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가 본래 낙원인 것을
3 함께하는 공부

 훈련을 마치고 돌아와 한의원 직원들과 함께 공부를 시작했다. 그 당시 여직원 둘이 있었는데 한 아가씨는 기독교인으로 5년이상 근무하고 있었고 다른 아가씨는 몇개월 전에 새로 들어왔는데 무종교인이었다.
 매일 일과 후 회의시간에 마음사용하는 법(용심법)을 지도하며 직원들이 생활 중에 실천했던 자료를 가지고 문답감정을 해주었다. 그런데 의외로 무종교인 아가씨보다 기독교인 아가씨가 먼저 받아들이며 적극성을 띄었다.
 그 아가씨는 성격상 곤란한 점이 많았다. 기분이 나쁘면 환자들에게 함부로 대했으며 목소리까지 거칠게 변해버렸다. 퇴근시간 임박하여 환자가 있으면 노골적으로 싫은 기색을 나타냈고 불만이나 언짢은 일이 있으면 종일 말을 하지 않고 굳어진 표정으로 지내기도 했다.
 그러던 아가씨가 용심법으로 생활중에 응용하는 공부를 한지 불과 2주일도 못되어 달라지기 시작했다. 표정이 밝아지고 친절해졌으며 목소리도 상냥해졌다.
 어느날은 원장님! 저 오늘 환자들과의 문제를 11건이나 용심법으로 해결했어요라고 자랑삼아 얘기했다. 어찌하여 우리 교당 교도님들보다 더 빨리 효과가 나는가 생각해보았다. 문답감정을 하면 그 사람의 생활에 맞게 맞춤복으로 지도를 받게되므로 생활의 문제가 해결됨과 동시에 생활 속에서 진리를 터득해 가는 재미를 느끼게 되는데 교도님들은 1주일에 한 두번 밖에 문답감정을 못하지만 직원들은 매일 문답감정을 했기때문에 빠르지않았나 생각된다.
 원불교인이 아니고 기독교인이었기 때문에 될 수 있는대로 종교색을 띠지않고 기독교식으로 풀이를 해 지도했다. 가령 원래 요란함, 어리석음, 그름이 없는 진공자리를 하나님자리라 일러주고 모든 것은 하나님이 창조했듯 원래 없는 진공자리에서 모든 것이 다 나온다. 깊이 잠들어 꿈도 없는 자리에는 텅 비어 아무것도 없지만 아침에 눈을 뜨면 모든 것이 나타나고 생각들도 일어나듯 바로 그 없는 자리에서 묘하게 있어지는 것이 아니냐. 이것이 곧 조물주가 모든 것을 창조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또 기도를 하는 것은 위력을 얻자는 것인데 그 위력이 바로 생활중에 나타나야 될 것 아니냐. 우리는 무시무처로 선을 하는 무시선법이 있는데 너도 경계를 대할 때마다 무시기도를 하면 좋지 않겠느냐 이런 식으로 지도를 했는데 의외로 잘 받아들였다. 우리 정전의 원리를 적용하여 같이 공부했는데 너무나 효과가 빠르고 훌륭했다. 그러니 자연 한의원에 신경쓰이는 일이 없어지고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되었다.
 한의원에서만 잘하는게 아니라 집에서도 용심법을 잘 활용했으며 나아가 교회에서도 활용했다. 이 아가씨가 맞선 본 남자 얘기를 의논삼아 목사 사모님께 믿고 말씀을 드렸는데 그 얘기를 다른 사람에게 말해버린 것이다. 그 사실을 알고 배신감과 야속한 심정이 들어 교회도 멀어지고 새벽기도도 등한히 하게 됐는데 대종사님의 용심법을 응용하여 그 일을 해결한 것이다. 그리하여 사모님과 마음을 풀고 사이가 좋아져서 즐거운 마음으로 기도도 잘 나가며 낙원생활을 하게 되었다. 대종사님 법에 목사 사모님까지 은혜를 입은 것이다.
 가정에서도 오빠 언니들로부터 우리 막내의 마음이 언제 이렇게 넓어졌지하고 칭찬을 받았으며 심지어 언젠가는 아버지와의 갈등을 용심법을 응용하여 해결하자 아버지께서 네 마음이 나보다 넓구나라고 인정을 하였다 한다.
 이렇게 진급해가는 직원 아가씨를 지켜보면서 공부인으로서 큰 기쁨을 느꼈으며 우리 대종사님 법이야말로 유무식 남녀노소 선악귀천은 물론이요 종교의 국한없이 그야말로 화피초목 뇌급만방한다는 생각이 들었으며 참으로 쉽고도 빠른 구세의 법이요 대도정법임을 확신하게 되었다.
<광주전남교구 담양교당 교도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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