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세계전

원불교 회상이 현대사회에 화두로서 제시한 것은 일원정신이다. 현대에 있어 일원정신이 제 위치를 찾으려면 그것은 예술과 문화를 통해서 가능할 것이다. 풍류로써 세상을 건지리라고 말씀하신 정산종사의 말씀처럼 예술과 문화를 통한 일원정신의 발현이야말로 이 세상에서 가장 값진 것이며 가장 시의 적절한 것이 될 것이다.
 원미술연구회에서 근 15년 동안 지속적으로 발표해온 인간애를 우주 혼으로 승화시키는 작업은 이러한 맥락에서 중대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특히 최근에 원미술연구회에서 선보인 소태산 대종사 탄생 100주년기념 원 상징의 예술혼전과 93 대전 엑스포 기념 우주 혼 일원상전그리고 이번에 95 미술의 해 기념 지구촌 평화기원 미술축제인 하나의 세계전은 현대에 있어 어떻게 대우주의 진리를 예술로 표현해야만 하는가를 시사해 준다. 1백명이 넘는 국내의 다수 작가들을 참여시켜 그들로 하여금 원을 통한 세계의 아름다움을 표현하도록 하는 방식이야말로 독특하고도 참신한 진리 세계를 향한 접근방식이라 아니할 수 없다.
 21세기는 바야흐로 문화와 예술의 시대이다. 문화와 예술의 척도야말로 한 나라나 민족의 척도와 직결되어 있는 것이다. 문화와 예술을 모르는 민족이나 국가는 도태될 수 밖에 없고 더군다나 종교의 포교에 있어서 문화와 예술의 역할은 지대하다고 아니할 수 없는 것이다. 대중을 선도함에 있어 교전에 전적으로 의존하던 방식은 이제 구시대적인 것이며 현대에 있어서는 예술과 문화를 통한 교화에 전력하는 것은 더욱 더 심오한 공감대를 형성하게 될 것으로 확신한다.
 일원상은 비단 원불교의 진리세계일 뿐만 아니라 모든 종교의 진리 자리이기도 하다. 원은 원만구족한 자리로서 모든 신성의 모습이기 때문이다. 부족함이 없고 넘침도 없는 그러한 세계를 그려냄으로써 모든 인간은 일원상의 진리세계를 예술에서 직접 체득하고 따라서 기계문명에 찌든 현대인의 정신세계를 계몽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케 하는 것이다. 그러한 점에 원미술연구회에서 지속적으로 선보일 일련의 전시회는 의의가 있는 것이다.
최병길 <철학박사, 원광대 미술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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