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며칠간 기온이 상승하자 전력 소비가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느니 전력 예비율이 바닥이 났느니, 전력 대란이 예상된다느니 하는 보도가 등장하고 있다. 이러한 여론이 비등해지거나 전력 대책에 대한 추궁을 받게 되면 한전은 원전 건설의 불가피성을 들어 원전 추가 건설을 강행하려 할 것이다.
 전력 비상은 한전에 부담이기도 하지만 원전 계획을 추진하는 명분 축적의 호기가 되기도 한다. 앞으로 장마가 끝나면 더욱 무더운 날씨가 계속될 것이고 전력 비상에 대한 경고는 가중될 것이다. 그리고 결론은 무리가 있더라도 서둘러 원전을 착공해야 한다는 쪽으로 기울게 될 것이다.
 원전은 이론상으로는 절대 안전하며 가장 청정한 에너지원이다. 그러나 원전은 사람이 다루는 기계이며 사람은 신이 아닌 만큼 실수를 할 수도 있다.
 이미 세계 도처에서 여러 번의 사고가 있었으며 그중 치명적인 것은 지난 86년의 소련의 체르노빌 발전소의 사고이다.
 핵발전소의 사고는 지상의 어떤 사고와도 비교될 수 없는 피해를 남기게 된다. 그 피해의 범위가 몇 십Km에 이를 뿐아니라 시간적으로도 수세기 동안 불모의 땅이 되고 만다. 이러한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는 원전 건설을 냉방기를 돌리기 위해, 에스컬레이터를 움직이기 위해, 강원 도민의 전력 소비량과 맞먹는다는 63빌딩 같은 대형 건물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그것도 일년 내내 밤시간에는 남아돌아 흘려 보내는 형편에 여름철 며칠간의 충족을 위해 추가 건설 쪽으로 방향을 잡으려는 한전 쪽의 단견은 물론 대체에너지 개발에 소극적인 (일본의 1/400)에너지 정책을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 왜냐하면 어떤 경제적 가치나 생활의 편리도 생명의 가치보다 우선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지난 7월15일 천주교 광주대교구 사제단이 영광 원전 5ㆍ6호기 건설 반대에 나섰다. 사제단이 전력 수급의 중요성을 간과하거나 지역민의 이기 심리(NIMBY) 를 대변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그들은 핵발전소 자체도 문제로 보지만 특히 영광 원전 5ㆍ6호기에 있어서는 환경적 측면이나 지질 조건에서 볼 때 많은 결함이 있음을 심도 있게 검토 확인한 후에 내려진 판단이라 한다.
 그간 교단에서는 광주ㆍ전남교구 특히 영광교당을 주축으로 영광 원전 3ㆍ4호기의 부실시공에 따른 안전성 문제와 환경문제 등에 대하여 천주교와 공동으로 대처해왔으며 현재 영광원전 5ㆍ6호기 건설과 관련한 반대 운동관계로 영광 천주교의 박재완 신부와 실무자가 기소되어 징역3년의 구형을 받은 상태에 있다 .
 영광의 핵발전소는 원불교인의 입장에서 보면 성지 보존의 문제이기도 하다.
 일찍이 원불교 대학생연합회와 중앙 청년회가 성지수호를 외치며 원전 반대 운동을 시작하였으며 이는 영광지역의 반핵운동에 기폭제가 되기도 하였었다. 이러한 과정에서 명분을 세워주고 힘이 되었던 쪽은 영광 천주교였다.
  이번 천주교 광주 대교구의 반대운동을 계기로 힘을 합하여 지역 주민들의 관심을 환기시키고 참여를 이끌어 안정성 없는 추가 건설을 적극 저지하여야 하겠다. 이와 함께 전력 과소비 시간대의 절전 운동을 전개하여 전력예비율을 구실로 하는 원전 추가 건설의 명분과 필요성을 해소시키기 위해 노력을 기울여야 할 때라고 본다.
  <교무 교정원 교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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