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연마로 도력 갖춰

경계를 당하여 마음을 뭉치고 또 뭉치며 참고 또 참으며 뉘우치고 또 뉘우치며 감싸고 또 감싸며 빌고 또 빌면 마음내 진리의 위력을 힘 입으니....
우리는 시시로 엄습해 오는 경계와 도전해 가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우선 계절에서 오는 추위와 더위를 비롯해서 재난 ㆍ 질병 ㆍ 애별 ㆍ 실패 ㆍ 비방 ㆍ 모함 ㆍ 유혹등 여러 가지의 경계가 우리에게 찾아와서 괴롭힙니다. 그러면 이 경계를 어떻게 처리해야 할 것인가? 환영해야 할 것인가? 저주해야 할 것인가? 피경해야 할 것인가? 대결해서 싸워야 할 것인가?
법문에 경우따라 피경도 해야지만 불가피 당할 경계면 환영하여 잘 대치해 주라고 하였는데 경계는 마땅히 환영해야 할 손님이라고 생각됩니다. 왜냐하면 경계는 마음공부를 재는 척도이기 때문입니다. 정산종사 법어에 「소나무의 절개는 눈서리를 지내야 알고 공부인의 실력은 욕된 경계를 지내봐야 안다」고 하시었는데 분명 경계라는 시험을 치르고 나야 자신의 실력정도를 알 수 있습니다.
인간의 생활유형을 3단계로 잡을 수 있습니다. 첫째는 탐 ㆍ 진 ㆍ 치 삼독심이 근본이 되어 번민과 고통으로 자신을 불태워 가는 범부 중생의 생활이고 둘째는 공부 사업의 성취를 위해서 오롯이 정념을 굴려 나가는 수도인의 생활이며 셋째는 정념을 굴려 나가되 집방자재 해탈자유의 정력을 갖춘 불보살의 생활입니다.
그러나 복잡한 경계속에서 놓고 잡음을 자유로 하는 자재공부는 참으로 어렵다고 느껴집니다. 우리가 일체 시중에 한 마음을 거두면 시비선악 계교가 돈망한 흔적없는 진공자리에 합일해 버리고 한 마음을 내면 정체여여한 가운데 치연작용이라 천만가지 일도 절도에 맞게 처리할 수 있는 묘유의 조화를 부릴 수 있는 경지에 이르러야 수도인의 일대사를 마친 것이라 생각됩니다.
그러므로 경계는 나의 가치를 드러내주는 일등절신입니다. 청백한 사람의 가치는 돈의 유혹을 주므로써 드러나고 관대한 사람의 가치는 모함 훼방을 주므로써 드러나듯이 공부인의 가치는 순역 경계가 드러내줍니다. 따라서 경계는 잘 활용만 하면 나의 가치를 높여주고 영광을 안겨주는 절신입니다.
또한 경계는 나의 힘을 길러주는 스승입니다. 한 두 번 경계에 부딪혀 쓰러지지 않고 이겨내면 저항력이 생깁니다.
독일은 1차대전 이후 라인강의 기적을 낳았고 일본은 2차대전 이후 경제대국으로 도약하게 되었습니다. 이와같이 외부와의 도전에 이김으로써 보다 더 큰 힘을 얻게 되는 것이니 이것은 체내에 약화된 균을 넣어줌으로써 몸 안에 항체를 만들어 병균을 이겨내게 하는 예방주사와도 같은 것입니다.
때문에 우리는 나에게 찾아오는 경계라는 손님을 환영하여 잘 대치하기에 힘써야 되겠는데 그 방법은 경계를 당해서 「일심우일심」이라 마음을 뭉치고 또 뭉치자. 뭉치면 힘이 생긴다. 「忍之又忍」이라 참고 참아내자. 참을 때 업이 쉬어진다. 「悔之又悔」라 뉘우치고 또 뉘우치자. 뉘우칠 때 업이 가벼워 진다. 「德之又德」이라 감싸고 또 감싸자. 용서하고 감쌀 때 상생으로 돌아간다. 「祈之又祈也」라 빌고 또 빌자. 정성으로 빌 때 진리의 위력을 힘입는다.
이러한 신념과 공부심을 가지고 뭉친 힘, 참는 힘, 감싸는 힘, 뉘우치고 빈ㄴ 힘을 총 동원해서 경계를 대치해 나가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평소에 세 가지 공부로 저력을 길러 놔야 합니다.
첫째 무시선 공부입니다. 어느때나 적적성성한 당체를 지키는 일이 무시선 공부입니다. 일이 있을 때는 텅 빈 자리에서 밝은 생각을 일으켜 바르게 실천하고 일을 마치면 다시 텅빈 자리로 돌아가 흔적없이 머무는 것입니다.
둘째 무시경 공부입니다. 성현의 혼이 담겨있는 경전을 잘 읽어야 하지만 우주 자연경도 읽을 줄 알아야 하는 것입니다. 지저귀는 새 소리에서 묘유의 조화를 듣고, 우뚝 서 있는 소나무에서 청정법신불을 볼 줄도 알아야 합니다. 또한 세상의시비경도 들을 줄 알아야 합니다. 모든 사람의 시비 선악을 보아 나의 스승과 경전으로 삼을 줄 알아서 우주자연경, 시비선악경으로 나의 지혜를 밝혀 나가야 하는 것입니다.
셋째는 무시덕 공부입니다. 나에게 덕의 인력, 자비의 인력이 있는가 시시로 대조해서 일체생령을 내 부모 형제처럼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이 샘솟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와같이 무시禪, 무시經, 무시德 공부로 정력 혜력 도력을 쌓으신 분이야말로 어떠한 역경 난경도 능히 극복할 수 있는 큰 힘을 갖추신 불보살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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