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전 보급 전담재단 구성 제의

9월26일을 기하여 우리교단은 교전반포 20주년을 맞았다.   원불교 교전이 발간된 것이 원기 47년의 일이니 정식교전에 의한 교화의 연력도 이제 성년기를 넘어서게 되었다.    교전이 발간되기 이전에도 물론 소의경전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이렇듯 짧은 시일에 완성된 교전을 갖게 되었다는 것은 여간 고맙고 다행한 일이 아니다.
원불교 교전 이전의 경전이 불교정전이었다는 것은 이미 다 아는 사실이다.   원불교 교전과 불교정전이 갖는 차이는 사실상 너무나도 자별한 것이다.   하지만 이들은 다같이 교조 소태산 대종사의 재세시에 그의 친저와 친감에 의하여 이루어졌다는 것은 동서고금의 종교사상 찾아볼 수 없는 긍지요 특징이기도 하다.   다만 이 양자간에 어떠한 차이가 있다면 그것은 불교정전과 원불교 교전이 가지고 있는 역사적 배경이 다르다는 것뿐이다.
전자는 불법연구회 시대의 과도기적 과정의 산물이었다면 후자는 원불교 정초에 이르기까지의 교리사적 발전원리에서 스스로의 위치와 방향성을 재점검하고 재조명, 재정립함으로써 서로 보완해주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원불교 교전은 교조입멸 후에 그야말로 구전심수라는 재래식, 주관식 절차에 의하여 설립된 것이 아니라 교조 생존시에 교조 자신의 순수한 숨결과 맥박 그대로를 담은 그릇이요 그의 주도한 통찰과 원융무애한 뜻의 결정으로서 이미 손수 하나의 작품으로 완성을 기하기에 이른 것이다.
정전의 주요내용은 삼학팔조와 사은사요가 그 대체의 골격을 이루고 있음은 말할 것도 없다.  이것은 교조 소태산 대종사의 이십여년에 걸친 구도의 고행을 통하여 체득하게 된 대각의 내용으로서 이 대각의 내용을 재구성, 일원진리의 특수성을 그 누구나가 다같이 객관적 보편적 인식으로써 이해하고 소화할 수가 있도록 하기까지에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했던 것이 사실이다.
이에 소태산 대종사는 자신이 크게 깨달은 궁극적 진리를 이른바 문자로 표현하는데 앞서서 그 진리의 실체적 가치를 신앙의 대상으로 수행의 표본으로 또는 생활의 원동력으로서 이것을 일으켜 세우고 그것을 더욱 실험하여 실생활과 활인간의 실용적 가치로 활성화에 이르기까지 끊임없이 줄기찬 노력을 기울여 왔으며 마침내는 참되고 의롭고 합리적인 결과(완전성)를 이끌어내기 까지에는 신중에 신중을 거듭한 것으로 알고 있다.
정전 서두에 내어 걸은 동정일여 영육쌍전 무시선 무처선 처처불상 사사불공 불법시생활 생활시불법 그리고 물질이 개벽되니 정신을 개벽하자  등으로 집약된 표어들은 예사로 선보이는 미사여구가 아닌 것이다.   이것은 곧 교조 소태산 대종사께서 생명을 걸고 일으켜 세운 새 시대 진리의 장전이며 낡은 역사가 되풀이해온 양극의 투쟁과 단절의 뼈아픔을 그 본래의 하나되는 사랑의 뜻으로 통일하고 혈육화한 생명의 철학이다.   이렇듯 원불교 교전은 이미 종래의 관념화한 문자의 폐단을 지양해버리고 살아있는 진리의 동맥으로 인류의 산 경험 그 자체로서 확인된 세계의 길이라는 것을 우리들은 언제나 자신 있게 말할 수가 있다.
대종사 열반을 1년 앞두시고 그 동안 진행되어 오던 정전의 편찬을 자주 재촉하시며 감정의 붓을 들으시매 시간이 밤중에 미치는 때가 잦으시더니 드디어 성편되매 바로 인쇄에 붙이게 하시고 제자들에게 말씀하시기를 때가 급하여 이제 만전을 다하지는 못하였으나 나의 일생 포부와 경륜이 그 대요는 이 한 권에 거의 표현되어 있나니 삼가 받아 가져서 말로 배우고 몸으로 실행하고 마음으로 증득하여 이 법이 후세만대에 길이 전하게 하라.   앞으로 세계 사람들이 이 법을 알아보고 크게 감격하고 봉대할 사람이 수가 없으리라.(대종경 부촉품 3)
중앙총부는 9월26일 대각전에서 교전반포 20주년 기념법회를 열어 새회상 대법보인 교전발간의 큰 뜻을 기리며 자축하였다.   우리들은 이날을 기하여 더욱 선사의 부촉을 저마다 폐부에 새겨 일원의 진리를 말로 배우고 몸으로 실행하고 마음으로 증득하여이 법은 이 교법이 무량세계 무량중생에게 고루 미치도록 다같이 힘써야 하며 금년에는 교단적으로 인류에게 교전읽기 운동을 전개하여 이 법을 전파하는데 박차를 가하였거니와 이 운동을 끊임없이 보다 적극적으로 국내 국외에 전개하기 위해서는 이 사업을 목적으로한 교서보급회와 같은 기구가 구성되어야 한다는 대산종법사의 유시를 받들어 교서보급을 맡는 그 전담재단이 구성되어 그 후원을 토대로 교서편찬 발행을 주관하는 교화부 당국과 원불교 출판사가 삼위일체를 이루어 기위 별여온 교서출판 보급을 통한 교전읽기 운동이 한결같이 만전을 기할 수 있도록 다같이 협력해 줄 것을 교전반포20주년 기념을 맞이하여 삼가 당부해 마지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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