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조개를 기점으로 연일 삼복더위가 맹위를 떨치고 있다. 깊은 산 속 서늘한 계곡과 탁 트인 시원한 해변이 마냥 그리운 계절이다.
 이러한 날씨에는 일이 손에 잘 잡히지도 않을 뿐더러 능률 또한 저하되기 일쑤이다. 따라서 국가 공공기관은 물론 각 기업체에서는 휴가계획을 나름대로 마련하여 공무원들이나 회사원들에게 피서기간을 주어 휴식과 더불어 재충전의 계기를 부여하고 있다.
 산이나 바다로 피서를 떠나는 이러한 무더위 속에서도 농촌을 찾아 뙤약볕 아래서 구슬땀을 흐리며 노동의 소중한 의미를 되새기고, 벼 한 포기에 서린 농민의 애환을 온몸으로 체험하려는 대학생들이 있어 무더운 농가의 한여름 밤을 시원하게 해주고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요즈음 전국적으로 3만여 대학생들이 전개하고 있는 농할은 차원 높은 피서가 아닐까. 원불교 대학생들 역시 6-16일 영산 성지 일대에서 1백 20여명이 동참한 가운데 농활을 가져 성지 주민들을 흐뭇하게 했다.
 우리들은 이따금 무엇에 열중하여 오롯하다 보면 그 일 이외의 것은 모두 잊어버리는 것을 체험하게 된다. 불가에서는 이를 일러 삼매라고 하지만.
 더위를 이기는 방법에도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무슨 일이고 자신이 맡은 일에 일심이 되어 파 묻혀 버리는 것이 최상의 비법이라 여겨진다.
 우리가 이러한 이치를 유념하지 못한다면 자칫 7, 8월을 무더운 날시 탓으로 돌려 교화의 하향곡선을 그리는 우를 범하게 될 수도 있다. 폭염을 핑계로 교화에 게으름을 부리고픈 중생 심히 혹에라도 나온다면 삼복더위에 바다 막고 기도 올리신 대종사님과 구인선진을 생각하자.
 요즈음 전국적으로 교구단위의 청년ㆍ학생ㆍ어린이 훈련이 연이어 지고 잇다. 이는 모도 무더위 속에서 훈련삼매로 무더위를 잊으면서도 교화의 끈을 더우잡는 계기가 될 것이다.
 우리 재가ㆍ출가 교도들 역시 올 여름을 보람되고 시원하게 보내기 위해서는 여름 훈련을 받는 이외에도 형편이 허락되는 대로 한번쯤 산이나 바다를 다녀오면 좋을 것이다.
 그런데 원불교여름훈련 장소들이 대부분 산이나 해변을 택하고 있는 만큼 피서와 훈련을 겸할 수 있도록 배려되어 지고 있으니 금상첨화.
 여기서 더 강조하고 싶은 것은 갖고 단위로 떠나는 피서의 의의가 큰 만큼 원불교 여름훈련 역시 가족단위의 공동 참여가 가능하도록 프로그램을 설정해야 한다는 점이다.
 또한 여름훈련이 대부분 교구단위로 이루어지고 있는데, 여기에서 그쳐버리고 교당단위의 별도 훈련이 수반되지 않는다면 이 또한 교당교화 차원에서는 바람직한 방법이 아닐 것이다.
 다라서 교당ㆍ교구 단위훈련과 어린이ㆍ학생ㆍ청년ㆍ일반을 총 망라한 일원가족 공동훈련의 연구가 이루어 졌으면 좋겠다.
 예년에 비해 무더위가 더한 올 여름을 모든 일원가족이 건강하고 보람되게 보내기를 염원하며, 각종 훈련을 통해 교화의 공백기가 아니라 오히려 교화의 응집력을 키우는 그런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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