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도 소남 훈련원봉불

광주교구 소남훈련원이 6월 28일 전남 완도읍내 불목리 현지에서 그 준공  봉불 대법회를 성대히 베풀고 개원되었다. 옛날에는 완도라 하면 한반도의 최남단에 위치한 군소 섬마을이 점점이 모여사는 오지였으나 오늘날에 와서 완도는 내륙의 한 연장지역이 되어 각광을 받으며 여러 방면에서 많은 발전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완도에 원불교 교화가 처음으로 상륙하게 된 것은 지금으로부터 26년전인 원기 42년 이 지역의 선학자이며 사회교육가인 소남 김영현 선생의 호법의 뜻과 끼쳐주신 공덕을 잊을 수 없다. 소남은 그의 아호, 법의 이름은 정광으로 선생의 유덕을 기리는 의미에서 이 집을 소남훈련원이라 명명한 것은 완도에 뿌린 내린 원불교 교화의 연원을 상징하는 표적이 된다.
완도라고 하는 곳이 원래 아름다운 섬이기도 하지만 우리 훈련도량으로 마련된 훈련원을 둘러싸고 있는 자연환경은 평범한 그 자체의 가운데에서도 단연 절륜한 풍광을 스스로 간직하고 있다. 숙승봉이니 업진봉이니 하는 수승한 봉우리의 배경들이 어쩌면 그렇게도 휘휘롭고 인자스런 자락을 펴고 있는가, 여기 훈련원의 차원 높은 품위와 신선하고 여유있는 생활공간은 자연미의 조화를 그대로 갖추고 있다.
훈련원을 중심으로 4면에 펼쳐진 산지임야의 땅이 원기42년 이후 소남선생의 희사로 하여 이제 새 회상의 터전으로 새 광명의 도약대가 되었다는 것은 참으로 기특하고 고마운 기연이 아닐 수 없다.
더구나 숙승이니 업진이니 또는 불목이니 하는 전래의 소박한 이름들은 어쩌면 우리의 교화와 이곳의 주민들이 더불어 부처님의 인연으로 이미 친숙해졌다는 것이며 오히려 이 소남훈련원의 발족과 함께 새 역사의 새 인간으로 거듭 남을 예시하는 필연의 만남인 것으로 안다.
이렇듯이 훈련이라는 정신적인 한 기틀이 깃들어 발을 부치고 살아야할 그 환경은 중요한 것이다. 사람이 사는 환경이 근원적으로 그러해야하듯이 훈련이 천혜적으로 지녀야할 환경이 더더욱 빼어나게 훌륭해야한다는 것은 비단 개인 개인의 문제에서가 아니라 전체의 생명, 그 향상과 진화를 위해서 마땅히 중요시 해야할 일이다. 자고로 훈련의 장, 수련도장이 위치하는 그 터전은 실로 인문 교육 역사 자연등 모든 환경에서도 모두가 뛰어난 것이었다. 훌륭한 이상을 가꾸어 산 역사를 이끌어 가는 그 깊은 이면의 과정에는 반드시 그렇게 될 만한 생명의 원동력을 불러 일으키는 훈련이라는 기질변화 운동을 통하여 끊임없이 새로운 생명의 탄생이 용솟음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그래서 훈련환경이 제공하는 여건이라는 것은 어쩌면 어머니 모태의 역할과도 같이 속속들이 어루만져 주고 스며드는 것이라야 한다.
현대사회에서 무엇보다도 중요하고 필요한 것은 자기훈련 공동체훈련에 대한 새로운 자각이며 투철한 인식이다. 어떻게 해서든 잘 살아보고 행복하게 편리하게 부강하게 더구나 남들보다도 나만은 적어도 우리들만은 최후까지 살아남기 위해서 싸워야한다는 등식의 의식구조나 행동반경이 기세를 떨치는 한, 현대문명 그 탐욕의 공해는 마침내 이 인류를 한낱 제물로 사로잡고야마는 결과를 불러와서, 오늘날 이것은 저마다 제 발등에 떨어진 불이되고 있다.
그러면 지금 우리들은 여기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가. 최소한 지금 우리들은 여기에서 우리들이 지닌 궁극적인 양심의 방향만은 분명히 밝혀주고 증거하고 우리들 자신 모두가 이 시대 이 역사의 공업자이며 공동체인 것을 깊이 깨달아야 한다. 그리고 서로가 서로를 수용하고 바로세우며 우리 모두가 더불어 함께하는 상생과 은혜의 생명체로서 끊임없이 거듭나는 이 한길을 열어 나가야 한다.
원불교 훈련이 지향하는 그 궁극적인 이상, 그 줄기찬 의지가 바로 여기 있다. 새 세상, 참마음, 그 의 산 혼을 길러내기 위하여 훌륭한 훈련원이 세워지는 것은 진정 바람직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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