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종교의 진리적 근원은 하나
일원상 상징, 회통사상의 근거 내포
원불교 실천적 모습은 대화와 교류

일원상 상징의 진리관
 원불교의 진리관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일원상 상징의 진리 관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일원상 상징의 진리는 원불교의 비롯이요 전부라고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원상 상징마저도 참 일원의 진리를 알리기 위한 표본에 불과한 것이다. 비하건대 손가락으로 달을 가르킴에 손가락을 통하여 참 달을 쉽게 찾고자 함과 같은 것이다. 그것은 상징으로 제시한 암시적인 형식을 붙들지 말고 본래의 의미인 진리를 발견해야 함을 의미한다. 도형으로서의 원은 우주 정신, 혹은 절대 근원에 안내하기 위하여 소태산 대종사께서 채택한 상징에 불과한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일원상 상징이 어떻게 궁극적 진리를 함축하고 있는가를 설명할 필요가 있다.  정전교리 도에는 일원은 법신불이니 우주만유의 본원이요 제불제성의 심인이요, 일체중생의 본성이라고 하였다. 또 대종경 성리품 5장에는 만법을 통하여 한 마음 밝히는 이치를 알아 행하면서 대원정각을 얻으리라고 하셨으니, 누구나 한 마음 이치를 깨달으면 부처님과 같은 위력과 능력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본래의 성품 자리를 부처님이나 중생이나 다 본연 청정하고 원만구족한 성품으로 같은 것이다. 다만 한 마음 깨치고 못 깨친 것으로 부처와 중생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그렇다면 일체 중생의 본성이 나이 본성이요, 나의 본성이 바로 바로 보든 성현들과 부처님들의 깨달은 마음이니, 모든 성현들과 부처님들이 깨달은 바 진리는 우주 만유의 보편적이고 궁극적인 진리라고 말할 수 있다. 이 보편적이고 궁극적인 진리를 제불제성의 심인이라 하였고, 그 깨달음의 진리를 우주만유의 본원이라고 한 것이다. 그것은 법신불이니 일원상 진리라고 상징한 것이다.
 이와 같이 일원상은 모든 성현들의 깨달은 바 궁극적 진리 그 자체를 상징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모든 진실한 종교는 성자들의 깨달음의 정신에 바탕을 주고 있다.
 깨달음의 성자 정신은 영원한 진리 성이며, 그 진리성은 우리 본래의 자성원리에 벗어나지 않는 것이니, 우리의 자성원리가 둘이 아닌 이상 결국 깨달음의 근본원리는 하나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깨달음의 정신에서 생각할 때, 우리의 본래 마음과 성자들의 깨달은 마음이 본래 하나이며, 깨달음의 정신은 우주만유의 근본원리로써 법신불 또는 일원상 진리라고 하는 것이다.
 결국 일원상 상징의 진리관은 깨달음의 궁극적 대상으로써 종교적 진리의 근원이 하나 임을 상징하고 있는 것이다.

회통 사상
 일원상 상징의 진리관은 만법이 일원의 진리를 통하여 서로 회통하고 있다는 뜻도 이미 내포되어 있다고 본다. 일원상은 교조 소태산의 진리적 깨달음의 상징일 뿐만 아니라, 모든 성인들이 깨달은 진리 정신이며, 아울러 우리 모두의 본 마음을 상징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태산대종사께서는 만유가 한 체성이며 만법이 한 근원이라고 대각의 경지를 밝혔다.
 여기에 만유가 한 체성이라는 것은 천차만별의 차별 상을 절대성으로 초월시켜 다시 만상 그대로를 실상 자체로 보는 본체 즉 현상의 진리 관이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은 삼라만상이 형형색색으로 다 다른 것처럼 보이지만 진리적 실상에 있어서는 한 몸 한 기운으로 서로 통해 있다는 뜻이다. 마치 우리의 몸이 오장육부로 나뉘어 있어서 각각 서로 다른 기능을 하고 있지만, 발끝에서부터 머리털 하나에 이르기까지 전체적인 하나의 생명체 조직으로 이루어져 서로서로 하나의 기운으로 통해 있는 것과 같다고 비유할 수 있을 것이다.
 만법이 한 근원이라 함도 앞에서 밝힌 만유가 한 체성이라는 의미와 상통하는 것이나, 이를 종교적인 면에서 보면 모든 종교의 진리가 궁극적으로는 일치한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이것이 모든 종교의 궁극적 진리의 일치성을 강조하는 원불교적 회통 사상의 근거이다.
 또 대종사님 교의품 3장에서는 일원상 진리와 제 종교의 궁극적 진리와의 관계를 밝히면서, 원리에 있어서는 모두 같은 바로써 비록 어떠한 방면, 어떠한 길을 통한다 할지라도 최후 구경에 들어가서는 다 일원의 진리에 돌아가나니 만일 종교라 이름하여 이러한 진리에 근원을 세운바가 없다면 그것은 곧 사도라고 까지 하였다. 그리고 일원상의 진리는 궁극적인 면에서 유교의 무극이태극, 도가의 도와 불교의 법신불과 상통한다고 하였다. 비록 표현은 다르지만 원리에 있어서는 일치한다는 것이며, 어떠한 길을 통한다 할지라도 최후의 경지에 들어가서는 일원의 진리를 파악하게 된다는 것은 모든 종교의 독자적 역할을 인정하면서 궁극적 진리에서는 일치함을 밝히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정산종사 법어도운편 35장에서는 동원도리를 밝혀주었다. 동원도리는 곧 모든 종교와 교파가 그  근본이 다 같은 한 근원의 도리인 것을 알아서 서로 대동화합하자는 것이다. 동원도리에 있어서 동원은 한 근원이라는 뜻이요, 도리는 종교와 도덕의 이치를 뜻하는 것이니 모든 종교는 한 근원의 진리에 바탕해 있다는 뜻이다. 즉 모든 종교와의 근원적인 회통이 동원도리의 정신인 것이다.
 또한 정전교법의 총설에서는 모든 종교의 교지도 이를 통합 활용한다고 하였으니, 이것은 원불교 교리사상이 모든 종교와의 회통에 있음을 분명히 밝혀주고 있는 대목이다.
 그러므로 회통 사상은 원불교 사상의 특징이 되는 중요한 맥락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관점에서 볼 때, 진리의 근원이 하나라고 하는 모든 종교의 진리성은 종교적 성자들의 깨달음의 정신에 바탕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궁극적 진리는 한 마음 깨달음을 통해서 인식할 수 있는 대상이라고 정의할 수 있을 것이다.
 모든 종교의 진리적 근원이 하나라고 하는 원불교의 실천적 모습은, 타종교와 대화하며 문화적 교류를 통하여 타종교 문화를 정착시키려는 노력에서 엿볼 수 있다.

<원광대 원불교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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