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 사는 생활(生活)

교화지로 떠나올 대 대산 종법사님께서 「어디를 가나 죽어 살도록 해라. 죽어만 살 것 같으면 멀지 않은 장래에 그 지역에서 도인들이 우후죽순처럼 나올 것이다. 그러니 이것을 생각해서 죽어 살도록 해라.」이 말씀을 받들고 초창교당이라 할지라도 젊은 혈기로 모든 것을 바쳐 열심히 뛰어보리라 다짐하고 부임한지도 벌써 5년.
어려움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희망과 용기를 가지고 교화한 결과 유년학생, 청년, 일반회가 결성 진행되고 있어 아직까지 나태한 생활에 빠지는 일이 없어 한층 더 즐겁다.
「죽어야 도인들이 우후죽순처럼 나온다.」는 법문을 가슴에 새겨본다.
처음 어린이교화를 시작하는데 어린이는 어른과 달리 법회 마치고 무엇이든지 주어야 하는데 초창이라서 경제적 여건이 허락되지 못하여 매우 힘이 들어 한때 좌절과 고뇌 속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몸부림 칠 때도 많았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달라져 잘 해주지도 못했는데 철이 들었는지 법회에 참석률이 높아지고 있다. 또한 무엇이든지 집에 있는 것이 있으면 교당에도 가져오며 보은을 실행하는 것을 볼 때 초창교화가 괴롭고 고되지만 그 반면 보람과 기쁨과 즐거움도 많았다.
교화하면서 가장 기쁘고 보람 있었던 일이 있었다. 지난 「스승의 날」이다. 나는 「스승의 날」인 것을 알면서도 윗 스승님들께 상서도 올리지 못해 법신불전에 사죄의 심고를 올리고 나서 교당 일을 하고 있을 때 밖에서 요란한 소리와 함께 유년 ,학생, 청년회원들이 줄줄이 카네이션과 선물을 가지고 와 달아주면서 「그동안 가르쳐주시고 이끌어 주심에 감사합니다. 앞으로 교무님께 더 잘해 드릴께요.」라고 하는 말을 듣는 순간 가슴이 뭉클해짐과 동시에 너희들이 나보다는 낫구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 「우리 다 같이 열심히 공부해서 많은 사람을 위해 보은하자」고 말했을 때 한 학생이 내 앞으로 오더니 예쁜 글씨로 쓴 편지 한통을 내밀면서 「교무님 혼자만 보세요.」하는지라 궁금해 나중에 읽어보니 내용인 즉 이다음에 교무님처럼 전무출신 하기로 서원 세웠다는 것이었다.
그 편지를 읽고 나서 조용히 법문의 뜻을 생각해 보았다. 만약 그곳에서 죽어 살면 멀지 않은 장래에 도인들이 우후죽순처럼 나올 것이라는 말씀을…….
그리고 어렵고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희망과 용기를 가지고 교화했더니만 오늘날 나에게도 이런 기쁜 일이 오다니 하고 눈시울을 적신 적이 있다. 아마 모든 교화자가 보람과 기쁨을 맛보기 위해서 그곳 그곳에서 온 정열을 다 쏟아 교화하고 있지 않나 생각하면서 앞으로는 더욱 더 정성과 정성을 다해서 정말 이곳에서 많은 도인들이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해야 되겠다고 굳게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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