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회관의 준공 봉불을 계기로
교당구조 교당기능이 부르는 교역자상
개인불공 사회불공 복합적인 봉공활동

우리의 숙원이던 서울회관이 개관되었다.   출가 재가의 응집된 정성과 당무자의 불철주야 노고 끝에 마침내 서울회관이 탄생을 보게 된 것이다.
10월 10일 교단내외의 인사가 총집결한 가운데 화려한 경축 및 봉불식을 가졌던 서울회관은 10년의 산고못지 않게 후 10년의 양양한 기대를 한 몸에 걸고 있다.   그것은 10년내에 예정되어 있는 아시아 종교자대회, 교단창립 제2대 결실사업, 대종사탄신 100주년 사업과 더불어 서울회관이 차지할 몫은 무엇보다도 크기 때문이다.
회관시대의 개막
서울교구의 서울회관은 수년전에 개관된 부산교구의 부산회관과 대구교구에서 인수한 동명훈련원 그리고 전주교구의 만덕산훈련원 및 광주교구에서 신축중에 잇는 완도훈련원(소남훈련원)과 함께 바야흐로 원불교 교단사에서 회관시대를 열어 주고 있다.
회관은 그의 개방적 자세와 종합적 봉사기능 때문에 기왕의 교당기능이 갖고 있는 권위적이고 폐쇄적이며 강한 극적 구제기능과는 좋은 대조를 이룬다.   교당은 법회훈련(정기훈련  상시훈련)과 신앙의식의 장소로서 또는 영적구제와 사제기능의 장소로서 신앙과 기도와 교역자의 권위와 신자들의 구도적 정열로 울타리 지어진 폐쇄된 공간이라면 회관은 이상의 요소들을 포함하면서도 신자와 비신자를 구분하지 않고 닫혀진 자세에서 열려진 자세로, 봉사의 요구에서 봉사의 제공으로, 교화 일변도에서 교화 교육 자선의 복합 기능으로, 개인중심적 치료에서 사회구조적 개선방식으로 창의와 개방을 특징으로 하는 지역사회의 공동광장이라 할 수 있다.
교당이 설교 중심적 기능의 장소라면 회관은 설교의 다양한 변화형식인 강연, 회의, 학술, 토론, 예술(미술, 음악, 연극 등) 전시, 사회교육, 사회봉사 등을 폭넓게 구사할 수 있는 장소다.
새로운 교역자상
교당구조와 교당기능이 요구하는 교역자상이 있는가 하면 회관구조와 회관기능이 요구하는 새로운 교역자상이 있다.   전자를 선과 설교와 영적구제를 특징으로 한다면 후자는 불공과 프로그램과 사회봉사를 특징으로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양자는 서로 분리할 수 없는 표리의 관계로서 마치 정기훈련과 상시훈련에 비유할 수 있을 것이다.
회관의 봉사기능
먼저 회관의 사회봉사적 기능을 생각해 본다.   회관기능을 우리의 전통 속에서 찾는다면 사랑방, 모정, 마을회관이 있고 서구에서는 1880년대에 있었던 인보관, 복지관, 체육관을 들 수 있다.   오늘날 각 도시에는 사회복지관, 청소년회관, 적십자회관, 여성회관, 체육관, 도서관 등 다양한 기능의 회관들이 있다.   우리의 서울회관이 어떠한 기능의 회관이 될지는 아직도 불분명한 채로 있으나 복합적 사회봉사 기능의 것이 될 것임에 틀림없다.
사회봉사의 측면에서 볼 때 미국을 중심으로 발달해온 전문사회 사업방법을 도입하지 않을 수 없다.   그것은 첫째 개별지도 또는 상담지도사업, 둘째 집단지도사업, 셋째 지역사회조직사업, 넷째 사회 입법등이다.   개별화의 방식과 사회화의 방법을 개인 또는 지역사회의 방법을 개인 또는 지역사회의 요구 수준에서 이를 알맞게 조화시켜 나가는 기술이 요구된다.
그러기 때문에 착한 마음씨 하나로 무장된 전통적 인간상과는 대조적인 전문적 봉사기술이 개발된 개척적 인간상을 필요로 하고 있는 것이다.   개인불공과 사회불공, 교정3대지표와 사회봉사3대지표(사회교화, 사회교육, 사회봉사) 전통과 현대, 성과 속이 한가지로 공존하는 인격주체, 회관기능이 요청된다.
남은 문제들
서울의 관통로인 제1한강교와 동작대교의 중심지점 고속버스터미널을 이웃하고 있는 서울회관의 위치는 앞으로 날이 갈수록 중요성이 더해 갈 것이다.
그러나 환상적인 나래를 펼칠 수 잇게 웅비의 자세를 가다듬고 있지 못한 것이 우리의 실정이다.   아직도 남은 문제들과 갖추어야 할 미비점들이 한 둘이 아니다.   그것은 시작할 때의 문제이면서 지금의 문제이기도 하다.
회관기능을 십분 발휘할 수 있는 경비의 뒷받침과 적절한 프로그램을 구사할 수 있는 전문인의 양성을 계속 과업으로 남겨 놓고 있다.   전문인 기능인의 양성이란 1,2년에 될 수 있는 일이 아니고 적어도 10년 내외의 수련과 경험을 쌓아야 한다는 점에서 당장의 운영경비 못지 않게 시급하고 중요한 일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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