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상을 즐기는 참생활
마음 지키기는 성인을 체 받아 길들이고

일을 하는데는 영웅의 기개로 움직인다
남을 지도하려면 먼저 제 마음부터 챙기고 살펴봐야 한다.
자기의 마음이 희노애락에 끌리지 않는 바람에 서서 소신을 펴나가야 하는 것이니 경계에 끌린채 지도를 하면 지도받는 사람에게 감명을 줄 수 없다.
일상생활하는 가운데 생각이 없는 사람은 진보가 없는 사람이다.
무슨 생각이든지 언제나 놓아서는 안되고 궁글리고 다녀야 한다.
그러므로 항상 한 생각으로써 그 일 그 일에 끝을 맺게 되는데까지 계속 하라. 그러면 이루지 못할 일이 없다.
하늘은 헤아릴 수 없이 넓고 비어있으며 땅도 헤아릴 수 없이 깊고 두터운지라 우리의 마음도 저 하늘과 같이 젋게 길들이고 비워버리는데 노력하고 덕은 언제나 땅과 같이 두렵게 기르며 깊이 쌓아 간직하라. 그러면 나의 심덕이 능히 천지를 능가하고 넘어설 수 있느니라.
마음 지키기는 성인을 체받아 길들이고 일을 하는데 있어서는 영웅의 기개를 가지고 움직이라. 그러면 세상일이 따로 나누어 있지 않음을 알게 되리라.
번뇌와 사념을 퇴치해도 방법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번뇌와 사념이 온줄만 알면 저절로 물러가는 것이니 언제나 사념과 번뇌 챙기는데에 게을리 해서는 안된다.
선을 하는데에는 수승화강과 식망현정이 강령이 되어 있나니 일이 없을때의 시간은 물론이려니와 일이 있을 때에는 언제나 몸과 마음에 하기를 주장하라. 그러면 자연 정력을 얻어가게 된다.
이 우주안에 벌어져 있는 삼라만상이 다 각각의 곳을 얻어 생한 것이니 우주를 두루하는 마음을 가지고 볼진대 모든 물건이 버릴 물건이 없느니라. 버린다는 것은 그 물건 자체를 활용할 줄 모르는 소이이니 하물며 사람이랴.
좋은 사람을 지도하는 이보다는 나쁜 평판을 받는 사람을 지도할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세상 사람이 꽃을 보고 좋아하지 아니하는 사람이 없나니 언제나 스스로 아름다운 마음 가지기를 힘쓰는 동시에 대중에게 환영을 받는 얼굴을 지니기에 힘써야 될 것이다.
물은 아래로 내려가는 것이요 위로 거슬러 가는 것이 아니니 사람의 정도 아래로 흘러가는 것이다.
자식에게 미치는 정이 그대로 부모에게도 통하고 제자에게 돌아가는 정 그대로를 스승에게 돌린다면 이는 세상살이 할줄 아는 사람이다.
새도 공중을 나르고 고기도 물속을 헤엄치는 것이 이 도라 어묵동정간에 허식을 부리지 말라. 순수한 그대로가 도이니 도를 떠난 사람에게 사가 따라 붙느니라.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 날이 없다는 것이니 생각이 많은 사람에게 또한 편할때가 없다지 않는가. 그러니 천념을 백념으로 백념을 십념으로 십념을 일념으로 만들어서 간편한 생활을 하는 사람이 되라.
이름은 참이 아니니 거짓임을 확실히 알아서 허영에 뜬 생활을 속단하고 실상을 즐기는 참 생활을 가져라. 그러면 세상은 자연 평온해진다.
집에서 기르는 닭도 때가되면 울어서 시간을 알려준다. 시기를 모르는 사람은 닭만 못한 사람이라, 때를 알아 때를 잘 활용할 줄 아는 사람이어야 한다.
송죽의 절개는 설한풍을 겪어낸 후라야 비로소 알게되는 것이니, 공부하는 사람도 천만경계를 지낸 뒤라야 그 의지가 굳어지는 것이라, 뭇경계를 싫어하지 말고 과감이 수용하라. 그러면 힘을 얻는다.
사리간에 걸림없이 알기로 하면 안다는 생각마저 없어야 참으로 잘 아는 사람이다.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생활을 하는 사람은 자기를 자기가 제도하는 사람이라 먼저 자기몸 제도하는 마음 놓지 아니하여야 위태로움을 면할 것이니라.
윤기도 가장 가까운데로부터 건네게 되는 것이니 의리로써 가까이하면 대의의 윤기가 건네고 사곡한 정으로써 가까이하면 사륜이 건네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사은을 바탕해서 대의의 큰 윤기를 건네는 사람이 되어야 하리라.
인간은 인정으로써 살아가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인정을 줄 줄만 알고 뗄 줄을 모르는 사람은 도리어 인정으로 인하여 착심을 조장하게 된다. 인정은 줄 줄도 알아야하지만 동시에 뗄 줄도 알아야 한다.
그 날 그 때를 지낼때에 가장 즐거운 때가 어느때인고 하면 내 마음을 내 마음대로 쓰되 구애됨이 없을 때이니라.
부처가 나를 제도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나를 제도한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요 중생이 나에게 괴로움을 주는 것이 아니라 내가 중생을 괴롭히는 줄을 알아야 한다.
그러면 내가 바로 부처가 되어서 많은 중생의 전로를 개척하게 된다.
삼악도에 떨어지는 것이 다른데 있는 것이 아니라 마음이 타락이 되어 향상이 없는 때이니라.
수도하는 사람은 항시 발심 서원에 낙관을 해서 법마상전에 충실하여야 한다. 그리하면 스스로 성도의 지경에 이르게 되리라.
육신의 병은 조그만 병이라도 걱정을 하나, 마음의 병은 큰 병이 들었으되 걱정을 할 줄 모르는 것이 아니라 병이 든줄 조차도 모르고 사는 사람이 많으니 마음병 고치기를 육신병 고쳐가는 성의만 가지고 한다면 안 고쳐지는 마음이 없는 것이다.
공은 나타난 공보다 숨은 공이 더 크다. 이른바 숨은 적공이라는 것은 나를 잊어버린데에서 쌓아진다.

수상 수필   전팔근(원광대 대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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