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근로자공제회 이사장 강팔문 교도

"1998년 당시 건교부 건설경제과장으로 재직 중 일용직 건설노동자들의 고된 삶에 안타까움을 느끼고 생활을 보호해줄 장치를 마련해 그들이 행복한 생활을 누리게 해주고 싶었습니다."

30여년을 몸담았던 공직에서 물러나 지난해 12월18일 새롭게 건설근로자공제회 이사장에 취임한 강팔문(법명 정각·동안양교당) 교도는 12년 전의 일을 이처럼 회상했다.

일용직 건설노동자들에게 보다 나은 삶을 제공해야겠다는 고민들을 '건설근로자공제회'를 제도화하고 출범시키는 것으로 해결했던 그가 이제는 공제회를 직접 이끌게 됐다.

그러나 당시에는 그 조차도 사업주로부터 근로자 1인당 2,000원씩 받는 공제회가 성공할 수 있을지 의문을 품었다고 한다.

다행스럽게도 공제회는 현재 1조2천억원이 넘는 자산규모를 자랑할 만큼 크게 성장했고 일용직 건설근로자들의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주고 있다.

이에 대해 강 이사장은 "작은 씨앗을 심어놓으니 이렇게 크게 자랐다"며 "이를 통해 은혜의 씨앗을 심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체험하고 확인할 수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래서 그는 "3년 임기동안 모든 일에 은혜를 심는다는 마음으로 임하겠다"고 말한다.
이를 위해 강 이사장은 현재 진행하고 있는 퇴직금지급 이외에도 건강검진과 근로자들이 보다 높은 임금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교육훈련, 또 가난의 대물림을 막기 위한 장학사업 등의 새로운 '씨앗'을 준비 중이다.

이에 대해 강 이사장은 "건설산업의 특성상 180만명의 건설업 종사자 중 150만명이 일용직 근로자인데 이들을 모두 상용직화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따른다"며 "오히려 건설 일용직이 안정된 직업으로 정착시키는 것이 중요한 만큼 그들에게 직장과 같은 역할을 해주기 위해서"라고 설명한다.

무엇보다 사람의 행복을 중요시하는 그는 조직운영에 있어서도 '화(和)'를 중시한다. 서로 이해하는 마음을 통해 일을 하는 데 있어 행복을 느끼다보면 성과는 절로 나온다는 것이 그의 경영철학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는 단순히 조직을 운영하기 위한 수단으로 여기기 때문은 아니다.
그는 "내가 행복하지 않으면 주변을 행복하게 해줄 수 있겠냐"며 "일용직 근로자들을 위해 일하는 직원들이 행복을 느껴 공제회가 작은 낙원이 될 때 일용직 근로자들이 행복을 느끼고 낙원생활을 할 수 있고, 그 범위가 점차 넓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신이 맡은 일에서 작은 낙원을 이뤄가려는 그의 의지가 엿보이는 부분이다.

마지막으로 강 이사장은 새해 메시지에서도 경사종법사의 신년법문을 인용해 "마음을 비우고 주인된 자세로 모든 일에서 은혜를 생산해 나가자"며 "이를 통해 많은 교도님들이 마음의 복락을 얻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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