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고와 기도
기도일념에 사는 불지의 생활리듬
무한한 활력을 주는 생명의 원동력

살을 에는 아픔에도 흔들리지 않는 인욕정진과 극진히 불보살을 받드는 이후 말세에 여래의 무상설법을 다시 크게 드러낼 일념청정신자의 출현을 예언한 금강경을 열람한 새 부처님은 불타를 연원스승이자 성중성인으로 말씀하였다. 서양세력에 대한 위기의식에 동학을 창도한 수운의 인내천 사상을 정신개벽의 첫 소식으로, 증산의 해원상생의 윤리를 제2의 소식으로 위력이 아닌 도의의 신천지의 도래를 천명한 3.1운동의 기본이념을 제3의 소식으로 말씀하였다.
이에 물질의 노예가 아닌 물질을 사용하는 정신개벽의 대문명세계 건설의 주세불로 현대사의 무대에 등장한 새 부처님은 백지혈인의 기도로 새 회상을 공인받는 동시에 순일 무사한 혈심정성으로 공도헌신하는 새로운 인간상을 탄생시켰다. 이러한 새 인간이야말로 핵무기와 문명공해로 인한 생태파탄의 위기에 처한 인류의 장래를 올바르게 인도할 수 있는 역사의 주인공이 아닐 수 없다.
한없이 대립갈등하는 인간을 생각할수록 소중한 인격대 인격의 관계로 손잡게한 정복하고 파괴당하는 인간과 자연을 하나의 아름다운 생명권으로 살게한 사은의 윤리와 우주와 인간의 모든 진실이 평등일미의 대국적인 차원에서 장엄한 교향악을 이루게한 일원의 진리야말로 인류의 장래를 책임진 새 부처님의 핵심사상임은 너무나 자명한 사실이다. 여기에 일찍이 고대 희랍에서 그리이스 문명이 꽃피었는가 하면 이탈리아가 르네상스의 발상지로서 구실을 한데 대하여 오늘의 한반도가 세계사에 커다란 사명을 담당한 실로 중대한 의미가 있는 것이다.
길을 몰라서 나중에는 폐인이 될만큼 온갖 고행을 다한 새 부처님은 그러기에 눈먼 봉사라도 안심하고 갈 수 있을만큼 큰 길을 밝혀 주었다. 이 세상의 그 누구보다도 행운아인줄 아느냐. 누가 무어라해도 자신만만한 대신심  공부심으로 보림적공하고 혈심정진한다면 나의 공부한 수고의 반만 하여도 반드시 성골할 것을 말씀하였다.
우리는 새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옛적 우리의 어버이의 마음, 성춘향의 정절과 심청의 효성, 그리고  의 경지에 도달한 성웅 이순신의 기도일념을 일백번 고쳐 죽어도 변함없는 정몽주의 임향한 일편단심을 재음미하고 무언가 깊이 본받는 바 있어야겠다.
그러면 감정의 노예인 무명중생을 풍부한 인간성을 소유한 불보살로 만들고 옹졸하고 비루한 사견에 가리운 중생을 순후한 덕성과 대자대비의 불보살로 만들어 오롯이 이 공부 이 사업에 몸을 던지게하는 심고와 기도의 사밀은 무엇인가?
예로부터 하늘을 감동시킨 지극한 기도정성에서 성자의 인격은 탄생하였다. 우리의 구인선사는 자신의 마음에 능히 하늘을 감동시킬 수 있는 기도의 위력을 믿고 창생을 제도할 사무여한의 서원일념으로 백지혈인의 신화를 창조하였다. 우리는 이러한 기도정성에 살고 창립정신에 사는 떳떳한 불자가 되어야겠다.
심고와 기도생활은 먼저 외모에서 나타난다. 심신을 깨끗이 하고 생활필수품이 정돈되고 주위환경이 정리된다. 번거로운 외연이 덜어지고 무관사에 대범해지고 눈을 안으로 돌린다. 지금까지 고삐없는 망아지였던 새 회상의 전법사도라는 주제를 망각하고 살아온 하늘이 점지하신 책임과 사명을 등한시해온 부끄러운 자신을 돌아본다. 말과 행동과 마음으로 지은 삼세의 무명업장에 대한 숙연한 참회의 기도를 올린다. 무거운 머리가 시원해지고 답답한 가슴이 후련해질 때까지 뉘우치면서 진리부처님 앞에 최초의 서원일념을 고백하고 다짐한다.
시비선악 상생상극의 어떠한 일도 자신이 짓고 받는 것임을 알게 된다. 진인사 대천명하고 홀로 그 몸을 삼가는 옛 사람의 몸가짐을 배우고 사람 섬기기를 하늘같이 하고 해원상생하는 심법을 마음에 간직한다. 자칫 예사로운 사람에서부터 삼라만상의 하나 하나를 부처님으로 알아 뵙고 받드는 처처불상 사사불공의 불심을 염원하고 기도한다. 크게 보면 일차원적 사유의 인간에 지나지 않는 중생의 얄팍한 평면감각에서 벗어나 우리의 평범한 일상생활 가운데 역력히 살아서 꿈틀거리는 심오한 일진법계 평등일미의 소식을 즐기는 신선한 입체감각을 찾는다. 여기에 보은 감사하는 불지의 생활리듬은 우리에게 무한한 활력을 주는 생명의 원동력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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