만한 얼굴을 가리켜 인격이라고 하지 않는다는 사실만은 분명해진 것이다.   그리고 모든 국가와 모든 인류는 왕년에 군국주의자들이 생각하던 것처럼 적이 아니요 한 형제라는 사실 그리고 동연공생의 공동체라는 것이 앞으로는 더욱 밝혀질 것이다.   더욱 요즈음과 같은 침략역사의 날조를 자행하는 수작은 그야말로 옹졸하고 왜소한 저 쥐구멍만도 못한 소견으로서 일부의 장난이긴 하나 자멸행위인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세상이 밝아질수록 마음 하나가 참되고 선한 사람은 일체가 다 참되고 선하여 그 앞길이 광명 하게 열릴 것이나 마음하나가 거짓되고 악한 사람은 일체가 다 거짓되고 악하여 그 앞길이 어둡고 막히리라(대종경 인과품 33)
개인의 경우나 집단의 경우나 진리의 뜻은 한결같이 비치는 것이다.   항상 나를 알고 낮추고 겸허하게 살아가야 될 것이다.

목포 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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