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규모의 증대로 누적되어 가는 어려움
전무출신 긍지와 개척교화 의지로 극복

 교화 발전과 인사
 어떤 종교가 인간의 실제 삶에 많은 유익을 가져다 줄 수 있는 고등한 교리와 제도 조직을 가졌다 할지라도 그 종교활동에 전문적으로 종사하는 교역자들의 현실적인 봉사가 없고서는 활발한 교화발전을 기대할 수 없을 것이다.
 교하발전을 좌우하는 교화주체가 어느 모로 보나 교역자인 만큼 적재적소에 적임한 교역자를 배치하는 인사 행정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에 한국 사회에서 교화의 발판을 굳히고 세계적으로 교하확산을 꿈꾸고 있는 원불교교단의 교화발전의 추이 또한 앞으로 인사행정이 얼마나 전문화되고, 그 인사행정을 충분히 뒷받침 할 수 있는 양질의 인사 풍토가 확립되며, 중앙총부의 인사행정에 순응하는 전무출신 전통정신의 계승여하에 달여 있다고 믿는다.

인사의 어려움
 설혹 소수의 인사 이동이라 할지라도 종교 지도자를 적재 적소에 배치시키기란 용이치 않은 일일진대, 전무출신과 기관교당의 수효가 날로 늘어남에 따라 인사이동의 폭이 해마다 증대되고 있어 인사의 어려움 또한 누적 일로에 있는 실정이다.
 교단 통계에 다르면 휴무정년퇴직자를 제외한 현역 교무는 원기 73년 말 현재 1천94명으로 남자 3백61명(33%), 여자 7백33명(67%)에 이르며, 금년도 인사이동만 하더라도 임기 제에 따르는 정기대폭이동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2백80여명으로 7년 전인 원기 68년도 정기대폭 이동 당시 규모인 2백20여명 보다 60여명이 많아졌음을 알 수 있다.
 참고로 최근 6, 7년 간의 인사 이동 규모를 파악해 보면 원기 69년 1백20여명, 70년 1백60여명, 71년 3백 60여명, 72년 1백90여명, 73년 1백80여명, 74년 4백50여명으로 소규모 이동 때는 1백50명~2백명 정도, 대규모 이동 때는 3백50~4백50여명에 이르고 있어 그 규모가 적지 않음을 알 수 잇다.
 특히 문제가 도는 것은 전체 교무 수에 비해 인사이동의 규모가 크다는 점이다. 3년, 6년마다 실시되는 정기 이동 때는 거의 40%에 해당되는 수효가 이동되고, 부정기 이동 때도 20%에 가까운 수효가 이동하는 셈이다.
 교단 인사의 당무 부서는 교정원 총무부이다. 날로 증폭되는 인사규모에 비해 총무부 인사관련 인력은 한정되어 있고, 그나마도 오롯이 전담할 수 있는 전문인력은 더욱 아쉬운 실정이다.

인사원칙의 문제점
 원기 68년 인사 이동시에 제정한 인사원칙을 살펴보면 이기는 3, 6년의 임기 제를 가급적 지키며, 일생 중 신설지, 농촌 지역을 거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교화환경이 좋은 곳(대도시)에서 좋은 곳으로나 낮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이동하는 것은 지양한다는 순환제, 공의나 법규를 어긴 교역자는 다음 이동시에 반영한다는 공의제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그 후 인사 이동시마다 인사원칙의 대체에는 변함이 없으나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세부방침에 부분적인 변화를 가져오다가 최근 2~3년 전부터는 인사원칙 고수에 따르는 자체의 문제점이 되어 임기 제에 교화활성화의 원칙, 즉 준법정신을 높이는 차원에서 임기 제를 지키되 교화 활성화 차원에서 임기 제에 융통성을 둔다는 원칙이 첨가되며, 순환제에 기회 균등의 원칙이 습합 되기 시작했다.
 오늘날 사회는 날로 전문화 시대로 치닫고 있다. 교단 역시 이러한 사회 현실에 발맞추어 교화의 역량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교화교육자선훈련생산봉공 등 교단 6대 사업에 걸쳐 전문교역자들이 적재적소에서 일생을 오롯이 헌신하여야 하는 만큼 임기제 순환제의인사원칙은 주로 일선 교당 교무인사와 일부기관 인사에 적용될 뿐이다.
 또한 일선교당 교무 역시 지역사회의 정신적 지주로서 원불교 교화의 감화력을 충분히 발휘하기 위해서는10년 이상의 교화생활을 필요로 하는 만큼 3, 6년의 현 임기 제는 문제가 있으므로 임기의 연장이 검토되어야 할 것으로 본다. 부교무의 잦은 이동 역시 청소년 교화에 마이너스 요인이 되는 만큼 부교무급의 실질적인 교무 승진이 적체되고 있어 이를 뒷받침해주고 있다.
 아울러 교화활성화를 위한 경직된 순환제의 지양을 찬성하며, 교화의 안정을 깨뜨리고 공백기를 초래하는 한 교당 교무 동시전원 이동은 지양되어야 할 것으로 본다.
 특히 금년도에는 몇몇 교구장의 경질에 따라 단기간 이동이 많았으며, 1년 만에 옮긴 경우가 교무급 21명, 부교무급 43명 등 64명에 이르러 큰 문제점으로 드러났다.

창립정신의 부활
 누적되어 가는 교단 인사의 어려움을 극복해 가기 이해서는 총무부 인사과의 업무를 전문화하여 인사행정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 것이 시급하다. 남녀 교무 각 1인의 인사전문가가 상주하여 인사 정보를 년중 수집 완비하여 인사위원회의 자문에 충분히 응하며 인사행정을 책임져야 할 것이다.
 아울러 인사 업무를 교단 대의와 공의에 바탕 하여 실다웁게 수행하기 위해서는 인사 행정을 밑받침할 수 있는 교단풍토의 쇄신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바람직한 인사풍토의 확립을  위해서는 우선 가까운 인연만을 찾아 이동하는 편향적인 인사를 점진적으로 극복해야 할 것이다.
 인사 행정의 제도적 뒷받침이나 교당 풍토의 쇄신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시급히 요청되는 바는 전무출신의 정신 및 긍지 회보가 개척교화의 의지 및 보람을 키우는 것이리라.
 전무출신들이 성불제중 제생의세의 서원을 세우고 처음 출가 할 때에 교화 지의 우열과 내 육신의 안일을 사랑했겠는가. 살신성인과 무아봉공의 순일무잡한 마음으로 자신을 온통 불태울 일터를 꿈꾸지 않았던가.
 현실생활에 소고 오욕경계에 부딪히면서 스스로도 만족하지 못할 정도로 욕화가 되었던가. 첫 출가와 학창의 초지가 채 식지 않은 열기로 부천 삼정동 개척지에서 노동교화의문을 힘차게 연 정치원한경천 교무가 수 없이 뒤를 이었으면 좋겠다. 벽지오지교당을 스스로 자원하여 개척과 창조의 의지를 불태우는 교단 창업기 구인선진의 창립정신의 부활을 촉구한다.
 아울러 교단이 이러한 젊은 교무들을 아낌없이 지원하며, 교화 부교재의 개발보급과 급수에 상응하는 교무재교육을 강화함으로써, 교단의 전반적인 수준 향상을 기대해 본다.
 송인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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