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길을 향해서

 길은 인간의 본원적 생명성의 발로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이며 만인의 본원적 일치를 통해 구성되는 객관적 진리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므로 이 길은 언제나 열려 있으므로 이 길은 언제나 열려있음을 전제로 하는 것이며 바름(正)을 향해 이끌어 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진리는 어느 때는 맞고 어느 때는 맞지 않을 수도 있는 실체가 아니라 언제 어디서나 바름을 향하는 것이다. 물이 흐르다 무엇인가에 막힘을 당했을 때 거꾸로 흐르는 것이 아니라 채우고 또 채워서 마침내 넘쳐 흘러가듯이 막힘 속에서도 바름을 향해 흐르고야 마는 것이 진리이고 열린 길의 의미인 것이다. 이처럼 길의 본질은 진리성과 열림에 근거한 것이기 때문에 어느 개인이 주관적 사실을 구실로 막거나 규제할 수 없는 신성한 것이며, 누구를 막론하고 막음의 입장이 되었을 때 진리는 그를 용서하지 않는 것이다.
 지금 우리들 주변에는 진리 성으로의 회귀라고 하는 지극히 당연한 사실을 끝까지 부인하면서 순리와 열린 길을 따라 걸어가고자 하는 민족적 열망과 염원에 역행하는 숱한 이기주의자들이 구석구석을 병들게 하고 있다.
 정권수호 내지는 당리당략적 실리를 추구하기 위한 초 탈법적 형태가 거침없이 자행되고 통일대업 완수라는 민족적 열망을 앞에 두고 정권 대립적 차원의 분단 이데올로기 조장이 더욱 심화되고 있으며, 상부계층의 이기적 파행성이 상호간 불신감의 증폭시켜 공동체적 삶을 붕괴시키고 있는 것이다.
 아울러 법신불의 역사를 구현코자 하는 우리 교단 내에도 전자와 같은 역행적 사각지대가 없지 않다. 종교적 심혼을 확충시키기 위한 마땅한 고통과 노력도 외면한 채 자리를 연연하는 불성실의 신앙으로 우리는 얼마나 떳떳해 질 수 있으며, 각자의 아픔으로 손을 내밀고 몸짓하는 생명들의 몸부림을 외면한 채 울타리 안에서의 만족과 풍요함에 자족하고 있는 교단은 얼마나 의미로 울 수 있는지 다함께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후천 개벽의 내용적 의지가 보다 확충되어져야 할 3대에는 민족과 교단과 개인이 더욱 진솔한 참회와 성찰을 바탕으로 온갖 부정적인 관념과 소아 적인 모습들을 긍정적인 사고와 대아 적인 모습으로 회귀시킴으로써 열린 길을 역행하지 않는 진리적 성숙으로 역사의 죄인이 되지 않기로 서원 해야 하며 그 구체적인 서원의 의지를 통해 법신불의 역사를 이 땅에 정의롭게 구현해 가야 할 것이다.
 후천 개벽의 문이 열리고 교단 3대의 문이 열리는 중요한 시점에서 우리 모두는 어떤 모습으로 그 문 앞에 서 있는지 스스로 반문해 보자.
<부산동부교구사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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