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 정 용 법사<원광대 부총장 ㆍ 원광의료원장>

친절로 국민보건 부응
“생명의 존엄성 더욱 절감”
현대의 의료시설 대부분 완비
친절봉사상 제정, 포상할 계획
3년 후면 영세민 무료진료도 가능
원숙한 인생의 뒤안길에는 남모를 고뇌와 어려움이 따르기 마련이다. 그동안 초기교단의 교화 교육 분야에서 중추적 역할을 하시며 창업의 역사를 가꿔 오신 문산 김정용 부총장(의무담당)님(62세).
온갖 감내하기 힘든 상황에서 안으로 수도자의 면모와 밖으로 새 회상 발전을 위해 끝없는 헌신의 길을 걸으셨고 이제 자선분야인 원광의료원장으로서 다시 새로운 경륜으로 제생의세의 사명완수에 여념이 없으시다.
의료계통은 어쩌면 생소한 느낌마저 드는데 어떻게 의료원 책임을 맡게 되셨습니까?
지난 1980년 처음으로 시내에 있는 씨그레이브병원을 대학부속병원으로 인수했을 때, 나는 대학본부 부총장 직무를 수행하면서 병원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죠. 모든 조직, 체제, 인사 등 변동 없이 그대로 인수를 했기 때문에 누구든 본부와의 연결 작업을 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나는 일주일에 1회 정도 실정파악을 위해 들렸고, 그때부터 매주 교양강좌를 실시했습니다. 그리고 84년 병원 신축이후 이전을 하고는 일주일에 한번 씩 간부회의를 가져 인연을 두터이 해왔습니다. 경영차원에서도 각 병원을 통합 관장하는 일을 소홀히 할 수 없는 문제여서 이런 관계로 지난해 의료원장 발령을 받고도 서먹하거나 크게 서투르지 않았습니다.
이곳은 병원이기 때문에 몸도 마음도 모두가 아프고 괴로운 사람들로 가득한데 막상 실무에 임하셔서 느껴지는 소감이라고 할까? 어떤 시각을 갖게 되셨는지요?
갑자기 약품냄새와 생명의 위협을 느끼는 환자들 속에 파묻히다 보니 언짢은 생각도 없지 않았는데 시간이 흐르고 나의 건강함에 새삼 은혜를 느끼게 되었죠. 그러면서 분위기에 적응이 되고 중환자를 볼 때 주위의 부러움과 선망의 대상이 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 때가 있습니다.
만일 그대로 대학에만 머물렀다면 대학교육행정에 익숙해져 나의 인생관도 그 범주 안에 국한 되었을 텐데, 피상적으로 생각하고 겪었던 생명의 존엄성을 실감하게 되었고, 더 나아가서는 실존의 본질이 어떤 것인가 하는 데까지 골몰하게 되었습니다.
다행히 원광대학교에 의대가 설립되고 이런 종합병원이 생겨 내게 일이 맡겨진 것에 대해 더욱 감사를 느낍니다. 그리고 또 다른 측면에서 은혜를 발견할 수 있는 것은 대부분 직업이 상대적일 수가 있는데 이 의료기관은 상대 피해주는 일 없고, 누구든지 합심해서 회복할 수 있도록 정성을 다하므로 상생의 터전이 되는 것입니다.
이제 종합병원으로서 거의 시설을 갖추었고 의학도들이 수련하는 교육병원으로써 유감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시는 줄 압니다. 이런 상황에서 병원이 안고 있는 당면과제가 있다면 어떤 것일까요?
현재 원광의료원에는 내가 주재하고 있는 의대부속병원을 비롯해 한방병원, 치과병원 그리고 시내 제2병원 광주한방병원 등 다섯 개의 병원이 있는데 이 중에서 종합병원에 5백 베드를 계획하고 있는데 금년 중으로 무난히 목표 달성이 될 것 같고, 작년에 C ㆍ T를 구입, 단충촬영으로 진찰에 만전을 기하게 되었으며 앞으로 방사선치료기만 들여오면 거의 갖추어집니다.
아무리 명의라 해도 현대의학에 있어서 기구가 없고 보면 치료에 결함을 가져오게 됩니다. 그러므로 최신장비를 구비하여 어느 병원 못지않게 의료혜택을 주려하고 있지요. 내년 중에 방사선치료기(시가 1백50만 불)를 구입하게 됩니다.
원광의료원은 원불교이념을 실현하는 현장이기도 하므로 이에 대한 앞으로의 계획과 이미 법당이 마련되어 법회를 진행하고 있는데 교화선상에서 구상하고 계시는 것이 있다면……
지난해의 경험을 토대로 금년부터는 병원에 몸담아 있는 모든 임직원들이 친절과 봉사상을 심는 것을 목표로 하여 무엇보다도 신뢰감을 형성하는 해로 설정했습니다. 그래서 친절봉사상을 제정 송 ㆍ 죽 ㆍ 매 등 3개 부문에 포상할 계획입니다. 선발기준을 공개하여 매년 시무식 때 시상하게 되며, 이를 위해 파트별로 연4회 교육시켜 의료기능과 사랑 은혜가 충만한 병원풍토를 조성, 국민보건 향상에 명실공이 이바지할 것을 다짐합니다. 이것은 곧 나의 사명이며 교단의 소망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병원 법당을 통해서는 임직원 정서함양은 물론, 금년부터 환자의 정신치료에 역점을 두어 약품치료와 함께 병행하려고 합니다.
무아봉공이란 이념을 현실 생활 속에서 가장 절실하게 실행할 수 있는 곳이 병원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의미에서 그간 어떤 보람을 가꾸셨는지요?
우선 대종사님께서 재세 시에 병원설립을 강조하셨는데, 그 뜻이 이루어져 감회가 새롭습니다. 성현의 말씀은 땅에 떨어지지 않음을 다시 한 번 확신하게 되었고, 오늘의  이 병원이 있기까지에는 어느 특정인의 공로라기보다 교단의 원력과 종사하는 모든 분들의 성실한 대가라 생각할 때 무엇보다도 흐뭇합니다.
그동안 계화로 효부(김순례)를 무료로 치료해 퇴원시킨 일이며 중공기의 추락으로 중상 입은 소천윤씨의 치료로 자유중국 대사로부터 감사패를 받았는데 이런 저런 불의의 사로로 입원한 환자들, 불우한 심장병어린이 치료 등 회복되어 나갈 때 무엇보다도 보람을 느낍니다. 그래서 돈 때문에 치교 못 받는 사람들 위해 앞으로 무료 치료할 수 있는 여건을 형성해 가고 있어 약 3년 후부터는 실현 가능할 것입니다. 어쨌든 친철 봉사가 체질화되고 생활화되도록 적극적인 노력을 경주할 것입니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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