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 사상의 중심개념 20
현실에서 일하는 인간유형 주장
일면적이고 편벽된 수행법 지양

인간(6)
 원불교사상의 유형론은 수행인의 유형을 분류한 것이다. 다양한 입장의 유형론들 가운데에서 인격의 원만 성을 성취하기 위해 주장되었다는 점에서 특히 체게융의 유형론가 많이 유비 되는 심리학적 유형론의 성격이 있다.
 원불교 사상에서 심성론적 유형 설의 성격을 지닌 교설이 나오게 된 두 가지 근거가 있다. 첫째는 소태산 대종사가 기성종교의 수행방법이나 수도인이 일면적이면서 편향적임을 지적한 데 있다. 즉 기성종교의 수도인들이 개인구원이나 원리 탐구만을 일삼는 정적이며 내적인 유형의 사람들이 많았음을 비판하고 미래의 종교 수도인들은 그러한 수행과 아울러 더욱이 동(행동)하면서 밖의 구체적 현실 속에서 일하는 유형이 인간이 될 것을 주장했다. 또한 종래의 유교, 불교, 선가의 수행 법이 우리의 정신 가운데에서 일부만을 교화시키는 것이었다고 보고 이를 통합 활용하여 전인적이고 원만한 수도인이 될 것을 강조했다.
 둘째는 소태산 대종사가 제자를 직접 지도해 가던 중 제자들이 외나 내, 혹은 동과 정 그리고 사와 이의 어느 하나에 능력과 관심이 집중되거나 정신의 삼강령 가운데에서도 어느 하나에 편벽 되게 수행하는 등 일면적이고 편벽된 경향이 있음을 파악한 데 있다.
 대종경 교의품과 수행품 등에서는 인격수련에 있어서 나타나는 일반적 태도의 경향성을 외정정(기질단련)이 잘 되는 형과 내정정(심성단련)이 잘 되는 형을 말하고있다. 즉 밖으로 구체적 현실의 일 가운데에서 행동하면서 인격을 닦는 것에 유능한 형과 안으로 일 없는 정정시에 내면적 성찰과 안정을 찾음으로써 인격을 닦는 데 유능한 형을 말하고 이러한 내외, 동정, 이사를 보완적으로 원만하게 닦을 것을 주장했다.
 또한 정전 삼학장이나 대종경 수행품 등에서는 정신의 삼강령에 따른 수행방법을 제시하고 그에 따른 편벽된 수행의 폐해를 지적했다. 즉 수양력이 두드러지게 함양된 수행인, 연구력이 두드러지게 발전된 수행인, 취사력이 두드러지게 드러나는 수행인 등의 유형이 있음을 지적하면서 정신의 세 강령을 원만하게 수행해야 만 수도의 참다운 의미가 있음을 강조했다. 구전에 의하면 소태산 대종사나 정산종사는 편수적 인간의 유형적 특징을 신체의 불균형 상태에 비유했다 한다. 즉 정신수양에 편수된 수행인은 머리와 손발은 작은데 배만 커다란 사람과 같고, 사리연구에 편수된 수행인은 배와 손발은 작은데 머리만 커다란 사람과 같으며, 작업취사에 편수된 수행인은 머리와 배는 작은데 손발만이 커다란 사람과 같아서 각각 균형을 잃고 있다하여 은유적으로 설명되었다.
 또한 대종경 수행품 2장에서는 삼학을 밖으로 일 있을 때의 동시에 증진시키는 방밥과 안으로 일 없을 때의 정시에 증진시키는 방법으로 세분하여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동정간  수양력 얻는 빠른 방법의 교설이 지닌 일차적 의의는 수행의 빠른 진전에 도움을 줌에 있지만 이로부터 외적(동시, 사상) 정신수양이 잘되는 형, 내적(정시, 이상) 정신수양이 잘 되는 형, 외적 사리연구가 잘 되는 형, 내적 사리연구가 잘 되는 형, 외적 작업취사가 잘되는 형, 내적 작업취사가 잘 도는 형 등 여섯 가지 수행인의 유형이 추론 분류될 수도 있다.
<원광대 철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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