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가 본래 낙원인 것을
2일상수행의 요법 1조 대조공부

 작년 여름 수계농원 정기훈련에서 김지선 교도님(영동교당)이 상시에 공부했던 자료 발표를 듣고 깊은 감명을 받았다.
 나도 훈련 마치고 돌아가면 교도님들에게 이번 정기훈련에서 공부한 상시공부의 자료를 내가 배운대로 알려주고 함께 공부해야지, 또 한의원 직원들과 아이들과도 함께 공부해야겠다고 결심했다.
 교무님께 이 뜻을 말씀 드리고 교무님의 지도아래 교도님들과 함께 공부를 시작했다.
 1주일에 한번씩 교당에 모여 1주일동안 생활 중에 실천했던 정기공부의 자료를 가지고 문답ㆍ감정ㆍ해오를 통해 그 사람 생활에 맞도록 공부했다. 이렇게 맞춤복으로 공부를 해서인지 과연 교도들이 살아나고 생활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그중에 눈에 띄게 달라진 교도님이 있었다. 입교한지 10년이 넘은 젊은 아주머니인데 아직 신심이 깊지못해 어쩌다 한번씩 교당에 나오는 행사교도였다. 교리도 어둡고 심지어는 몇년전 집에 봉안한 일원상마저 내려놓을 정도였다. 이 교도님이 우연히 정전대로 하는 용심법 공부에 발심이 나서 달라지기 시작하는데 정말 놀라운 변화가 일어났다. 몇 차례의 경계를 용심법을 통해 해결하더니 적극적으로 공부에 임했다.
 전혀 모르던 정전 내용을 알기 위해 스스로 공부를 하고 질문을 하며 점차 법회도 빠지지 않게 되었다. 특히 교당에 와서 문답감정하는 공부시간은 더욱 빠지지 않고 출석하는 것이 아닌가.
 염불ㆍ좌선ㆍ의두요목에 재미를 붙여 개교의 동기를 나름대로 해석하기도 했다. 언젠가는 무시선법 내용중 마치가 망치를 잘못 인쇄한 것이라며 아예 망치로 고쳐 써가지고 와서 옆사람도 수정하라는 것이었다. 국어사전을 보고 확인해보니 마치는 못을 박는 연장이고 망치는 마치와 비슷하나 마치보다 더 큰 것으로 햄머를 뜻했다. 맞고 안맞고를 떠나 그토록 신심없고 교리에 흥미를 못느끼던 사람이 그 글자를 발견할 정도로 세밀히 정전을 보았다는 사실이 놀랍다.
 이렇게 불과 1~3개월동안 용심법으로 공부를 하니 본인 스스로 마음이 편해졌다고 한다. 또한 지옥과 극락이 따로 있지않고 마음에 달려있다는 것을 확신한다고 했다. 자꾸만 원래 요란함, 어리석음, 그름이 없는 진공자리에 대조하고 또한 경계를 따라 묘하게 있어지는 요란함, 어리석음, 그름을 정상적인 진리의 작용(묘유)으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니 마음이 너무너무 편해졌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예전에는 설거지를 안하고 밀려둔 채로는 마음에 걸려 아무것도 다른 일을 할 수가 없었는데 이제는 더 급한 일이 아니면 마음 편하게 그 일을 먼저하고 후에 설거지를 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또한 남편과 나이차이가 많이 나서 밖에서 아는 사람들이 놀리는 것이 듣기 싫어 아예 사람들 만나기를 피해왔는데 이제는 웃으면서 대한다는 것이다.
 사실 그 교도님의 가장 큰 장벽은 남편과의 관계였다. 결혼 초부터 혼인을 잘못했다는 생각에 14년간 남편과 시댁을 원망하면서 파란고해 속에 살아왔다는 것이다. 그동안 몇차례 삶을 포기하려고도 했단다. 하지만 이 공부를 하고부터는 부부사이도 원만해져 이제는 내생에도 다시 남편을 만나 잘 살고 싶다고 얘기한다.
 그 교도님과 같이 공부하기 전에는 공부와는 거리가 먼 사람처럼 여겨지고 표정이 경직되어 어둡게만 보이더니 지금은 전생에 공부를 많이 한 수도인같은 느낌이 들고 맑고 밝게 보이니 참으로 묘한 일이다.
 이처럼 유무식 남녀노소 선악귀천을 막론하고 교법대로 실천을 함으로써 정신세력이 확장되어 광대무량한 낙원으로 인도되는 모습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게 되니 공부인의 기쁨이 넘쳐나기만 한다.
<광주전남교구 담양교당 교도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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