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속에 전통을 주체성 있게 계승

금년 정초에 공무로 자유중국 ㆍ 일본등의 동남아 몇 개국을 순방할 기회가 주어져서 돌아보면서 여러 가지 보고 느낀 것들이 있지만 이미 지상이나 다른 사람들을 통해서 알고 있는 사실들로 새로운 화제가 되지 않을 듯 싶어서 할 이야기가 없지만 자유중국과 일본의 방문중에 결혼풍속으로써 젊은이들의 「신혼여행」을 보고서 느낀 바가 있다. 자유중국을 찾는 사람이면 누구나 국부 손문선생을 기념한 고궁역사 박물관을 찾아 여러 가지 감회에 휩싸여지는 것이 피할 수 없는 일이지만 먼저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장개석 총통 기념관에서 본 솔직한 느낌은 대륙인다운 풍이 여실한 가운데 호방한 기질이 구석구석에서 물씬 베여 있었다. 또한 시민들이 위대한 민족의 지도자였던 장개석 총통을 기르는 열성은 대단한 것이었다.
특히 놀라운 일은 이 기념관 앞에서는 항상 신혼부부들이 수백쌍씩 줄을 이어 찾아 흰 드레스로 물결을 이루고 있다는 사실이다. 많은 신혼부부들이 이곳을 찾아 장총통의 동상앞에서 이 분에 대한 숭앙의 예와 더불어 충효를 다짐하며 본토 회복을 위해서 큰일 하겠다는 서원을 세운다는 의식을 스스로가 으례히 한다는 장면을 접하고 중국인의 뿌리깊은 이러한 국민성이 선진 개발도상국으로 성공케한 저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들은 조급하게 서둘지 아니하는 근면한 국민들이기 때문에 오늘의 발전이 당연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였다.
며칠후에 동경에 도착하여 은좌에 八重洲釜土屋 호텔에 들게 되었는데 재수가 좋아서 예약을 하지 않고도 구했지 그렇지 않으면 은좌에서는 어데를 가나 방을 구하기 힘들다는 이야기를 지배인이 하였다. 왜냐하면 청춘남녀와 신혼부부 때문이란다. 과연 다음날 호텔은 대만원이었다.
일본의 젊은이들은 아예 호텔에서 결혼식을 하든지 아니면 대부분 신혼여행은 은좌의 호텔행이란다. 아마 이것은 서구의 문명을 쉽게 빠르게 수용한 탓도 있겠지만 개인주의와 향락주의의 한 일면이 내재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하고 생각하면서 중국사람들이 전통사상을 주체성 있게 생활속에서 전개해 나가는 것을 보면서 우리나라의 실정을 스스로 한번 반성하는 계기를 가졌다.
우리나라의 젊은이들은 그래도 결혼식이 끝나면 폐백을 통해서 부모 친척들에게 인사하고 결혼 후 조상 산소를 찾아 참배하는 것이 대부분이어서 서구의 추세에 무절제하게 추종하지는 않는다고 보이지만 근간에 와서는 다소 물량적이고 타산적인 결혼양상이 서구화의 양태를 다소 나타내고 있는 상황이다. 즉 우리나라의 신혼여행의 양상은 반반으로 중간 정도로 그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나라마다 특색이 있는 듯한데 우리 젊은이들의 큰 행사인 결혼식이 대종사님이 내 놓은 신정의례에 따라 간소하게 치러지면서 사은의 본원에 가깝도록 성지순례등의 뜻있는 신혼여행이 된다면 하고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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